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이야기⑮]카쇼기 성접대 풍문사건(1)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김진모 제4대 강원랜드 사장시절 '아랍부호 카쇼기 성접대 풍문사건'으로 곤혹을 치러야 했다. 사진은 2003년 9월 제4대 가원랜드 사장으로 취임한 김진모 사장의 집무당시 모습. 2014.02.06. (사진=강원랜드 제공) [email protected]
강원랜드가 성장가도를 달리던 지난 2005년 10월10일 춘천지검 영월지청(지청장 임무영)은 생뚱맞은 '아랍부호 카쇼기 성접대 풍문 등 강원랜드 직원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영월지청은 "강원랜드에서 영화제작자로부터 아랍의 부호인 카쇼기를 성접대 했다는 첩보에 따라 2개월간 수사를 통해 강원랜드 팀장과 영화제작자 등 3명을 구속하고 1명을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검찰은 강원랜드 고위층이 세계적인 무기중개상 카쇼기에게 강원랜드 투자권유를 목적으로 미모의 여자 영화배우를 통한 성로비 등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세계적인 부호에게 미인계를 앞세운 로비를 펼친 일은 성공을 했든 실패로 끝났든 간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으로 잘만 처리하면 `대박'이 나는 사건이었다.
또 검찰은 미인계와 함께 은밀한 거래에 반드시 뒤따르는 거액의 커미션이 건네졌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칼을 뽑았다.
당시 성접대 의혹사건의 주인공 카쇼기는 국제 무기중개상으로 명성을 날리던 사우디의 부호 카쇼기나 아니면 카쇼기와 가까운 친척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무기중개상으로 세계적인 부호가 된 카쇼기는 세계 곳곳에 대저택을 보유하고 호화 요트와 자가용 비행기로 여행을 하는가 하면 하루 생활비로 25만 달러를 쓸 정도의 세계적인 유명 인사에 갑부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카쇼기는 2002년 충남 태안군 안면도 국제관광레저단지 개발에 관심을 보였고 2008년 초에는 새만금과 대운하 프로젝트문제로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축과 접촉설이 돌 정도로 한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검찰이 이 사건에 강원랜드 경영층이 깊숙이 개임된 것으로 본 이유는 1년 전부터 카쇼기와 접촉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4년 5월14일부터 27일까지 14일간 김진모 사장과 건설본부장, 기조실장 등이 강원랜드를 국제적 리조트로 만들기 위해 영국 식물원, 네덜란드의 테마파크, 미국 디즈니랜드 등을 방문했다.
이 기간 모하멧 카쇼기 등 세계적인 해외투자가 및 레저업계 관계자를 만나 강원랜드의 국제적 리조트단지 조성을 위한 외자 유치투자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모 사장이 해외 벤치마킹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해외순방성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강원랜드는 2단계 사업(대규모 워터파크와 야외 식물원, 디즈니랜드 등)을 태백지역에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최소 1조5000억원의 투자재원은 외자를 조달해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강원랜드 경영층이 사업추진의 핵심인 투자비(외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국제적 투자자인 카쇼기에게 적극적인 로비를 펼쳤을 것으로 검찰은 심증을 굳혔던 것이다.
당시 검찰은 로비의 깃털(중간 활동 실무진)로 강원랜드 김정호(36·가명) 스키팀장과 영화제작자 강정환씨(35·가명)를, 몸통으로는 사장이나 임원급을 꼽았다.
영화감독 강씨는 2004년 4월 영월군 상동읍 배경의 '빨간 산타' 영화 제작을 위해 강원도와 영월군에서 5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강원도와 영월군은 영화를 통해 홍보효과를 노리고 영화감독 강씨는 영화 제작비를 지자체에서 챙기는 등 서로 윈윈전략이었다.
비슷한 시기, 강원도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은 40대 후반의 우아하고 세련된 여성이 정선군 고한읍 강원랜드 건설본부장을 찾아왔다.
이옥형씨(당시 건설본부장. 서울 금천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역임)의 회고.
"스페인에 사는 린다 최(가명)가 어느 날 사무실로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리조트 전문가라는 그녀는 강원랜드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역주민들의 서비스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곳에 오기위해 주민에게 안내를 부탁했는데 너무 불친절하더라. 지역주민들도 직원이나 마찬가지로 친절하고 싹싹해야 하는데 너무 아니더라. 이런 식으로는 리조트가 성공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는 강원랜드 주변은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특성을 잘 활용해 개발하면 세계적인 리조트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과 스위스 독일 등 아름다운 나라에 여행을 수없이 했지만 역시 강원랜드 주변의 풍광은 매우 뛰어나다.
서울에서 이곳까지 오는 산과 계곡이 대단히 아름답더라. 주변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잘 개발하면 강원랜드는 세계적인 리조트로 성공할 수 있다."
리조트에 대한 마인드가 뛰어나다고 생각한 이옥형 건설본부장은 연예인 뺨치는 미모와 뛰어난 말솜씨에 넋이 나갈 정도였다.
"좋은 말씀이다. 미모도 아름답지만 말씀도 너무 세련되게 잘 한다. 정말 생각하는 것과 보는 눈이 다르다. 마침 잘 오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회사는 세계적인 리조트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려운 폐광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대단위 투자를 계획하는 중이다. 투자 재원을 확보해 대규모 리조트 사업 등을 추진하려고 한다.
한국판 디즈니랜드와 미국 LA의 유니버어셜스튜디오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카지노와 호텔 및 스키장 골프장 등의 시설 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송혜교 스타일의 린다 최는 대뜸 말문을 열었다.
"그런 사업은 외자 유치를 하면 되지 않느냐. 내가 카쇼기 등 유명 해외 투자자를 많이 알고 있다. 남편이 스페인에서 태권도 교관을 하면서 스페인 정계와 경제계에 발이 넓고 나도 유렵지역에서 사업을 하며 상당한 인맥을 갖고 있다. 스키연맹 회장이나 세계적인 투자자 및 정계실력자 등도 수시로 만나고 있다."
린다 최는 자신의 파워를 한껏 과시했다.
린다 최가 돌아간 뒤 강원랜드는 린다 최의 신상에 대해 은밀히 검증을 해 봤다. 그 결과 태권도 교관을 하는 남편을 따라 스페인으로 이민을 간 뒤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교민사회와 스페인 현지에서 성공한 교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의 말에 신뢰가 생기고 린다 최를 믿을 수 있는 인물로 판단한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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