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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휴대폰서 '다른 범행' 단서, 증거능력 있으려면...

등록 2021.11.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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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피해자가 낸 폰서 나온 다른 범행

1심 유죄→2심 "피의자 분석 참여 못해" 무죄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판단 뒤집힐지 관심

참여 의사 다시 물어야 하지만…'예외' 인정?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 9월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전원합의체 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21.09.0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 9월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전원합의체 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21.09.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피해자가 임의제출한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수사대상과는 다른 범죄 단서가 발견됐을 경우, 어떤 압수 절차를 밟아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온다.

새로운 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에게 분석에 참여할 것인지 다시 확인해야만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게 그간 법원의 판단이었는데, 범죄 피해자가 임의제출한 증거라는 점에서 다른 해석이 나올지 주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오후 2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대학교수인 A씨는 지난 2013~2014년 자신의 휴대전화로 피해자들의 신체를 불법촬영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경찰은 제자 B씨가 2014년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불법촬영을 당했다는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경찰은 B씨로부터 A씨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 2대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는데, 그중 휴대전화 1대에 B씨를 불법촬영한 영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경찰은 나머지 1대 휴대전화를 분석하던 중 A씨의 다른 불법촬영 동영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영상을 분석해 A씨가 2013년에도 술을 마신 다른 제자 2명의 신체를 불법촬영하고 강제추행한 범행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다른 휴대전화에서 압수된 동영상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아 A씨의 2013년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

경찰이 수사하려던 범죄는 A씨의 2014년 불법촬영 혐의인데, 이와 다른 범죄에 해당하는 2013년 동영상을 발견했다면 절차를 멈췄어야 한다는 것이다. 2심은 경찰이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분석을 중단하고, 2013년 범행을 수사하기 위한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야 했다고 봤다.

경찰은 2013년 동영상을 발견해 다른 피해자들이 있음을 확인한 뒤에서야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으며, A씨는 해당 영상의 분석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심은 이처럼 경찰이 2013년 동영상을 압수하며 절차를 어겼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 7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전원합의체 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21.07.2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 7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전원합의체 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21.07.22. [email protected]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했다.

우선 수사기관이 휴대전화나 PC 등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을 때, 압수·분석 과정에 피의자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대검찰청 대변인의 휴대전화 압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PC의 증거능력 문제와 맞닿아 있다.

대검 감찰부는 전직 대변인에 관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현 대변인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분석하면서 전 대변인을 참여시키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조교에게서 임의제출 받은 PC 2대를 확보해 증거를 찾은 바 있다.

물론 이들 사건은 '보관자'의 임의제출이라는 점에서 다른 측면이 있다. 형사소송법 108조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가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법원은 검찰이 PC를 보관하고 있던 조교로부터 확보했으므로 위법한 증거수집이 아니라고 했다. 감찰부도 이를 근거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씨 사건은 단순히 보관자가 아닌 범죄 피해자로부터 임의제출된 증거라는 점에서, 전합은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예외성이 있는지 따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A씨가 2013년 동영상이 담긴 휴대전화의 분석 과정에 불참 의사를 밝힌 점도 변수다.

A씨는 2014년 동영상이 발견된 휴대전화 분석에는 참여했지만, 다른 휴대전화에 대해선 절차가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2심은 A씨가 2013년 동영상에 대한 수사 목적이라는 걸 모른 채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므로 참여권을 보장받지 못한 것으로 봤다.

이 밖에 A씨의 경우 수사대상인 혐의와 다른 범죄 단서가 발견됐을 때, 분석을 멈추고 새로운 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에게 다시 참여 의사를 물어봐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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