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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영원한 연극계 게릴라…'연희단 거리패' 30년

등록 2016.02.12 18:14:11수정 2016.12.28 1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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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개관과 함께 연극을 시작한 연희단거리패는 민간 소극장 연극 정신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실험극단으로 출발해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2016.02.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개관과 함께 연극을 시작한 연희단거리패는 민간 소극장 연극 정신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실험극단으로 출발해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2016.0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메소드 연극집단 '연희단 거리패'를 이끄는 이윤택(64) 예술감독은 연극계 게릴라로 통한다. 서울에서 근거지로 삼은 극장 이름도 '게릴라'로 대학로 변두리에 있다.

 이런 그에게 정치(政治)는 정치(定置)다. 과감한 작품으로 '정치적인 인물' '문제적 인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지만, 연극을 통해 원래 있어야 할 곳을 제자리(定置)에 두고자 하는 마음이 전부다.

 이 예술감독은 12일 오후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희단거리패 30주년 간담회에서 "개판의 시대에 깽판으로 대응하겠다. 판을 흔들어서 서로 숨통을 틔워주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연극인들이 오히려 연극을 연극답게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끈하고 징그러운 작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민간 소극장 연극의 정신을 보여준 '방바닥 긁는 남자'(28일까지 게릴라극장)가 이를 상징하는 연극으로 30주년의 포문을 연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대표로서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해 온 연희단거리패의 이윤주씨가 연출, 2009년 초연했다.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가마골소극장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이 예술감독이 같은 시상식에서 무대미술상을 받았다.

 사회 부적응자들의 처절한 삶 속에 풍자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연극으로 보는 내내 징글징글하면서 웃음이 터진다. 몸을 방바닥처럼 사용하는 배우들로 인해, 요즘의 연극과는 다른 질감으로 관객들이 '봉변을 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막판 마음 한편이 뭉근하게 저려온다.

 이 감독이 1994년 우리극연구소를 만들면서 서울로 올라오기 전 '홈그라운드'인 부산에서 연희단 거리패가 선보였던 작품처럼 날것의 느낌이 강하다. 이 감독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말한 부분들이 녹아들어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연희단거리패는 1986년 7월 부산 가마골소극장 개관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민간 소극장 연극 정신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실험극단으로 출발했다. 이후 서울 게릴라극장과 밀양연극촌을 중심으로 지역과 경계를 넘나들었다. '오구', '바보각시', '느낌극락같은', '시골선비 조남명', '아름다운 남자' 등 전통과 동시대를 만나게 하는 작품은 물론 '햄릿', '허재비놀이',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코마치후덴', '피의 결혼' 등 해외극을 한국의 독자적인 현대연극 양식으로 수용하는 작품들로 호평 받았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개관과 함께 연극을 시작한 연희단거리패는 민간 소극장 연극 정신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실험극단으로 출발해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2016.02.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개관과 함께 연극을 시작한 연희단거리패는 민간 소극장 연극 정신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실험극단으로 출발해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2016.02.12.  [email protected]

 말과 몸의 통합적 연기 메소드를 추구하는 연희단거리패의 독자적인 연기론과 실천적 적용은 이 감독의 연기론 '말과 몸' '영혼과 물질' 등 저술작업과 우리극연구소 연기자 훈련 과정으로 이어졌다. 또 '수업' '하녀들'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사중주' 등 배우를 위한 일련의 소극장 레퍼토리를 통해 다양한 배우들을 배출했다.

 이 연출은 무엇보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현재 연극판의 가장 큰 문제는 연극이 정치적인 상황에 예속된 점을 들었다. 대학로에서 거장 대우를 받고 있는 이 예술감독은 실제 작년에 연극계에 인 정치적 쟁점의 한가운데 있었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학창작기금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 당시 연극계에 불던 '외압'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다.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위탁 운영한 부산 기장군의 어린이 극장 '안데르센 극장'이 개관 한 달여 만에 문을 닫으면서 또 다른 의혹이 싹트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난 대선에서 초등학교 동기동창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 연설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니라는 이 예술감독은 현재 지적되는 문제는 "낡은 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시도 때문"이라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연극인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머 속에 날선 풍자 감각을 갖춘 그답게 배우들 중에서 좌우의 상징으로 통하는 배우 명계남과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연희단거리패 30주년 무대에 서 달라는 '구애'를 보내기도 했다. "재능 있는 배우들이다. 그런데 정치에 몸담은 이후 연극을 못하고 있다. 유인촌과 (연희단거리패의) 이승현 배우, 명계남과 (연희단 거리패 대표인) 김소희가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그 분들에게 직접적인 제의를 하지 않았으나 보도가 나간 이후 어쩔 수 없지 않겠나"라고 너스레도 떨었다.

 연희단거리패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60여명의 단원들이 공동생활과 작업을 하는 이상주의 연극공동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연극 집단이다.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운 연극계에서 경제적인 걱정이 먼저 드는 건 당연한다.  

 이 예술감독은 "예술로서 연극은 30%다. 70%는 먹고 살기 위해 한다"며 "진명여고 110주년 기념 공연 행사를 우리가 했다"고 알렸다.

