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메타인지가 뜬다]<하>현직 초등교사가 알려주는 메타인지 학습법

등록 2022.04.11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초등 메타인지, 글쓰기로 키워라’ 저자, 학교현장서 메타인지 학습법 접목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메타인지 반복 경험 중요”

“장기적 관점에서 공부체력 증진에 접근해야” 학생·학부모에 조언

[수원=뉴시스] ‘초등 메타인지, 글쓰기로 키워라’ 저자 김민아 교사. 2022.04.08. (사진=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초등 메타인지, 글쓰기로 키워라’ 저자 김민아 교사. 2022.04.08. (사진=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메타인지 학습법은 최근 국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에게 아직까지는 사실 생소한 개념에 가깝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말처럼 누구나 각자 성향에 맞는 학습 방식은 있을지언정 어느 공부법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 있는 영역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부에 투자한 시간 대비 좀 더 높은 학습 성취도를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것이다. 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메타인지는 교육·출판시장에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가면서 이를 소개하는 서적도 출간되고 있다. 민간 교육기업에서도 메타인지를 활용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아이들의 성적 향상에 보탬이 되려고 한다.

현직 초등교사인 김민아 교사도 일선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메타인지’에 주목했다. ‘초등 메타인지, 글쓰기로 키워라’를 쓴 저자이기도 한 그는 마치 만능열쇠인 것처럼 당장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도구로서가 아닌 장기적으로 자녀의 공부체력을 길러주는 데 메타인지 학습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취재진은 김 교사에게 ‘메타인지 학습법’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달라고 문의했다. 다음은 서면으로 진행한 김 교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메타인지 학습법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메타인지가 무엇인지 알려준다면.

“메타인지의 메타는 ‘~를 넘어’라는 뜻이다. 즉 인지를 넘어선, 인지에 대한 인지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나의 생각하는 과정을 한 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메타인지가 발달하면 자기 조절이 가능해진다. 자기 조절력, 즉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은 공부를 잘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메타인지 학습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선 학교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에게 메타인지 교수법을 통해 수업을 진행한다고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지 소개해달라.

“학교 현장에서 메타인지를 기르기 위한 방법을 뇌과학적인 접근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메타인지를 기르기 위해서는 메타인지 과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의 교육을 한다는 의미다. 머릿속의 두루뭉술한 생각은 밖으로 꺼내야 내 생각에 대해 판단하기 좋다. 그래서 출력하는 연습을 많이 한다. 토론이나 글쓰기가 그 방법이다. 저도 학급에서 독서토론이나 일상 문제에 대한 토론을 자주 하고 있고 글쓰기도 매일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 학습 메타인지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이 ‘배움공책’이다. 배운 내용을 구조화하여 요약 정리하고 핵심어를 찾는 것이다. 이 공책을 작성하면서 아이들은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알기 위해 교과서를 찾아보거나 주변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기주도적 학습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일 년 동안 꾸준히 하니 구조화하는 능력도 생겼고 성적 또한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일 메타인지 학습법으로 수업을 한다면 학생들이 받아들이는 반응이 어떤가.

“스마트폰과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이 배운 내용을 떠올리고 적절한 단어를 골라 정리해서 글로 쓴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그래서 처음에 많이 힘들어했고 결과물 또한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학년 말에 후기를 들어보니 스스로 정리하고 모르는 것을 찾아보며 알아가는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꼈고 다음 시간에 공부할 때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공부할 때 구조화해 어떻게 정리할지 머릿속에 그려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다른 학교에서도 메타인지 교수법을 활용한다면 어떤 점에 주안해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업을 진행하면 되는가.

“‘메타인지’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지고 거창하게 생각될 수 있다. 저는 생각의 출력에 초점을 맞추고 일반 수업시간에 자연스럽게 말과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녹여서 하면 자연스럽게 메타인지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메타인지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매년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공통점을 찾게 됐다. 그냥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조절하며 하는 아이들이 뒷심 있는 진짜 공부를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가진 메타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메타인지 학습법이 효율적인 공부 방식을 찾는 학생들에게 어떤 점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효율성은 시간 대비 결과로 판가름이 난다. 자신이 아는 것이 뭔지, 모르는 것이 뭔지 정확히 분석하고 모르는 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은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학생들은 방향을 바르게 설정하고 가기 때문에 공부하는 데 시행착오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메타인지가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은 그냥 무작정 시작한다. 자신의 인지에서 원인과 결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기에 시행착오가 많다.”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메타인지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준다면.

“배운 것을 말과 글로 표현해보면 된다. 오늘 배운 것을 부모님이나 동생에게 설명한다. 말로 하다 보면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모르는 것이 가려져 말이 막히기도 한다. 그러면 다시 공부하고 정리하면 된다. 글도 완전히 알지 못하면 쓰다가 막히게 된다. 무작정 공부하는 것보다 아는 것은 잘 조직화하고 모르는 것은 채워가는 공부는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어떤 자세로 학생과 학부모가 메타인지 학습법에 접근하고 이를 대해야 하는지 조언한다면.

“메타인지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고 생기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고 쉽게 포기할 수도 있다. 메타인지를 기르는 데 효과적인 글쓰기와 말하기에 중점을 두고 지도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성적보다 장기적으로 공부체력을 키울 수 있는 메타인지 교육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