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위를 달리는 기분…'녹조현상' 한강 가보니

조류 분산 작업 현장으로 향하는 배를 타기 위해 서울 여의도 관공선 선착장을 찾아가자 비릿한 물 냄새가 가장 먼저 느껴졌다.
선착장에 들어서자 평소 검은빛에 가깝던 한강의 수면이 온통 초록빛이었다. 선착장과 육지 사이에 고인 물은 한층 초록빛이 한층 짙었다.
배에 올라타자 선미에 수면 위 쓰레기를 긁어 배 위로 끌어올리는 거대한 장치가 있었다.
평소 한강 수면의 쓰레기를 긁어 청소하는 선박에 소위 '물대포'를 설치, 녹조 분산 작업을 하는 것이다.
배가 여의도 관공선 선착장에서 성산대교 북단 홍제천 합류부까지 달리는 동안 마치 녹차 위를 달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수면의 색이 초록색이었다.

한강은 기온 상승과 가뭄으로 인해 녹조가 확산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초 한국 4구간(잠실대교~행주대교)에 제한적으로 발령됐던 조류경보는 이날 3구간(양화대교~동작대교) 구간까지 확대됐다.
지천 합류 지역은 유속이 느린 탓에 조류가 뭉쳐 녹조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홍제천 합류부도 팔당댐 방류량이 줄어들면서 유속이 느려져 주변보다 녹조 현상이 한층 심해졌다.
배가 20여분을 달려 홍제천 합류부에 다다르자 한층 짙은 초록색 물 위에서 물대포를 뿜고 있는 배 세 척이 분주하게 조류 분산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배가 한창 달릴 때 느껴지지 않던 물 냄새가 다시 확 느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녹조 현상 탓에 나는 물 비린내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두 척의 배는 하늘을 향해 물줄기를 뿌려 마치 비가 오듯 수면 위에 물방울을 떨구고 있었다.
물줄기를 통해 조류를 분산시키고 교란시키기 위한 것이다. 녹조 현상이 더욱 심한 곳에는 물줄기를 직하시켜 조류가 더욱 잘 흩어지도록 하고 이외에는 비가 오는 듯한 효과만 주는 것이다.
허공에 물줄기를 쏘는 방식은 물방울을 수면에 흩뿌릴 뿐이라 조류를 분산시키는데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조류가 워낙 가볍고 이끼같은 것이라 비가 오는 것 같이 물을 뿌리는 정도로도 효과가 있는데 한 척의 배로 더 넓은 지역에 조류 분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박에 물탱크가 따로 설치된 것이 아니라, 물대포에 달린 펌프로 끌어올린 한강물을 살포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녹조 현상이 심해진 지난달 말부터 한강 하류 쪽에 4대의 청소선을 투입, 하루에 2회, 총 5시간 이상 조류 분산 작업을 하고 있다.
물대포를 통한 조류 분산 작업을 지켜보는 약 15분 동안 세 대 가운데 한 대는 홍제천 입구에서 성산대교 교각 쪽까지 접근해 조류 분산 작업을 했다.
서울시의 조류경보 발동과 확대에 배를 타고 분산 작업 현장을 오가는 도중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한 남성이 카약을 타고 유유히 녹차 같은 한강 위에서 노를 젓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서울시는 조류 분산 작업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냄새경보제를 운영하고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가동하는 등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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