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쏟아지는 정신질환자 사건 뉴스…"당사자들 움츠리며 산다"
"대부분 당사자들 일상 두려움·불안·회피·좌절 경험"
"정부와 서울시, 각종 기사·발언을 엄격히 규제해야"

【진주=뉴시스】 차용현 기자 =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방화 및 흉기난동 사건을 벌인 안인득(42)씨가 19일 오후 치료를 받기 위해 진주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 18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안 씨의 이름·나이·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2019.04.19. [email protected] (사진=뉴시스DB)
중랑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의 도움을 받는 정신질환 당사자 최모씨는 29일 "요즘 언론에서 거의 매일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 사고, 뉴스,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당사자 동료들은 일상이 두려움과 불안인 가운데 회피, 좌절, 재발 걱정 등으로 움츠리고 살아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최씨는 "시설들은 당사자 개인의 변화에 힘쓰는 것만큼 당사자들이 인간으로서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우리를 대리해 목소리를 내는 데 힘써야 한다"며 정부와 시 또한 이런 언론의 기사와 발언을 엄격하게 규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문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4월17일 진주아파트 방화 살인사건과 그 이후 이어진 몇차례 관련 사건들은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 비자발적 입원이 범죄예방을 위한 최선책' 등 직관적인 원인 분석과 대책을 시사하지만 이 사건들을 통해 우리나라 정신건강복지체계의 취약성은 무엇인지,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돼야 하는지 비판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6년 보호입원규정에 대한 위헌 판결은 우리나라 정신건강복지정책의 전환기적 사건이었다"며 "그 후 지난 2년여동안 발생한 정신질환자 범죄들은 우리나라 정신건강복지정책의 방향성에 일부 불확실성과 의문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2016년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재활, 사회통합을 위해 전문적 사례 관리는 필수 불가결하다.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관리는 이제 임상적 사례관리, 위기개입 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서울시 직영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양질의 전문인력을 안정적으로 고용하고 보다 난이도 높은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 사례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신질환자 정책을 집행하는 서울시 직원은 그간 정책적 지원이 부족했다며 정신질환자와 관련 대책을 바라보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상현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팀장은 "진주아파트사건, 고속도로 역주행, 부산아파트 살인사건 등 정신장애인의 강력범죄 이후 사회안전망 구축이란 목적으로 정신장애인을 과거처럼 격리하고자 하는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신장애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정신보건현장에 종사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정신장애당사자는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연일 미디어는 위험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팀장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노력은 타 장애영역보다 사회적비용 투여도가 낮고 사회적 관심 또한 작다"며 "의료중심, 치료중심인 정신보건현장의 뿌리 깊은 인식이 정신장애인 사회통합의 큰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정신질환 치료는 입원 중심이었으며 장기입원은 정신질환 회복의 골든타임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문제였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2018년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발표자료에 따르면 시도별 인구 1인당 정신건강 예산은 평균 3267원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신장애인 복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비판했다.
주 팀장은 그러면서 "정신장애인의 강력범죄사건이 발생될 때마다 행해지는 정신장애 당사자의 일제조사가 아닌 치료 및 정신재활서비스를 받지 못한 사각지대가 왜 발생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며 "정신보건 현장을 지키고 있는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고려한 정책도 논의되고 실행돼야 정신장애 당사자와 함께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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