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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연기의 재미를 다시 느꼈죠"…'암살' 하정우

등록 2015.07.22 06:00:00수정 2016.12.28 15: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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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암살'에서 하와이 피스톨 역을 맡은 배우 하정우가 17일 오후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7.1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의 '하와이피스톨'은 일제강점기라는 극의 배경과 분리된 것처럼 느껴지는 인물이다. 청부살인업자인 그는 시대의 대의(大意)에는 관심이 없다. 조선인인 그는 돈만 주면 조선인도 죽인다. 게다가 그는 "거 얼굴 좀 보고 얘기 합시다"라는 임시정부 대원 '염석진'(이정재)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나타나 총을 쏜 뒤 그의 심복 '포마드'(오달수)와 함께 연기처럼 사라진다.

 무거운 시대 공기와는 별개로 산뜻하게 날아다니는 듯한 자유로움과 맘에 든 여인에게 자신의 스카프를 둘러주는 낭만이 곧 하와이피스톨이다. 이름에서도 느껴진다. 하와이와 피스톨이라니.

 이 역할을 배우 하정우(37)가 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림이 그려졌다. 장난기 어린 얼굴에 시답지 않은 수다를 떨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총을 쏘는 바로 그 모습. 이는 하정우가 가장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는 온도와 분위기의 인물이다. "하와이피스톨이라는 이름에서 느낌이 확 왔죠. 그 말 자체에 낭만이 있잖아요. 내 것 같았어요. 물론 이름이 세부피스톨, 수안보피스톨이라도 저는 했을 것 같지만요."

 진지하게 말을 시작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툭 던지는 농담으로 말의 마침표를 찍는 하정우 특유의 화법만 봐도 알 수 있다. 억지로 끼워맞추자면, 하정우는 쉴 때면 하와이로 여행을 자주 떠난다.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 어드벤쳐물의 남자 주인공처럼 연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와이피스톨이 시대의 흐름에 비켜서 있듯이 하정우도 독립군과 임시정부, 암살과 일본군과 친일파 같은 말에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연기했다. "그건 연출의 몫이고, 난 내 캐릭터에만 집중했다"고 그는 말한다. "나까지 무겁게 연기할 필요는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 영화에 완급(緩急)이 있다면, 그에게 주어진 몫은 '완(緩)'이었다. "저나 달수형이 나오는 부분은 쉬어가는 지점이었죠."

 언뜻 하정우는 '암살'에서 그저 자신이 잘하는 걸 평소처럼 잘해낸 것처럼 보인다. 검증된 배우가 된 이후 하정우의 연기는 언제나 안정적이다. 누군가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역할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게 또 하정우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하정우에게 '암살'은 최동훈 감독과 함께한 작품 정도인가. '암살'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김성훈 감독의 '터널'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소품적인 연기였을까.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암살'에서 하와이 피스톨 역을 맡은 배우 하정우가 17일 오후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7.17.  park7691@newsis.com

 하정우는 '암살'을 "영화라는 작업, 연기를 한다는 것의 재미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감독님이 연기에 대한 요구를 많이 하셨어요.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하면서요. 평소의 저라면 짜증이 났을 것 같아요. 전 테이크를 여러 번 가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감독님의 주문이 납득이 가는 것들이었죠. 한 장면을 여러 번 찍으면서 최근에는 못 느꼈던 연기에 대한 재미가 다시 느껴지더라고요."

 하정우는 윤종빈 감독과 처음 함께 한 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2005)를 찍을 때를 떠올리며 "그때는 한 테이크에 40번씩 찍었다. 매번 다르게 연기하는 게 내 주특기였다"고 했다. 그는 "'암살'을 하면서 내 연기가 더 늘고, 표현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짚었다. 하와이피스톨의 '멋'은 그렇게 탄생했다.

 "영화를 찍는다는 건 힘든 작업인 것 같아요. 힘들지 않으려면 재미를 찾아야 해요. '암살'은 그런 재미를 찾아준 시발점이었요. 지금 '아가씨' 찍고 있는데, 박찬욱 감독님도 주문이 많으세요. 사실 그런 주문 다 받아서 연기하는 게 제 장기였어요.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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