 그렇다고 아무 행사나 떠맡는 것은 아니다. 철칙이 있다. 고종의 계비(繼妃)인 엄비(엄 상궁)를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연기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진명여고는 엄비가 설립한 학교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택(왼쪽)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개관과 함께 연극을 시작한 연희단거리패는 민간 소극장 연극 정신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실험극단으로 출발해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2016.02.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희단거리패 창단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택(왼쪽)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개관과 함께 연극을 시작한 연희단거리패는 민간 소극장 연극 정신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실험극단으로 출발해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2016.02.12.  [email protected]

 "개인이 아니라 같이 먹고 살기 때문에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김창기 조명디자이너랑 무대 조명계에서 쌍벽을 이루는 우리의 조명디자이너 조인곤씨는 바깥에서 돈을 벌면 20%를 우리에게 바친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월급제로 한달에 200만원만 받는다. 외부 작업을 할 때는 그마저도 받지 않는다. 투명성이 경제적인 형편을 낫게 만드는 셈이다.

 연희단거리패에 몸을 담은 후 가정을 꾸렸다는 조인곤 조명디자이너는 "특별한 선생님(이윤택 예술감독)을 만나 특별한 작업을 하다 보니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됐다. 그것으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고, 세상에 대해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연희단거리패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대표도 겸하고 있는 김소희는 "밀양에 신입단원이 늘어 55명에서 최근 60명이 됐다"며 "여름이 되면 80명이 된다. 어떻게 요즘같은 세상에 모여 사느냐고 하는데, 거꾸로 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들 흩어지는 상황에서 묶어 가고, 구속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하니 100명이 모이기 어렵지 않다. (웃음). 꾸리는 것은 힘들지만 사는 것은 다 똑같이 힘들지 않나. 개개인의 발전이 쉽지는 않지만 가족을 챙기듯이 다 같이 나눠서 함께 가고 있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배우인 김미숙도 "연극하는 사람들만 특별하게 어렵지 않다. 위치만 다를 뿐이지 다들 똑같지 않나"라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보는 사람들이 한정돼 있고 (어린왕자의) 여우처럼 잘 길들여져 서로 편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후에 펼쳐지는 30주년 축하 공연은 연희단거리패가 쌓아온 탄탄한 내공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축제다. 이 감독의 신작을 비롯해 원로 작가 윤대성, 젊은 작가 김지훈 등의 신작을 발표한다. 또 함께 걸어온 기국서 연출의 극단 76단과 박근형 연출의 골목길의 합동 공연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연희단거리패가 배출한 젊은 연출가들인 황선택, 오세혁, 차현석, 오동식, 이채경이 다시 한 번 나선다.

 '방바닥 긁는 남자'에 이어 김소희 대표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체홉의 소극장 실험무대인 '벚꽃동산'(4월 22일~5월15일 게릴라극장), 말의 힘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켜주는 우리극연구소의 '오이디푸스'(8월 게릴라극장)가 무대에 오른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극 '방바닥 긁는 남자'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극 '방바닥 긁는 남자'는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부 인생으로 밀려난 네 명의 남자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역설적인 시각으로 해부한 작품으로 이번달 28일 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상연된다. 홍민수, 김철영, 조승희, 신인철, 이보라, 최민혁 출연. 2016.02.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극 '방바닥 긁는 남자'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극 '방바닥 긁는 남자'는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부 인생으로 밀려난 네 명의 남자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역설적인 시각으로 해부한 작품으로 이번달 28일 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상연된다. 홍민수, 김철영, 조승희, 신인철, 이보라, 최민혁 출연. 2016.02.12.  [email protected]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기 기념 겸 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념작인 '햄릿'(9월 예정)도 준비된다. 이 감독의 신작 창작극인 '꽃을 바치는 시간'(10월 예정)도 기대작이다.

 김소희, 김미숙 등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이 감독이 연출하는 베케트의 '엔드 게임'(12월 게릴라극장)도 볼 수 있다.

 차세대를 위한 젊은 연출가전도 연다. 황선택 연출이 극단 해적의 신작(3월)을 선보이고 오세혁 연출이 김은성 작가의 '뺑뺑뺑'(3월)을 올린다. 차현석 연출은 '자이니치'(8월), 오동식 연출은 '코뿔소'(9월), 김지훈 연출은 '완남과 미납'(9월)과 '파란곡절'(10월), 이채경 연출은 '탄생'을 준비했다.

 올해 극단 창단 40주년을 맞는 기국서 연출이 이끄는 76단과 박근형 연출이 이끄는 골목길이 공동 작업 '76단 +골목길'을 선보인다.

 작가 윤대성의 기획전으로 신작 '첫사랑이 돌아온다'(7월)도 주목된다. 그의 신작 발표는 7년만이다. 이 감독과 연희단거리패 배우장 김미숙을 비롯한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이 참여한다. '제2회 윤대성 희곡 공모전 당선작'(7월)도 마련된다. 연희단거리패는 연극과 지역 대중이 만나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15년째 지속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부산 기장 가마골소극장을 재개관한다. 이 예술감독은 게릴라극장을 김소희 대표에게 맡기고 자신은 부산으로 돌아간다. 02-763-126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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