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극작가 겸 배우 된 경찰 프로파일러…'시그널'

과거와 현재의 형사가 무전으로 연결돼 사건을 해결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에 섬세한 복선, 사실적이면서 긴장감 넘치는 극전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김 작가의 ‘머리가 아닌 발로 쓰는 극본’의 힘이 컸다. 철저한 자료 조사에 전문가 인터뷰, 현장 취재에다가 프로파일러 출신 보조작가까지 곁에 뒀다.
극중 ‘홍은동 살인사건’의 첫 번째 피해자로 연기자 신고식도 치른 김윤희(38) 자문 겸 보조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 정식 데뷔하지 않은 김 작가는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뮤지컬학과에서 수학 중이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분석팀에서 5년 간 프로파일러로 일했다. “현장에서 겪었던 것들을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에 2년 반 전 경찰직을 그만뒀다. 공무원이라 겸직이 불가능했다. 공연과 방송 분야에 관심이 컸는데 아는 게 없어 대학원에 입학했다.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상태다.”
어느 날 김은희 작가의 연락을 받고 참여하게 됐다. “‘시그널’ 집필을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자료수집과 인터뷰를 하던 중 동기생 프로파일러에게 내 이력에 대해 들었다고 했다. 너무 좋아하는 작가라 연락받고 한동안 멍했다. 미팅 전까지 완전 흥분상태였다. 그 자리에서 김원석 감독도 뵙고 완전 얼떨떨했다. 어떻게 미팅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희생자 역할로 깜짝 출연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했다. ‘홍은동 살인사건’의 모델이었던 신정동 살인사건은 김 작가가 프로파일러 시절 프로파일한 사건이다. “가슴 한편에 아픔으로 남아있는 사건이다. 그 사건의 첫 번째 피해자 역을 할 수 있었던 건 정말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연기자의 꿈도 있다. “비록 미천하지만 내가 살아온 모든 것을 표현하며 살고 싶다. 그 표현 중 하나가 연기다. 연기를 꿈꾸는 사람이다. 그런 내게 이런 멋진 작품에서 연기할 기회가 주어진 것은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수많은 미제사건 중 드라마에서 다룬 미제사건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을까. “내가 답할 질문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짐작으로 내 의견을 말한다면, 김은희 작가가 잊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사건들을 다룬 것 같다“고 답했다.

프로파일러 출신답게 범죄수사극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 “언젠가 역량이 된다면 범죄 수사극을 만들고 싶다. 사건뿐 아니라 내가 만났던 범죄자, 피해자, 피해자 가족, 목격자, 수사관, 수사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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