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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시작했지만…'위비톡' 서비스 접는 우리은행

등록 2020.09.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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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메신저 서비스 종료…출시 5년 만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어려운 결정"

디지털혁신위, 블루팀 신설…DT 주력

야심차게 시작했지만…'위비톡' 서비스 접는 우리은행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우리은행이 야심차게 선보였던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서비스가 5년 만에 막을 내린다. 디지털뱅크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기 내놓은 과감한 시도였지만, 카카오톡이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마음은 돌리지 못했다.

1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다음달 5일부터 위비톡 톡알림 서비스 대신 문자 발송으로 순차 적용된다. 같은달 26일에는 위비톡 대화내용 백업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가 종료된다. 오는 11월26일에는 대화내용과 사진저장, 앱 검색을 비롯해 실행도 불가능해진다.

금융권에서 처음 시도한 위비톡은 이광구 은행장 시절 플랫폼 사업을 선점하겠다는 포부였다. 지난 2015년 12월 출시돼 다운로드수만 플레이스토어 기준 500만 이상이다. 실시간 메시지, 간편 송금(톡톡보내기), 번역, 웹툰, 금융정보 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유사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차별화는 역부족이었다. 위비톡을 사용한 고객 중에는 환율·금리 우대 혜택을 받기 위해 설치했지, 은행이 해야 하는 서비스인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나왔다. 애플리케이션(앱) 종류가 많은 데다 기능이 세분화돼 있어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고심 끝에 메신저 서비스를 정리하는 우리은행은 공지사항을 통해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고객들께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해드리지 못해 서비스 종료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서비스 종료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언택트 확산과 빅테크 공습에 우리은행은 디지털 혁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경영전략도 디지털 분야에 방점을 뒀다. 최근에는 KT와 손잡고 금융,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위한 합작투자법인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금융그룹 내부적으로는 지난 5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블루팀을 신설했다. 블루팀은 지난 7월 말 열린 디지털 혁신 포럼에서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그룹의 디지털 혁신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5년 전에는 은행이 메신저 서비스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혁신적이었다"면서도 "플랫폼 주기능이 메신저인데, (지금으로서는) 카카오톡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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