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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대단하다 할말이 없다…외유내강이란 바로 이런 것

등록 2013.06.30 07:01:00수정 2016.12.28 07: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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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 2013.06.21.  mirag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 2013.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아직까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 중심으로 하려고 해요. 섣부른 변신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밝은 캐릭터로 인정을 받고 나서 다른 연기에 도전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요.”

 2011년 3월 첫 주연작인 로맨틱 코미디 ’위험한 상견례‘(감독 김진영) 개봉을 앞두고 영화배우 이시영(31)은 그렇게 말했다. 실제로 ‘위험한 상견례’에 이어 그해 말 그 다음 주연작 역시 로맨틱 코미디 ‘커플즈’(감독 정용기)였고, 1년 여 뒤인 올해 초 들고 나온 주연작도 로맨틱 코미디 ‘남자사용설명서’(감독 이원석)였다. TV 드라마로는 KBS 2TV의 ‘포세이돈’(2011)이 있기는 했지만 액션물, 뒤를 이은 같은 방송사의 ‘난폭한 로맨스’(2012)도 로맨틱 코미디다.

 올 여름, 이시영이 마침내 ‘로코 퀸’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졌다. 호러 스릴러 ‘더 웹툰: 예고살인’을 통해서다.

 ‘호러 스릴러나, 로맨틱 코미디나…’라며 시큰둥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시영이 이 작품에서 맡은 웹툰 작가 ‘지윤’은 짐작처럼 만만한 캐릭터가 아니다. 자신의 웹툰 내용과 그림 그대로 의문의 죽음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면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현재의 지윤이나 후반부에 마침내 드러나는 충격적인 과거 속 지윤의 모습은 1인 다역 못잖게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여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그야말로 다층적이고 다변적인 캐릭터다.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이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3.06.21.  mirag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이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3.06.21.  [email protected]

 이시영은 로맨틱 코미디를 하는 내내 로코 퀸이라는 허상에 홀리는 대신 자신의 공언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담금질해왔고,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 아마추어 복싱 국가대표’만이 아닌 ‘배우’로서도 대중에게 각인될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 기쁘다.

 이시영이 ‘더 웹툰’의 헤로인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시나리오 자체가 애당초 이시영에게 오지 않았다. “지난해 우연히 다른 분에게 간 시나리오를 보게 됐어요. 당시는 지윤이 웹툰 작가가 아니라 소설가였죠. 읽어보니 시나리오도 정말 재미있고, 지윤이라는 캐릭터도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그때는 ‘나도 잘할 수 있는데 왜 나한테는 안 들어오지’라고 생각할 뿐이었죠.”

 그런데 “몇달 뒤 웹툰 작가로 바뀐 시나리오를 다시 보게 됐어요. 역시 그때도 또 다른 분한테 갔죠. 시나리오가 더욱 좋아진 거에요. 그래서 매니저에게 부탁해 제작사인 라인필름 이상학 대표님을 만났어요. 이 대표님이 시나리오를 쓰셨거든요. 이 대표님은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니 기분이 몹시 좋았나 봐요. 그날 이 대표님과 영화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그 다음부터는 새로 시나리오가 나오면 제게 직접 보내주게 됐죠. 그렇다고 제가 캐스팅된 것은 아니고요.”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이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3.06.21.  mirag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이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3.06.21.  [email protected]

 그러다 김용균(44) 감독이 연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 감독은 멜로 ‘와니와 준하’(2001), 호러 ‘분홍신’(2005), 사극 멜로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 등으로 인정 받아온 연출자다. 그러나 이시영은 절망해야했다. “순간 ‘아, 틀렸구나’ 싶었어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와니와 준하’는 김희선(36), ‘분홍신’은 김혜수(43),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수애(33)가 주연했다. “그 선배님들이 어떤 분들인가요. 톱스타들이잖아요. 게다가 김 감독님이 오랜만에 연출하는 작품이니 당시의 선배님들보다 더 잘나가는 톱스타에다 연기력까지 뛰어난 분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지 않겠어요. 저로서는 절망할 수밖에요.”

 김 감독도 이시영을 탐탁해하지는 않았다. 이시영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했다. “그랬을 거에요. 제가 그 동안 정극 연기를 해본 적이 없으니 입증할 자료가 없잖아요. 그런데 저는 5월31일 제작발표회 때까지 제가 가장 먼저 캐스팅된 줄 알고 있었네요. 그날 제가 가장 늦게 캐스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얼마나 창피했는지요. 그 무슨 착각을 했던 건가요. 호호호.”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 2013.06.21.  mirag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 2013.06.21.  [email protected]

 김 감독은 왜 이시영을 택한 것일까. “캐스팅된 뒤 감독님이 그러더군요. 제가 우리 영화에 품고 있던 애정 때문에 택했다구요. 당연히 잘할 거라 믿어지는 배우와 다소 불안하더라도 우리 영화를 정말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하는 배우 중 후자에게 기회를 줘보자고 했대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새로운 관문이 남아있었다. 출연진이 모두 모이는 대본 리딩이다. 리딩까지 함께하고도 캐스팅은 번복될 수 있다. “저는 솔직히 대본 리딩을 잘 못해요. 대사를 많이 더듬거리거든요.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권해효, 엄기준 선배님을 비롯한 여러 선배, 동료, 후배 배우들에게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저는 리딩을 잘 못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누구 보다도 잘할 수 있습니다’라구요.”

 진심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시나리오 작가이자 제작자, 감독, 그리고 함께하는 배우들의 마음까지 녹인 이시영은 자신을 믿고 기회를 준 이들을 위해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지윤의 캐릭터를 표현해나갔다.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하기까지한 이 도전에 이상학(42) 대표, 김 감독은 물론 함께하는 엄기준(37) 등 배우들까지 모두 반해 이시영을 이끌어주고 밀어주며 하나 둘 영화를 만들어 나갔고, 이제 결실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이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3.06.21.  mirag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 웹툰 작가 지윤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이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3.06.21.  [email protected]

 관객들은 앞 다퉈 이 영화가 “국내 공포물의 새 역사를 썼다”고 호평한다. 동시에 원톱 주연으로 우뚝 선 이시영을 칭찬하고 있다.

 그래도 이시영은 성에 차지 않는다. “아직도 우리 영화를 보면 제가 잘못한 것만 보여요. 최소한 웹툰이 제 부족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가려줄 거라고 기대했는데 영화를 보니 정말이지 웹툰의 도움을 많이 받았더라고요.”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웹툰 작가 데뷔 전 지윤의 작업 공간인 지하실에서의 화재신만 봐도 그렇다. ‘더 웹툰’의 모든 비밀과 진실을 화마가 삼켜버리는 그 장면은 재개발을 앞둔 낡은 아파트의 지하실에서 실제로 불을 피워놓은 채 촬영했다. 매캐한 연기로 가득해 숨쉬기 조차 힘든 그곳에서 이시영은 가장 격한 감정 연기를 오랫동안 해야 했다. 그 신은 이시영 스스로 숨을 곳이라고 여겼던 웹툰 하나 없이 실사 그대로 스크린 위에 펼쳐졌다. 그 자리에는 ‘이시영표 지윤’이 생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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