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유엔사…남북관계 어깃장 비판에 이미지 개선 시도
유엔사, 5일 DMZ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조사 허가
6일에는 판문점 직통전화 사진 공개하고 퀴즈까지
유엔사, 남북관계 비협조 비판에 억울하다며 반박
한미 전시작전권 전환 둘러싼 갈등 깔린 측면도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유엔군사령부가 6일 유엔사와 북한군 간의 직통 전화기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유엔사는 북한군과 일일 2차례 통신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 기준 총 130건의 통지문을 주고 받았다고밝혔다. (사진=유엔군사령부 페이스북 캡쳐) 2020.02.0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2/06/NISI20200206_0016056035_web.jpg?rnd=20200206164636)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유엔군사령부가 6일 유엔사와 북한군 간의 직통 전화기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유엔사는 북한군과 일일 2차례 통신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 기준 총 130건의 통지문을 주고 받았다고밝혔다. (사진=유엔군사령부 페이스북 캡쳐) 2020.02.06. [email protected]
유엔사는 우리 환경부의 비무장지대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조사를 허가했다. 유엔사는 5일 트위터에서 "오늘부터 환경부가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관련 조사를 실시한다"며 "긴급 출입 신청이 촉박하게 접수됐지만 유엔사는 이를 승인했다. 앞으로도 한국 정부의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방역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허가 사실을 공개했다.
6일에도 이례적인 모습이 있었다. 유엔사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판문점에서 북한군과 연락을 주고받는 장면이 담긴 직통전화 사진을 처음 공개했다. 유엔사는 그러면서 "이 전화기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북한군과 일일 2차례 통신 점검을 진행한다"며 "지난해 기준 총 130건의 통지문을 주고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유엔사는 직통 전화기 사진을 첨부하며 "배트폰(영화 '배트맨'의 비밀 서재에 설치된 전화기)일까? 아니면 사랑의 핑크폰일까?"라는 퀴즈를 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유엔사의 이 같은 행위는 최근까지의 모습과 큰 차이를 보인다. 유엔사는 우리 정부의 비무장지대 관련 행사 등에 수차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우리 정부는 제9차 한·독 통일자문위원회에 참가한 독일 정부 대표단을 위해 강원도 고성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를 방문하는 일정을 마련했지만 유엔사가 출입을 승인하지 않아 행사가 불발됐다.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이 유엔사 사령관인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협조 요청까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같은 해 8월9일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비무장지대 안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대성동 마을을 방문하려 했지만 유엔사가 동행 취재진의 방문을 불허하면서 결국 방문이 좌절됐다.
12월 중순에는 남영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케네스 윌스백 미 7공군 사령관과 함께 강원 철원군 3사단(백골부대) 감시초소(GP) 일대를 방문했는데 그 때도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남 사령관 일행이 비무장지대에 출입하기 48시간 전 유엔사에 통보하고 자신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우리 군에 출입 규정 위반을 추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유엔군사령부는 남북한 군 당국과 유엔사가 3자 협력해 최근 태풍으로 피해를 본 JSA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지붕 등을 보수했다고 공식 SNS를 통해 알렸다. (사진=유엔사 페이스북)
이에 대해 유엔사는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라 규정을 지키고 있을 뿐인데 한국 정부가 규정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정전협정에 따라 비무장지대는 유엔사의 관할인데 한국 정부가 '군사적인 분야가 아니면 굳이 유엔사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게 유엔사 측의 불만이다.
아울러 유엔사는 '한국 정부가 규정에 따라 비무장지대 출입을 검토할 시간 여유도 주지 않고 급박하게 요청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를 둘러싼 논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둘러싼 한미 간 갈등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은 유엔사 재활성화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우리 군에 장교를 유엔사에 파견하라고 요구해왔지만 우리 군은 수년째 이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전시작전권 전환을 앞두고 진행되는 유엔사 재활성화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미국이 한국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엔사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7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미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가 한미연합사를 대체한다'는 관측에 공식적으로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에 그런 복안은 있다고 보인다"며 "전작권 전환이 한국 정부의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진행된다는 게 워싱턴의 시각이다. 워싱턴은 이에 대항할 대체제로 유엔사를 옵션으로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남북관계로 현 국면을 뚫어보려고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이 목소리를 내는 기제를 갖는 것 자체가 불편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유엔사를 껄끄럽게 여기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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