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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첫 취소' 5·18 전야제, 어떤 행사였나

등록 2020.04.07 18: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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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이래 전면취소는 처음…오월영령 추모로 시작

민주·인권·평화 정신 계승하며 시대적 소명 다짐 매개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 요구 모으는 공론장 역할까지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2018.05.17.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2018.05.17.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해온 5·18 40주기 전야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취소됐다.

 과거 우천으로 2차례 축소된 바 있지만, 전면 취소된 것은 행사가 본격화된 1988년 이래 32년 만에 처음이다.

5·18기념재단과 제40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취지에서 전야제를 비롯한 다중이 모이는 5·18 기념행사를 취소한다고 7일 밝혔다.

5·18 전야제는 금남로 일원에서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항쟁의 뜻과 정신을 기리는 '행사의 꽃'으로 불리운다.

상징성이 큰 기념행사인 만큼, 2010년과 지난해 우천으로 일정이 축소됐던 사례를 제외하면 꾸준히 진행돼 왔다.

전야제는 5·18 8주기였던 1988년 5월17일 광주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처음 열렸다. 진혼굿·노래극 등 추모 형식의 문화 행사를 치른 군중들은 항쟁 현장인 전남도청 앞 광장 앞까지 가두시위를 펼쳤다.

이를 계기로 도청 앞 광장은 전야제 개최 장소로 자리잡았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오늘을 밝히는 5월 민주에서 평화로' 39주기 5·18민주화운동 전야제가 17일 오후 5·18 최후 항쟁지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1980년 5·18 민주대성회 당시 타올랐던 횃불이 옛 전남도청 앞에서 재연되고 있다. 2019.05.17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오늘을 밝히는 5월 민주에서 평화로' 39주기 5·18민주화운동 전야제가 17일 오후 5·18 최후 항쟁지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1980년 5·18 민주대성회 당시 타올랐던 횃불이 옛 전남도청 앞에서 재연되고 있다. 2019.05.17 [email protected]


이듬해인 1989년부터는 1980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경찰의 집회 허가를 받고 전야제를 비롯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지역민 10만여 명이 운집해 5·18의 뜻을 기리고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1990년부터는 5·18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예술·학술 행사들이 다채롭게 꾸며지기 시작했으며 '오월 영령을 기리고 항쟁 정신을 계승·발전한다'는 행사 취지가 분명해졌다.

'강경대 군 구타치사사건' 등 정치적 시국에 따라, 전야제는 오월광주의 뜻을 잇는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향한 실천적 노력을 펼치는 장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1992년부터는 전야제가 광주시의회와 각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적극 참여하면서 범시민적 행사로 발돋움했다. 오월 정신을 문화·예술로 승화해 시대적 소명을 다짐하는 매개체가 됐다.

이듬해인 13주기 전야제에는 지자체의 예산이 처음 지원됐으며, '거리 재현극'이 펼쳐져 모든 시민이 오월 항쟁을 체험하며 뜻과 정신을 되새겼다.
 
공식 법정기념일 제정, 5·18민주묘지 성역화 사업 등이 이뤄진 1997년에는 전야제 기조가▲역사적 의의 정립 ▲오월 정신의 계승·발전 ▲세계적 연대 강화 등으로 확립됐다.

 이후 전야제는 또다른 민주주의 항쟁 기념사업과 연대하거나 부당한 국가폭력을 둘러싼 시대적 현안을 아우르는 행사로 확대됐다.

특히 6월 항쟁 20주년이었던 2007년 27주년 전야제는 5·18을 기점으로 한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흐름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치러졌다.

항쟁 정신인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계승하고 나눔·연대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노력도 이어졌다.

최근엔 5·18 역사 왜곡과 폄훼가 잇따라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면서 전야제는 또다시 민주시민의 목소리를 결집하고 공동체 정신을 표현하는 공론장이 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지난해 전야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진상규명의 의지를 하나로 모으고 불의한 국가폭력에 맞선 공동체 정신을 표현하는 취지로 치러졌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에서 유가족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8.05.17.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에서 유가족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8.05.17.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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