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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 로보택시 달리는데… K-자율주행 '데이터 족쇄' 풀고 초딩 딱지 뗄까

등록 2026.01.24 07:01:00수정 2026.01.24 0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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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웨이모,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한국은 실증·데이터서 뒤처져

中 우한 대비 韓 실증 구간 3% 불과…"데이터 없인 상용화도 힘들다"

개인정보위, 자율주행 AI 학습용 영상 원본 활용 규제 손질

[서울=뉴시스] 테슬라 차량이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통해 국내 실도로를 시험주행하는 모습. (사진=테슬라코리아 X 갈무리) 2025.11.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테슬라 차량이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통해 국내 실도로를 시험주행하는 모습. (사진=테슬라코리아 X 갈무리) 2025.1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올해 안에 로보택시를 미국 전역에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별도 하드웨어 교체 없이 기존 테슬라 차량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수백만대의 차량이 즉각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도시 교통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2. 알파벳(구글)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 웨이모는 올해 안에 주당 100만건의 운행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일부 도시에서 서비스 중인 웨이모는 올해 마이애미, 댈러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올랜도 등 6개 이상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넓힌다. 22일 마이애미에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완전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대기자만 1만명에 달했다.
[서울=뉴시스]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웨이모 차량. (사진=AP) 2025.12.11.

[서울=뉴시스]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웨이모 차량. (사진=AP) 2025.12.11.


2026년은 자율주행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일상과 산업 현장으로 본격 확산되는 해다. 각국은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와 상용화 시점을 두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테슬라, 웨이모뿐만 아니라 중국 바이두는 미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와 손잡고 올해 독일과 영국 등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상용화에 돌입했지만 국내는 다르다. 최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적했듯 한국 자율주행 산업은 '초등학생'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단순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고 말한다. 1993년 한민홍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도심 도로에서 자율주행에 성공하며 큰 주목을 받았던 때가 있다.

하지만 이후 인력과 자본 격차를 넘어 영상 원본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등 각종 규제가 병목 현상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졌다. 즉 실증 환경, 데이터 활용 규제, 제도적 지원이 동시에 막혀 있는 구조적 병목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자율주행 실증 구간, 中 우한 대비 3% 불과"…'데이터 빈국'에 처한 韓

[라스베이거스=뉴시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모셔널 로보택시를 시승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2026.01.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라스베이거스=뉴시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모셔널 로보택시를 시승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2026.01.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허광승 현대자동차 모빌리티전략실장(상무)은 지난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자율주행차·로봇 분야 개인정보 규제 합리화 현장간담회'에서 "국내 자율주행 실증 구간은 다 합쳐도 235㎞로,. 중국 우한(3487㎞)의 3%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허 실장에 따르면 실증 거리의 압도적 차이뿐만 아니라 데이터 수집 규제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 우한은 지난 2022년부터 무인 자율주행을 조기 허용하고 24시간 운영 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은 무인 차량 허가가 제한적이고 운행 시간조차 조건부로 한정돼 있다. 이에 우한은 1100대 이상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 도심 전역을 누비고 있지만 한국은 서울 상암 3.2㎞ 구간에서 단 1대만이 제한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데이터 활용 환경 또한 대조적이다. 우한시는 번호판과 보행자 얼굴 등 식별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학습용 실제 데이터 확보가 자유롭다. 그러나 한국은 개인정보 규제로 식별 데이터 활용이 제한돼 AI 연구개발(R&D)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허 실장은 "자율주행은 알고리즘보다 데이터 싸움"이라며 "충분한 주행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으면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가 동시에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 진흥을 위해 중국은 약 50만~100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내는 GPU 인프라조차 부족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이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과 달리 한국은 '레벨 4' 실증이 단 한 곳에 그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AI 기본법 체계에서도 자율주행이 '고영향 AI' 영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고영향 AI 판단 기준을 공개했는데 안전·생명과 직결되는 영역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예로 자율주행 '레벨 4' 이상 차량을 들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개인정보 보호 규제에 더해 AI 안전 규제까지 겹치며 데이터 활용과 실증 환경이 이중으로 제약받고 있다"는 우려했다.

'철창' 갇혔던 데이터, 연구실로 나온다"…개인정보위, 영상 원본 활용 족쇄 철폐

[서울=뉴시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개최된 '자율주행차·로봇 분야 개인정보 규제 합리화 현장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1.23.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서울=뉴시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개최된 '자율주행차·로봇 분야 개인정보 규제 합리화 현장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1.23.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이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데이터 해방 대책을 내놓았다. 자율주행 업계의 최대 애로사항이었던 '망분리 공간 내 영상 원본 활용' 의무를 삭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구자들은 영상 원본을 보려면 외부망이 차단된 물리적 분리 공간에 들어가야 했다. 앞으로는 추가 인증과 안전한 접속 수단을 갖추면 일반 연구실에서도 클라우드 GPU 자원을 활용해 원본 데이터를 학습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출입 기록 관리 등 책임 추적성을 담보할 수 있는 다른 기술적 장치가 있다면 기존의 경직된 방식 대신 사업자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적용을 허용하겠다는 게 위원회 설명이다.

고낙준 개인정보위 신기술개인정보과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원본 영상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는 실증 특례를 약 2년간 운영하면서 개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초기 조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장소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책임 추적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양한 기술적 수단을 인정해 외부 클라우드도 쉽게 쓸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호했던 전송 암호화 기준을 명확히 해 기업들의 보안 구축 부담도 덜어주겠다고 전했다.

신승규 현대차 전무는 "엔비디아가 현대차와 협력하는 핵심 이유는 우리가 가진 방대한 산업용 데이터 때문"이라며 개인정보위 정책 개선 의지에 화답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뉴빌리티, 우아한형제들, 카카오모빌리티,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라이드플럭스 등 관계자들도 개인정보위 제도 개선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개인정보위는 단순히 특례 허용에 그치지 않고 영상 데이터를 적법하게 처리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하는 'AI 특례' 법제 정비에 속도를 낸다. 기존 동의 중심의 처리 근거를 넘어 사업자의 정당한 이익이나 국제 공동연구를 위한 국외 이전 방식 다양화 등을 법에 명문화하겠다고 전했다.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은 "개인정보 보호는 혁신의 걸림돌이 아니라 신뢰를 쌓기 위한 기본 전제"라며 "규제샌드박스와 사전적정성 검토 등을 통해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혁신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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