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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고 쫓기는 숨바꼭질'…분양 불법현수막 판친다

등록 2016.06.02 06:00:00수정 2016.12.28 1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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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22일 전남 나주시가 '클린 나주운동'을 통해 깨끗한 도시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나주시는 도시 이미지를 흐리는 불법광고물 퇴출에 중점을 두고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2016.01.22 (사진=나주시 제공)  lcw@newsis.com

서울시, 불법현수막과의 전쟁 선포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분양 현수막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인데 굳이 안할 이유가 있겠습니까."(A분양 대행사 관계자)

 "불법 현수막이 500매 이상이면 장당 과태료 수준이 4000원으로 떨어지다보니 차라리 과태료를 내고 현수막을 붙이겠다는 생각인 거 같습니다."(서울시청 관계자)

 불법 분양광고 현수막 설치를 놓고 지자체와 건설사간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구청 직원들이 주말까지 반납하며 불법 현수막 철거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반나절도 안 돼 또 다시 현수막이 도배되면서 사실상 단속이 버거운 상황이다.

 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과태료를 좀 물더라도 TV나 신문광고를 하는 것보다 1개당 1~2만원 밖에 안 되는 현수막 1000장을 설치하는 게 가격도 저렴하고 효과가 좋다보니 멈출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박원순 시장까지 나서 불법 현수막과의 전쟁을 예고할 계획이다. 특정 도로변이나 이면도로 등에 현수막이 붙으면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운전자나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 시장은 오는 8일 서울 광화문 청계 광장에서 25개 구청장과 옥외광고협회, 시민단체, 광고·미디어 협회 등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불법 현수막 방지 선포식을 개최한다.

 지난해부터 아파트 분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도로변과 가로수, 대형건물 외벽 등에 불법으로 현수막이 내걸리자, 구청장들이 솔선수범해 각 지역구를 청정지역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지자체, 과태료 폭탄으로 불법 현수막 단속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아파트 분양 등으로 전주시 곳곳에 불법현수막이 붙어있는 가운데 15일 전주시 서신동과 중화산동 울타리가 호텔분양, 건물임대 등을 알리는 불법 현수막으로 얼룩져 있다. 2015.12.15.  yns4656@newsis.com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불법 현수막 적발 건수는 10만5761건으로 전월 대비 84.7%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된 지난해 11월(5만8454건)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별한 홍보 수단이 없거나 분양 세대수가 적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없는 지방의 중소단지의 경우는 분양 현수막이 유일한 마케팅 방법이다 보니 불법 현수막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A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주로 현수막을 많이 붙이는 곳이 미분양 현장이나 광주, 순천 등 단속이 덜한 지방이 많다"면서 "서울도 송파구 등 강남 쪽은 워낙 단속이 심하고, 분양 물량이 많은 동탄, 평택, 위례 같은 곳은 공무원들이 하도 많아 요즘은 좀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B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어느 덧 불법 분양 현수막은 선택이 아닌 필수고, 분양 과정에서 당연히 하는 마케팅의 일부분이 돼 버렸다"면서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된다고 하더라도 그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먼저 분양 소식을 알려주는 게 현수막이고, 실제 분양에 돌입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최근 지자체들도 난립하고 있는 무더기 불법 현수막에 대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강력한 과징금으로 건설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 서구청은 2개 분양업체에 무려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옥외광고물 관리법에 따르면 가장 일반적인 사이즈인 3~5㎡ 면적의 현수막은 15만원 이상 35만원 미만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여전히 각 지역별 구청마다 과태료 기준이 다르고, 공무원들에 따라 적발 건수가 많으면 과태료를 깎아주는 경우가 있어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백만원의 과태료 정도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구청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100건이 단속돼도 어떤 공무원은 50건의 과태료만 받기도 하고, 100건에 대해 모두 다 받는 공무원도 있다"면서 "불법 현수막을 단속하라는 공문이 일주일에 3~4번씩 오는 경우도 있고, 2주에 한 번 나올 때도 있어 건설사들도 운에 맡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인턴기자 =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스타광장에서 열린 '불법현수막 근절, 바람직한 광고문화 정착' 캠페인에서 김성렬(왼쪽 두 번째)행자부 지방행정실장과 문석진(오른쪽 두 번째)서대문구청장이 불법광고물 감축 홍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2015.09.01.  20hwan@newsis.com

 이에 서울시도 오는 7월 7일부터 관련법이 개정되면 1장당 20~30만원의 과태료를 측정해 업체별로 수천만원의 벌금을 매긴다는 방침이다. 

 ◇건설사, 새로운 광고 수단 '고민'

 반면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마케팅 수단이 제한적이다 보니 현수막 말고는 딱히 대안이 없어 이러한 정부의 규제가 마뜩찮다. 특히 소규모로 진행되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분양의 경우는 사실상 현수막 이외에는 홍보 수단이 전무해 불법 현수막이 사라지긴 힘든 상태다.

 또 아무리 정부가 강한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건설사들이 대포폰(차명 휴대폰) 전화번호를 이용한다거나 과태료 부담을 분양대행사에 떠넘기면서 피해갈 방법을 만들고 있어 실효성 논란도 나온다.

 C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현수막과 과태료 비용을 떠안는 조건으로 분양 대행 계약을 요구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분양 대행사도 지자체 관공서와 친분이 있는 현수막 업체와 계약을 맺어 아예 현수막 제작 때부터 과태료 비용을 포함한 돈을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D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최근 포털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하는 것도 가격이 너무 올랐고, 텔레마케팅도 벌금 때문에 할 수가 없어 광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광고 방식이나 아이템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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