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은 "'실연'에 미친 '지젤' 순수함과 광기 이해해요"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나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큰 고비는 없었어요. 다만 느렸을 뿐이죠. 빨리 데뷔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느린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신 차근차근 올라왔다는 생각이 커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나은(32), 올해로 발레단 입단 10년 차다. 그녀는 '지젤'이다. 2007년 발레단에 들어온 후 2011년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일본 투어에서 타이틀롤을 받으면서 주목받았다. 수석무용수 황혜민·(당시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솔리스트) 서희 등 쟁쟁한 무용수가 함께하는 역이었다.
"부담이 컸어요. 혜민 언니는 지젤 그 자체였고, 서희 역시 대단했으니까요. 연습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죠. 지금도 요일이 기억나는데 토요일이었어요, 문훈숙 단장님께 연기를 하나하나 배웠죠. 특히 머리를 풀고 스튜디오의 불을 끈 채 (1막의 정점으로 지젤이 실연의 상처로 미쳐서 죽어가는) 매드신 장면을 계속 연습했죠. 지금 그 때 영상을 보면 쑥스럽지만 연기에 큰 도움이 됐어요."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나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8.07. [email protected]
"'지젤'은 테크닉이 빠르고 화려하기보다 느려요. 대신 감정의 밸런스를 가지고 가야죠. 정적인데, 감정을 끌고 가야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지젤'은 여인의 운명적 사랑과 희생을 아름답고도 비극적으로 표현한 낭만 발레의 명작으로 꼽힌다. 지난해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그램 머피가 유니버설발레단을 위해 '지젤'을 재해석한 '그램 머피의 지젤'에서 지젤을 맡아 이 역의 또 다른 면모도 발견했다. 클래식 '지젤'이 낭만적인 동작들로 구성된 것에 반해 본래 심장이 약한 지젤이 추기에 벅찰 정도로 숨 가쁘고 재빠른 동작들이 많았다.
"클래식 '지젤'은 완전히 수줍고 소극적이죠. 그램 머피의 지젤에도 물론 그런 면이 있지만 좀 더 발랄하고 활동적이에요. 정말 그 나이 때(10대)의 생동감을 가진 지젤이라 재미있었죠. 동작들이 새로워 어렵긴 했지만요. 호호."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나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8.07. [email protected]
무엇이든 흡수하는 하얀 도화지 같다. "항상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당연하다"면서 "특히 똑같은 역을 다시 만났을 때는 더 깊이가 있어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물음 하나하나마다 골똘히 생각하는 김나은은 한창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지금 벌써부터 "무용수를 은퇴하고 나서의 삶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결혼을 해서 애들을 낳을 수 있고, 공부를 더 해서 선생님을 할 수도 있죠. 어떤 일이든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해요. 제가 전성기 때 보여드릴 모습에서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거든요."
아직 전성기가 아니라고 웃은 김나은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떠오르는 스타 강민우와 호흡을 맞추는 이번 '지젤'(12~14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매드신에 한층 더 몰입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나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8.07. [email protected]
1막의 지젤처럼 수줍고 겸손한 김나은이 무대 위에서 뜨겁게 변모하는 까닭이다. 처음에는 먼저 다가가지 못하지만 한번 결심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인 모습이 지젤과 닮았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