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엄마 성 물려주기로"…신청 늘지만 인식은 '숙제'
등록 2022.03.25 15:07:55수정 2022.03.25 15:11:43
김수민 전 아나, 자녀에게 성 물려주기로 협의
신청 건수 늘고 있지만 전체 0.2% 이하 추산
출생신고 시 선택 불가…법·제도 개정 목소리↑
"자녀로 모험하고 싶지 않다"는 반대 의견도
![[서울=뉴시스] 최근 김수민 전 아나운서가 결혼 소식을 전하며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기로 남편과 협의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2022.03.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3/17/NISI20220317_0000953284_web.jpg?rnd=20220317103340)
[서울=뉴시스] 최근 김수민 전 아나운서가 결혼 소식을 전하며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기로 남편과 협의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2022.03.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최근 김수민 전 아나운서가 결혼 소식을 전하며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기로 남편과 협의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김 전 아나운서는 혼인신고서 일부를 공개한 뒤 "성 평등한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가정이기를 바란다"며 "사실 주변에서 들어본 적도 없고, 낯선 일이라 떨리지만 바뀌어야 하고 바뀔 일이라 믿어서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기로 했다"고 전했다.
2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아나운서처럼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겠다는 여성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05년 호주제 폐지 이래 생긴 고무적 변화지만, 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사회 통념 상 시기상조로 받아 들여지는 탓에 전체 혼인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20년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혼인신고 시 자녀가 모의 성·본을 따르도록 협의해 신청한 건수는 2018년 254건에서 2019년 379건으로 증가했다. 2020년의 경우 6월 기준 총 204건이 신청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 건수가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23만9000건, 21만4000건임을 고려할 때 전체 혼인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16~0.19% 내외로 추산된다.
이는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현행 민법 제781조 1항은 '자는 부의 성·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 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합의했을 경우 모의 성·본을 따를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혼인신고를 할 때 '성·본의 협의' 항목 중 '자녀의 성·본을 모의 성·본으로 하는 협의를 하였습니까?'라는 질문에 체크해야 한다. 관련 협의서 제출도 요구된다.
만약 혼인신고를 할 때 체크하지 않고 자녀 출생 시 모성을 따르기로 결정할 경우 가정법원에 '자의 성과 본의 변경' 허가를 청구하거나 이혼 후 재혼인신고를 거쳐야 한다.
혼인신고가 아닌 출생신고를 할 때 누구 성을 따를 지 선택하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4월 출생신고 시 자녀 성을 협의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국회에선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은주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한편, '엄마 성 물려주기'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분분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게시판에 따르면 직장인 A씨는 "여자친구가 결혼하면 자녀 성을 자신의 성씨로 하자고 한다"며 "시대가 변했지만 변화의 중심이 되고 싶지는 않아서 고민"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자녀들이 받게 될 선입견도 생각해야 한다", "굳이 내 자녀로 그런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다", "엄마 성씨를 물려 준 지인 말로는 애들 학년 바뀔 때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물어본다더라" 등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반면 "당사자가 내 자녀라면 이해시킬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점점 늘어나면 나중에는 보편화되지 않을까"라며 과도기일 뿐 희망적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공무원 B씨는 "어쩌다 한 두명에서 열 명 되고, 수백명이 된 것"이라며 "비혼이나 남성 육아휴직 같은 단어도 처음엔 어색했다. 널리 쓰인 게 5년 정도 됐나. 그런 사람들도 있다는 게 언론을 통해 증폭되면 어느 순간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늘어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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