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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받고 먹튀'…공연티켓 중고거래 '사기 주의'

등록 2016.05.24 14:20:01수정 2016.12.28 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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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용//중고나라

5월 들어 공연·전시 입장권 중고 거래 수요 크게 늘어  '싼 게 함정일 수도'…사기 유의해야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공연 날짜 두 달 전에 티켓을 미리 싸게 구입하려는 사람들을 속여 수천만원을 뜯어낸 차모(27)씨.



 차씨는 지난해 어느날 네이버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빅뱅 콘서트 티켓을 구한다"는 글을 보게 됐다. 그는 머리를 굴려 그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갖고 있지도 않은 입장권을 판매하겠다며 무려 173명을 상대로 총 59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그는 중고나라 사이트 안에서 통상 벌어지는 허위 판매 글 게시와는 다른 수법을 썼다. 공연 입장권 구매 희망자를 물색해 일일이 전화를 걸어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다. 사기 당한 사실을 알고 환불을 요구하는 구매자들에게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에 알리면 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힌 차씨는 생활비와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중고나라 사이트를 사기 창구로 삼았다고 털어놨다.  



 중고거래를 이용한 사기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얼굴을 맞대고 거래하지 않는 온라인 특성을 악용한 '먹튀 사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근래 들어 공연 또는 전시회 입장권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중고나라에 따르면 5월 들어 음악 공연 등 입장권의 중고 거래 수요가 급증했다.

 중고나라에 오른 '그린플러그드 서울', '서울재즈페스티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등 음악 축제 입장권 거래에 관한 글은 전월 동기 대비 약 10배나 증가했다.

 일례로 서울재즈페스티벌 입장권을 거래하겠다는 글은 지난 4월1일부터 15일까지 22건에 불과했지만 5월 들어서는 215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그린플러그드 서울 입장권 관련 거래 글은 24건에서 93건,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입장권에 대한 것도 70건에서 217건으로 증가했다. 콘서트 입장권 중고 거래에 관한 전체 글도 전년 대비 26% 늘었다.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한 입장권 거래는 정가보다 상당히 저렴하다는 면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사기 위험에 노출될 위험성 또한 높다.

 실제로 서울 도봉경찰서는 지난 3일 중고나라에서 공연 입장권과 호텔 숙박권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팔겠다고 속여 46명을 상대로 모두 1900여만원을 가로챈 홍모(33)씨를 구속했다.

 올해 초에는 경북 구미에서 1년 넘게 중고나라와 번개장터를 통해 콘서트 입장권을 싸게 판다면서 67명에게 1604만원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다.

 통상 중고나라에서의 공연 입장권 등에 관한 사기는 사이트에 올린 허위 판매 글을 매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인기 있는 콘서트나 전시회 입장권을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글로 구매자를 유인해 돈만 챙기는 식이다.

 이미 매진됐거나 품귀 현상으로 구하기가 어려워진 입장권을 미리 사놓고 정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매겨 일종의 '암표'처럼 파는 행위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중고 거래 사이트를 연결 통로로 삼은 입장권 사기는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온라인 사이트를 범행 대상자 물색 창구로 악용해 오프라인에서 사기 행각을 벌여온 차씨의 예가 그렇다.

 경찰 관계자는 "5월이나 휴가철에는 공연 입장권 수요 등이 많아 관련 사기 범죄가 급증하곤 한다"며 "직접 만나서 하는 거래가 가장 좋고 안전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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