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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석4조'효과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가 요즘 효자죠"

등록 2020.03.06 13:36:04수정 2020.03.06 14: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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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료진 접촉 최소화…검사후 방역도 필요없어

시간도 10분내외로 짧아 하루에 3배이상 검사 가능

칠곡경북대병원서 처음 시작…타 지역으로 확산

외신도 "기발한 아이디어이자 혁신" 앞다퉈 보도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누가 먼저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환자와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선별진료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원래 '드라이브 스루'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에서 쓰이는 용어다. 소비자가 굳이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차에 탄 채로 햄버거나 음료를 주문해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방식을 뜻한다.

6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이후 영남대병원이나 세종시보건소, 고양시보건소 등에서 지난달 23~26일 사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는 정부가 운영지침을 마련해 배포한 시기보다 열흘 가까이 앞선다.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운전자가 차에 탄 채로 창문을 살짝 내리고 접수를 진행한 후 검체 채취가 이뤄진다.

발열 체크 등 기본 문진을 할 때도 좁은 창틈으로만 소통해 의료진과 방문자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검사 방식도 의료진이 창문 틈으로 손을 넣어 긴 면봉으로 방문자의 입이나 코 쪽 검체를 채취하는 식으로 안전하다. 검사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내외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추가적인 방역 대책도 필요 없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검사 건수는 3배 정도 늘어난다.

실제로 일반 선별진료소는 시간당 2건, 1일 20건 정도의 검체를 채취하는 데 반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시간당 6건, 1일 60건까지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이에 정부는 지난 4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표준운영지침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기도 했다.

운영지침에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의 경우 ▲접수 ▲진료 ▲검체 채취 ▲소독 및 교육 등 4단계 내지 이를 간소화한 2단계로 운영된다.

필요한 인력은 접수·교육·시설관리·차량통제 등의 업무를 맡은 행정인력 1~3명, 진료를 보는 의사 1~2명, 검체 채취를 맡는 간호인력 1~2명 정도다.

주차 및 차량 이동이 가능한 최소면적을 활용하여, 컨테이너형 또는 개방형 천막 형태로 설치된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이용자는 대기시간 단축을 위해 사전에 예약하고 보호자 동승 없이 혼자 운전해 방문해야 한다.

칠곡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큰 병원에서도 넓은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만들기 어려워 저희 병원에 맞게 응용했다"며 "환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줄일 수 있고 기존 선별진료소와 달리 방역 작업이 생략돼 시간이 절약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특히 해외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BBC 서울 특파원인 로라 비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구의 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사진을 올린 뒤 '기발한 아이디어인데다가 매우 빠르게 짓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샘 킴 블룸버그 통신 기자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미국 싱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루머 회장도 '혁신은 회복력을 촉진한다'고 평가했다.

칠곡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먼저 전화 통화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다"며 "이후 의료진의 회의를 통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등을 결정한다. 검사 결정이 되면 환자의 차량 번호를 받아 예약 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이버 스루 선별진료소는 인천에 있는 한 의사의 아이디어를 우리 병원에 맞는 시스템으로 변화한 것이다"며 "누가 먼저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닌 환자 및 의료진의 보호가 최우선적이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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