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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아이즈]개그우먼 김민경 "이제 연애하고 싶어요"

등록 2013.10.28 14:51:06수정 2016.12.28 08: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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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안 해봤어요.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해야 할 일이 확실하게 있었거든요.”  kafka@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안 해봤어요.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해야 할 일이 확실하게 있었거든요.”

 “엄청나게 내성적이었던” 꼬마, 집에서 운영하는 만화 대여점에 앉아 순정만화 페이지를 넘기던 소녀가 매주 일요일이면 어렵지만 도도하게 다리를 꼬는 톱 여배우, 터무니없는 이유로 물건값을 깎는 아줌마가 된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김민경(32)이다. 시청자들은 그녀가 ‘뿜 엔터테인먼트’ ‘로비스트’ ‘엔젤스’ 등의 코너에서 펼치는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다가올 ‘월요일’을 잠시 지우고 웃는다.

 일요일 1시간 남짓 방송되는 ‘개그콘서트’를 위해 개그맨들이 쏟는 열정은 익히 알려졌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KBS를 찾아 아이디어를 쏟고, 회의를 하고, 리허설을 거친다. 김민경도 마찬가지다. 소속사의 버라이어티 개그쇼 ‘코코쇼 홀리데이’에도 출연하고 있는 그녀는 매일을 ‘남을 웃기는 데’ 쓴다. “힘들지는 않아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 그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귀한 무대입니다.”

 도망치듯 대구를 떠나 서울로 들어선 그녀에게는 모든 무대가 귀한 무대였다. 2001년 12월 개그맨 전유성(64)이 모집한 ‘코미디 시장’ 극단에 합류, 수년 동안 전국을 돌았다.

 길거리 공연 등을 통해 ‘내성적이지 않은 척’할 수 있게 됐지만, 생활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서울에 올라와서 방황하는 저를 보다 못한 언니가 불러서 언니 집에 얹혀살았어요. 방 한 칸짜리 신혼집이었는데 형부와 언니, 조카가 침대에서 자고 저는 바닥에서 잤죠.”

 2006년부터 두드리기 시작한 ‘KBS 개그맨’이라는 문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도전을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쌓였다. 그리고 2008년, ‘KBS 개그맨 공채 23기’라는 타이틀을 어렵게 거머쥐었다. “몇 번 떨어지다 보니 노하우가 생기더라고요. 사실, 그때는 너무 긴장해서 어떻게 붙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개그우먼이 되고 불규칙해지는 생활에 언니 집을 나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늦게 들어가는 날이 많아지면서 언니와 형부가 불편해할 것 같았어요. 보증금 500만원을 만들어서 자취를 시작했죠. 나오자마자 언니가 임신하던데요?(웃음)”

 “혼자 살게 돼 좋다”면서도 어쩌다 집에 일찍 돌아오는 날이면 온갖 잡생각에 잠을 설친다. “사람을 만나면 웃겨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힘들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스케줄이 없으면 가는 곳이 집밖에 없어요. 집에 혼자 있으면 많은 생각이 들고, 곧 우울해지죠. 차라리 스케줄이 많아서 집에 오자마자 뻗어 자는 게 나아요.”

 ‘개그콘서트’를 대표하는 개그우먼이 됐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미래가 늦은 밤, 잠을 쫓는다는 이야기다. “‘개그콘서트’를 안 하면 뭘 해야 할까…. 두려움이 있어요. 일반 직장은 나이 먹을수록 승진을 하지만 저희 같은 개그맨들은 코너가 없어지면 다음 코너 전까지 백수가 되니까요.”

 반복되는 고민은 그녀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만들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잘해야 한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실제로 어른들이 먼저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참 멋져요. 저도 그렇게 멋지게 늙고 싶습니다. 여러분 미안하고, 또 고맙습니다.”

 김민경은 덧붙였다. “이제는 제법 생활에 여유가 생겼어요. 저도 연애하고 싶어요!”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50호(11월4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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