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쿠팡, 적자의 늪 벗어나 로켓성장…'아마존' 희망 봤다

등록 2020.04.15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매출↑ 적자↓…아마존 전략 통했다

늘어난 고객 수, 높아진 구매단가

코로나19 사태서 존재감 더 빛나

쿠팡

쿠팡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모 아니면 도'라고 평가받던 쿠팡의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일단 투자금을 쏟아붓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때까지 버티는 아마존식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이 7조153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64.2% 늘어난 수치다. 2017년엔 2조6846억원, 2018년 4조4000억원이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와우배송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됐다.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했다. 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도 매출을 견인했다.

쿠팡이 매년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불려온 만큼 매출 성장률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다. 더 놀라운 반전은 영업손실액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1조1279억원)보다 36%나 손실폭을 줄였다.

이에 대해 쿠팡은 "고객이 늘어난 게 적자 감소로 이어진 결정적 이유로 분석된다"고 했다. 일단 쿠팡의 로켓배송에 익숙해진 고객은 그 편리함에 계속 이 플랫폼을 이용했다. 처음에는 저렴한 물건 위주로 구매했다면 점차 값 나가는 물건도 쿠팡에서 구매하면서 물류효율이 이뤄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팔수록 적자폭이 커졌다면, 규모의 경제를 일정 수준 달성함으로써 매출은 늘리고, 적자를 줄일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기까지 쿠팡은 막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어떻게 하면 빠르고 안정적인 물류 인프라를 세울 수 있는가'가 핵심이었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주문할지 인공지능으로 예측해 미리 사들인 뒤 전국 로켓배송센터에 쌓아놨다가, 주문이 오자마자 가장 빠른 경로로 배송한다.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 로켓배송센터가 27개였다. 2019년엔 168개로 6배 늘었다. 600만 종류가 넘는 선매입 제품(재고자산)만도 7119억원 어치다. 5년 전엔 303억원 규모였다.

앞으로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쿠팡의 존재감이 빛났다. 오늘 주문하면 반드시 내일 도착한다는 소비자들의 믿음이 국내에서 사재기 패닉이 일어나지 않은 주요 이유로 분석된다. 또 이번 일을 통해 온라인 장보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고객층들도 끌어안았다. 5년간 꾸준히 구축한 물류 인프라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무더기 배송 지연 사태가 벌어진 올 1분기에도 흔들림없이 매일 전국 100만 가구에 생필품을 배송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새벽 배송을 넘어 로켓프레시 당일배송과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전에 없던 서비스로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올해 더 가파른 성장세를 내다보고 있다. 수익성 추가 개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쿠팡은 올 들어 이용시간, 사용자 수, 실행 횟수 누적마진(YTD)이 각각 68%, 35%, 119%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거래액은 약 18조원으로 온라인 유통 내 시장점유율 1위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매 협상력이 확대되고 있고, 이미 인건비율과 물류비율 등이 낮아지는 추세에서 올해 매출이 또 한 단계 큰 폭으로 뛰어 수익성이 추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고, 그간 온라인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식품과 생활용품의 온라인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