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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카리스마의 사랑 바이러스…뮤지컬 '스칼렛 핌퍼넬'

등록 2013.06.11 11:23:24수정 2016.12.28 07: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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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스타 김선영(39)은 '사랑'과 '주체성'이라는 단어와 유독 잘 어울리는 배우다.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스타 김선영(39)은 '사랑'과 '주체성'이라는 단어와 유독 잘 어울리는 배우다.

 '지킬 앤 하이드'의 처연하면서도 강렬한 '루시', '에비타'의 정열적이면서도 총명한 '에비타', '조로'에서 섹시함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집시 '이네즈', '엘리자벳'중 자유분방한 삶과 사랑을 꿈꾸는 비운의 황후 '엘리자벳', '살짜기 옵서예'에서 관능과 지혜를 겸비한 '애랑'….

 항상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는 무대 위 여성 캐릭터는 김선영의 독차지였다. 국내 초연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에서 맡은, 프랑스 여배우 출신으로 아름답고 용감한 '마그리트' 역시 이러한 캐릭터의 연장선상이다.

 "작품을 선택하는 타이밍마다 만나고 싶은 정서가 있는데 이번에는 사랑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칼렛 핌퍼넬'은 헝가리 출신 영국 소설가 에무스카 바로네스 오르치(1865~1947)가 1903년 발표한 동명 소설이 바탕이며 프랑스혁명 이후 공포정치 시대가 배경이다.

 낮에는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한량 귀족 '퍼시', 밤에는 정의를 수호하는 용감무쌍한 영웅으로 이중생활을 즐기는 핌퍼넬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의 목숨을 노리는 공포정치의 권력자 '쇼블랭', 그리고 마그리트 세 인물 간 뒤엉킨 관계를 그린다.

 "퍼시도 사랑 때문에 혁명을 할 수 있죠. 마그리트 역시 그런 퍼시로부터 영향을 받고요. 마그리트가 여배우 출신이라 패셔너블한 것을 추구하지만, 한 남자를 향한 사랑은 끝까지 놓지 않아요. 그런 부분은 (전작 '살짜기 옵서예'의) 애랑과 같죠. 세상이 힘들잖아요. 사랑에 담긴 정의가 무엇인지를 전하는, 즐겁고 신나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스타 김선영(39)은 '사랑'과 '주체성'이라는 단어와 유독 잘 어울리는 배우다.  realpaper7@newsis.com

 '지킬 앤 하이드' 등으로 한국에서 마니아층을 구축 중인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54)의 작품이라는 점도 이 뮤지컬에 출연한 이유 중 하나다. "예전부터 좋다고 들은 음악이 '스칼렛 핌퍼넬' 음악이었더라고요. 와일드혼의 초기작이라서 신선함도 묻어나고요."

 1999년 '페임'으로 데뷔한 이래 어느덧 14년째, 굵직한 작품들을 섭렵하며 강한 캐릭터를 연기한만큼 카리스마가 넘치는 여배우로 알려졌다. 후배들이 선뜻 다가오지 못한다. 핌퍼넬 역을 맡은 한지상(31)이 "선영 누나는 제가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빠지게 된 커다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할 정도니, 그녀의 위상을 알 만하다.  

 김선영은 그러나 스스로를 "쉬운 여자"라고 말하며 깔깔거렸다. "시간이 어느덧 이만큼 흘러 후배들이 늘어난 것을 보면 깜짝 놀라요. 후배들이 막 예의를 차리고 그러는데, 당사자들도 불편하죠. 선배인척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함께 출연하는 후배들은 끊임없이 칭찬해도 모자람이 없다. 퍼시 역에 트리플 캐스팅된 뮤지컬배우 박건형(36)·탤런트 박광현(36)·한지상, 자신과 마그리트를 번갈아 연기하는 최성희(33·바다)들이다.

 "건형이야 워낙 유머감각이 뛰어난 친구죠. 광현씨 같은 경우는 순수하고 겸손하면서도 유머감각이 있더라고요. 지상이는 이번에 처음 같이 출연하는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속) 유다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평소 조용한 친구인데 퍼시로서 어떻게 변신할 지 기대가 돼요. 바다는 그룹 SES 출신으로 영화배우인 마그리트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것이라 생각해요."

 후배들에게 조언할 "주제가 아니다"며 자세를 낮추면서도 "한 작품 한 작품이, 하루가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배우는 착한 것이 최고더라고요. 그래야 자기를 열 수 있고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스타 김선영(39)은 '사랑'과 '주체성'이라는 단어와 유독 잘 어울리는 배우다.  realpaper7@newsis.com

 '스칼렛 핌퍼넬'은 영웅물이다. 평소 영웅물을 좋아한다는 김선영은 "사랑이 없으면 영웅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말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신봉을 하는 영웅도 있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중요한 일들을 꼭 해내는 영웅들도 많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남편인 뮤지컬배우 김우형(32)도 영웅이다. 2006년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하면서 처음 만나 애인 사이로 발전한 김선영과 김우형은 지난해 5월 결혼했다. "우형씨에게 참 고마워요. 제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주거든요. 싱글로 계속 지냈으면 마귀할멈이 됐을 지 몰라요."

 일과 사랑에서 두루 승승장구 중인 김선영은 '스칼렛 핌퍼넬'을 통해 "더욱 즐기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한때는 모든 작품에 투쟁하듯 임했어요. 이제 와서야 즐길 수 있게 됐죠. 작품이 잘 될지 안 될지 불안해하면, 오히려 몰입이 되지 않더라고요.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나를 풀어놓고 상황을 자유롭게 받아들이고 싶어요."

 아름다운 심성과 외모를 지녔지만 한 번의 실수로 첩자로 오해받게 되는 마그리트가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

 한편, '스칼렛 핌퍼넬'은 7월2일부터 9월8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연출 데이비드 스완, 음악감독 이지원, 음악 슈퍼바이저 구소영, 작사가 박천휘, 드라마투르기 한아름, 무대디자인 정승호 등 내로라하는 스태프들이 뭉쳤다. 5만~13만원. CJ E&M 공연사업부문. 02-371-916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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