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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NATO에 방위비 더 쓰라 '호통'…집단안보원칙은 '두루뭉술'

등록 2017.05.26 04: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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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AP/뉴시스】25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럽연합 본부를 방문해 대표단 회담을 진행하는 가운데 짐 매티스 국방장관(오른쪽)이 배석해있다. 왼쪽으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 보좌관이 앉아있다. 2017. 5. 25.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부임 이후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 참석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회원국들에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라고 압박하면서도 '집단안보원칙'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NATO 본부 준공식에 참석해 회원국 정상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방위비 분담금) 2%는 실질적이고 사악한 위협에 맞서기 위한 최소한도”라며  방위비 증액을 거듭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들이 완전하고(complete) 꽉 찬(full) 기여를 한다면 나토는 더 강력해질 것”이라며 “(하지만) 28개 회원국 가운데 23개가 여전히 그들이 치러야 하는 수준의 (방위비를) 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공화당 경선 때부터  NATO 회원국들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유럽의 의무를 강조하면서도 상호방위 공약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vague) 태도를 유지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으로 불거진 회원국들의 안보 불안감을 달래주기 위한 적극적 발언이 없었다는 뜻이다. NYT의 이러한 지적은 “(우리는) 옆에 서 있는 친구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의 이날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5조를 지지한다'는 명시적 표현이 아니라는 뜻이다. 

 NYT는 유럽의 동맹국들이 '친구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을 NATO 5조(Article 5) 지지 선언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5조는 한 회원국이 적성국의 공격을 받으면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피침탈국을 지원해야 한다는 '집단안보'의 원칙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는 공화당 대통령 경선에 뛰어든 이후 NATO 70년 동맹의 초석이 된 이 집단안보 원칙에 대해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그가 이끄는 미국이 NATO 회원국이 공격받을 때 자동적으로 개입할 지를 놓고 NATO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두려움의 기류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직전인 작년 7월에도 NYT와 인터뷰에서 안보에 대해서도 이른바 ‘기브앤드테이크’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러시아의 공격을 받는 발틱 국가들 가운데 군대에 돈을 더 쓰고, 동맹에 기여하는 나라에 대해서만 방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5조 지지선언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물론이다. 우리는 5조를 지지한다”며 혼선을 정리했다. 하지만 NATO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표현을 직접 사용할 때까지는 안보 불안을 거둬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맨체스터 테러사건 정보유출의 책임을 철저히 묻고 엄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맨체스터 테러에 사용된 폭탄 파편과 테러 현장을 찍은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신문은 영국이 맨체스터 테러 수사를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범행에 쓰인 폭탄의 성격, 폭발 경위 등을 영국 경찰에 앞서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영국과 범죄 정보를 공유하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가 이를 건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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