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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승소" vs "자체 개발"…'한화 기술유용' 대법원 간다(종합)

등록 2021.12.28 13:00:18수정 2021.12.28 14: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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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도용 일부 인정 판결…징벌적 배상액 2배

에스제이이노테크 "대기업 기술탈취 경종 계기"

한화 "1심 등 이전 판결과 달라…상고할 예정"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박희경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기업 기술탈취 손해배상 첫 승소' 기자간담회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질의응답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는 한화의 협력업체인 에스제이이노테크가 한화와 한화솔루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원고인 에스제이이노테크에 대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한화 측에 기술유용 배상액 5억 원을 인정하고 징벌적 배상 2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용해 총 1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1.12.28.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박희경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기업 기술탈취 손해배상 첫 승소' 기자간담회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질의응답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는 한화의 협력업체인 에스제이이노테크가 한화와 한화솔루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원고인 에스제이이노테크에 대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한화 측에 기술유용 배상액 5억 원을 인정하고 징벌적 배상 2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용해 총 1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1.12.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한화와 에스제이이노테크 간의 기술 분쟁에서 법원이 한화의 기술유용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했다.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기술유용 민사 소송에서 법원이 중소기업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는 "이번 판결이 1심 등 종전의 사법적 판단과 상이하다"며 상고하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28일 태양광, 반도체 설비제조업체 에스제이이노테크는 한화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재판장 이광만 판사)는 지난 23일 한화의 협력업체인 에스제이이노테크가 한화와 한화솔루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원고인 에스제이이노테크에 대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화 측에 기술유용 배상액 5억원을 인정하고 징벌적 배상 2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용해 총 1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에스제이이노테크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기술 유용 분쟁 민사 소송에서 일부라도 중소기업이 승소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었던 법원이 기술 유용 배상액에 징벌적 배상 2배를 적용한 것도 처음이다. 과거 하도급 납품대금 부당 결정에 대해 징벌적 배상액 1.64배를 전향적으로 인정한 이후로 최대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라는 평가다.

앞서 에스제이이노테크는 한화와 2011~2015년 태양광 설비제조에 관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태양광 전지 제조라인 설비 기술을 유용해 태양광 제품을 만들었고 한화 계열사에 납품한 협의로 2016년 공정위 제소와 2018년 손해배상 소송이 청구되면서 기술 분쟁이 시작됐다.

2019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측이 에스제이이노테크 기술자료를 유용했다며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에 고발을 의뢰했다. 지난해 8월 해당 대구지검은 불기소 결정을 내렸고, 이후 항고와 재정 신청에서도 기각되어 현재는 대법원에 계류된 상황이다.

같은달 손해배상 민사 소송 1심에서도 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에스제이이노테크가 피고 한화 측에 전달한 승인 도면, 매뉴얼, 레이아웃 도면 등은 하도급법으로 보호되는 기술 자료가 아니라는 게 1심 재판부 판단이었다.

이에 에스제이이노테크는 즉각 항소했다. 지난해 9월 손해배상 항소심 진행과 아울러 2차례 변론과 증인 심문을 거쳐 이날 재판부로부터 일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매뉴얼 첨부도면에 대해 한화 측이 기술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화 측이 계약 기간 중 경쟁자의 지위에서 기술정보를 무단 유용하였음에도 피해구제를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등이 고려돼 2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 내려졌다.

다만 매뉴얼 첨부 도면을 제외한 기술자료들에 대해서는 특허에 의해 이미 공지된 기술이라고 보고 나머지 책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에스제이이노테크 측의 변호를 맡은 박희경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에스제이이노테크 제공한 자료 중 매뉴얼 첨부 도면에 대해서는 한화 측이 기술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했다는 점을 명백히 인정했다"며 "매뉴얼 첨부도면을 제외한 기술자료들에 대해서도 양 사간의 기술의 유사성은 인정되나, SJ 등록 특허에 이미 공지된 기술로 보고 하도급법상의 기술자료 유용이 아니라는 판단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제이이노테크 정형찬 대표는 "이번 판결이 그동안 만연된 대기업의 기술 탈취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활용되길 기대하면서도 재판부가 기술 유용을 인정했으나 개발비 40억원에도 휠씬 못미치는 금액을 손해액으로 산정한 것은 문제"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화 측에서는 상고하고,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1심 판결뿐만 아니라 행정소송 등에서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됐고, 검찰에서도 무혐의처분을 받았다"며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고 6명의 경력직원을 채용해 자체 개발한 기술임을 사법 절차 통해 여러 차례 확인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2심 판결과 관련해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에 대한 첫 승소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첫 징벌적 손해배상 사례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화의 상고에 대해 항소심 법률 지원을 맡은 재단법인 경청 박성수 팀장은 "한화가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생각은 안하고 법리 다툼으로 시간끌기를 하는 것이 중소기업 죽이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렵게 얻은 실체적 진실에 대해 끝까지 방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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