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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계현 대표, 노조와 첫 면담…대화 '물꼬' 텄지만(종합)

등록 2022.03.18 22:22:00수정 2022.03.18 22: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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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충돌 없이 1시간가량 환담…갈등 상황 지속

사측 "대표가 직접 나선 데 의의…대화 이어가자"

노조 "대표에 실망…요구안에 25일까지 답 달라"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삼성그룹 10개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규탄하고 노사협의회 교섭 중단을 촉구하는 '삼성그룹 노동조합 공동 임금·단체교섭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2.23.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삼성그룹 10개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규탄하고 노사협의회 교섭 중단을 촉구하는 '삼성그룹 노동조합 공동 임금·단체교섭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창립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놓였던 삼성전자 노사가 일단 대화의 물꼬를 텄다.

사측은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와 대화에 나선 것에 의의를 두고 있으나, 노조는 "생색내기에 실망했다"며 입장 차를 드러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18일 오후 화성사업장에 있는 대표이사 집무실에서 노조 측과 만나 임금, 복지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에서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와 만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 8월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이 첫 노사 단체협약 체결식에 참석하긴 했지만, 노조가 요청한 대화에 대표이사가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사측은 경 사장과 인사 담당 임원 3명, 노조 측에선 공동교섭단 간사와 참여 중인 4개 노조 위원장 등 5명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달 16일 노조 공동교섭단이 최고경영진과의 면담을 요청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양측은 이날 특별한 의견 충돌 없이 한 시간동안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노조에서 의제로 제시한 '급여체계 개선', '휴식권 보장'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교섭은 없었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에서 영업이익으로 전환 ▲정률인상에서 정액인상으로 전환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휴식권 관련 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노사는 앞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의견을 교환했다.

경 사장은 "서로 솔직하게 얘기하며 쉬게 풀어갈 수 있는 문제부터 해결해가자"며 노조를 설득했다. 사측은 또 내달께 자리를 마련해 대화를 이어가자고 노조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를 만나 회사 발전을 위해 상생하자는 의견을 교환한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교섭단을 대표해서 김항열 1노조 위원장이 경계현(사진 왼쪽) 대표이사를 비롯 삼성전자 임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책 '우리가 몰랐던 노동 이야기'(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동교섭단을 대표해서 김항열 1노조 위원장이 경계현(사진 왼쪽) 대표이사를 비롯 삼성전자 임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책 '우리가 몰랐던 노동 이야기'(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노조는 경 사장이 노조의 의견을 경청하려는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공동교섭단을 대표해 김항열 1노조 위원장이 경 사장에게 노동 관련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노조는 면담 종료 후 임금교섭과 무관한 주제로 시간만 허비해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했다. 노조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합법적으로 확보한 파업을 잠정 보류하며 대표이사를 만났지만 회사는 노사 갈등과 파업 위기에 대한 해결은커녕 구렁이 담 넘듯 우리의 요구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교섭단은 2021년도 임금교섭안 총 44개 중 대폭 양보해 2가지 안건만 제시했다"면서 "검토해 오는 25일까지 답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를 선언하면서 노사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사는 지난해 8월 창사 52년 만에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임금 교섭은 난항을 겪으며 파업 위기를 맞았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2021년도 임금교섭을 15회에 걸쳐 진행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자, 지난달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접수하며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그리고 조정이 불발됨에 따라 노동조합은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후 53년 동안 파업이 발생한 적은 없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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