아줌마도 낄낄대는 '푸른거탑' 60분으로 늘어났다

한국인과 군대 간 질긴 인연 덕일까, tvN 예능프로그램 ‘롤러코스터 2’의 15분짜리 코너로 출발한 ‘푸른거탑’이 시청자 호응에 힘입어 2개 에피소드로 이뤄진 1시간물 시추에이션 코미디로 독립 편성된다.
코너 ‘푸른거탑’은 지난해 4월 첫 방송 이후 12월 제28화에서 ‘군대에서 지나간 모든 이야기가 신병 이용주의 꿈이었고, 이용주는 다시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충격적인 반전으로 열린 결말을 맺을 때까지 매회 ‘신병’(이용주)이 부대에 배치된 뒤 경험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세밀한 심리묘사로 다뤘다. 유격훈련, 사단장의 부대 방문, 군대스리가(군대에서 하는 축구), 포상휴가와 외박에 관련된 이야기 등 남성들이 군대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실감나게 표현해 군필 남성에게는 애증의 추억, 군대를 이야기로만 들은 미필 남성 또는 여성 시청자에게는 간접 체험을 선물했다.
특히 MBC TV 메디컬 드라마 ‘하얀 거탑’(2007)의 제목을 패러디한 이름 만으로도 모자라 군대에서 경험하게 마련인 소소한 상황을 생명을 다루는 메디컬 드라마처럼 비장미 넘치게 전개한 덕에 ‘군디컬 드라마’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코너 ‘푸른거탑’은 온·오프라인에서 널리 회자되며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여러 차례 올랐다. 또 ‘말년병장’ 최종훈, ‘호랑이 병장’ 김재우, ‘사이코 상병’ 김호창, ‘작업의 일병’ 백봉기, ‘비굴한 이병’ 정진욱, ‘어리바리 신병’ 이용주 등은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치며 그간의 설움을 딛고 인기를 모았다.

한 코너에서 확대 편성의 기회를 잡게 된 데는 역시 인기가 있다.
tvN 콘텐츠 기획담당 이덕재 국장은 “‘푸른거탑’은 ‘롤러코스터2’의 코너로 방영되던 당시 참신한 기획으로 남성은 물론 여성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면서 “지난 연말 휴방에 들어간 뒤 시청자들의 재방송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부 기획 끝에 독립 편성을 결정했다. ‘롤러코스터’의 인기코너가 독립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게 되는 첫 시도인 만큼 tvN 채널에도 큰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트콤 ‘푸른거탑’도 코너처럼 성공할 것인가. 연출자 민진기 PD는 “‘롤러코스터2’ 시절에 공감할 수 있는 군대생활을 세밀하게 보여줬다면 지금부터는 캐릭터 사이의 관계와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해 코미디와 극적 재미를 배가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 PD는 “군대에서 경험하게 되는 소소한 상황을 메디컬 드라마와 같은 비장미 넘치는 전개로 풀어가는 ‘군디컬 드라마’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공감과 재미를 모두 충족시키겠다”고 자신했다.

또 다른 자신감의 근원은 출연진의 끈끈한 ‘전우애’다. “‘푸른거탑’에는 A급스타가 한 명도 없다. 그런데도 잘 된 이유는 팀워크에서 찾아야 한다. 사람 위에 사람 있는 곳이 연예계다. 우리는 이미 데뷔 10년이나 됐다. 그 동안 고충도 많았고, 당하기도 많이 당한 여섯명이 똘똘 뭉쳤다. 스타없이 잘해보자는 각오로 서로 친형제처럼 끌어주며 파이팅을 했다”(김재우), “‘푸른거탑’은 전우애 드라마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모두 전우애를 느낄 정도다. 성격도 다들 잘 맞는다. 이 작품이 끝난 뒤에 멤버들이 다른 작품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백봉기), “촬영장에 가면 서로 더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아준다. 형들이 솔선수범한다. 똘똘 뭉쳐서 상호보완해주는 게 다른 드라마와 다른 점이다”(김호창). “촬영장에서 한 번도 큰소리가 안 나왔다. 웃음 소리 뿐이었다. 혹한기 촬영에서 영하 30도에서 웃통 벗은 채 오랫동안 촬영해도 얼굴 찡그리는 사람 없을 정도다.”(이용주)
시트콤 ‘푸른거탑’은 얼마 전부터 경기 파주 등지에서 본격 촬영에 돌입했다. 코너 ‘푸른거탑’은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 실제 병사들이 사용하는 생활관과 연병장에서 촬영해왔고 유격훈련 장면을 촬영할 때는 배우들이 직접 낮은 포복과 극한의 PT체조까지 소화하며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시트콤으로도 그대로 이어진다.
시트콤 ‘푸른거탑’에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된다. 제작진은 새 캐릭터를 맡을 연기파 배우를 물색 중이다. 민 PD는 “추가될 캐릭터는 병장부터 이등병까지 계급별로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한 최종훈, 김재우, 김호창, 백봉기, 정진욱, 이용주와 보조를 맞출 주요 배역”이라고 귀띔했다.

민 PD는 “독립편성으로 방송 시간이 늘어나게 돼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면서 “우리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연기라고 생각하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정말 리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3일부터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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