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노동개혁 일방적…입법 막을것"[인터뷰]
근로시간·임금 개혁에 "왜곡된 논리, 설득 없어"
"화물연대 파업에 공권력 남발…후과 돌아갈 것"
"중대재해 로드맵, 기업 논리대로…균형감 잃어"
"정권 들러리 세우면 경사노위 탈퇴 언제든 결단"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빌딩 위원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2.15.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12/15/NISI20221215_0019593210_web.jpg?rnd=20221215120139)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빌딩 위원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2.15.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균형감을 잃었다"며 "노동을 지나치게 경쟁과 효율의 문제로 보고, 노동을 고립·적대시키는 정책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정책을 만드는 데 현장 노동자 의견을 듣지 않고 미래노동시장연구회를 만든 것에서부터 이미 노동을 대하는 태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면서 노동자 선택권이라는 왜곡된 논리를 내세우고, 노동자를 경쟁시키는 직무성과급 도입에 대한 설득 노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탈퇴 가능성을 내비쳤던 김 위원장은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발언보다는 정권의 의도를 파악해 영리하게 대응하겠다"면서도 "노동을 정권의 들러리로 세우는 게 드러나면 언제든지 결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 요지다.
-노동시장 개혁 입법안을 논의하는 전문가 논의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최근 근로시간·임금제도 개혁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 내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노동시간을 유연화해 퇴행적인 장시간 노동으로 가고 있다. 그러면서 노동자 스스로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왜곡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현실에서 자기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노동자가 얼마나 되나. 노조 조직률을 떠나서 노동자들은 결정권을 갖지 못하고 사용자 힘에 밀려서 어거지로 동의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지 않나.
그리고 임금체계 개편에서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노동자를 경쟁시키겠다는 거 아닌가. 노동계가 오랫동안 저항해왔던 문제고, 저항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런 것에 대한 설득 노력도 없이 정부가 선정한 전문가 의견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노동계는 재검토를 요구하는데 정부는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고 한다. 한국노총은 어떻게 대응할 건가.
"윤석열 정권에 기대할 거라고는 이런 나쁜 정책조차도 추진할 능력이 없는 정권이라는 거다. 연구회 권고안은 입법과 관련된 사안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정권이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할 수 없다. 법안 개정, 입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국회 투쟁과 협상을 통해서 저지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 또 윤석열 정권의 노동정책이 얼마나 나쁜 정책인지 현장을 교육하고 일반 여론에도 충분히 알려 결집시키겠다. 공공 부문에 밀어붙이는 것은 조직의 힘으로 단호하게 막겠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대응을 두고 '법과 원칙의 승리'라고 자평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정부가 애초에 했던 약속도 안 지키고 힘으로 찍어눌러서 파업을 철회시켰다. 그게 어떻게 법과 원칙의 승리인지 동의할 수 없다. 실제로 불법이라 화물연대의 누군가가 구속됐나. 정부는 화물연대를 노동자로 보지 않는다. 그러면 파업도 아니고 불법 파업은 더군다나 있을 수도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고 국민 지지를 받으니까 당장은 힘으로 눌러서 정권에 이득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윤석열 정권에 엄청난 부담이 될 거라고 본다. 공권력을 사용하거나 명령을 발동할 때는 신중해야 하는데 너무 남발했다. 나중에 굉장한 후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6월 파업과 달리 이번에는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다. 한편에서는 노조 혐오감이 숙제로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혐오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노조가 진짜로 부정적 여론을 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면 성찰해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혐오와 진영논리에 따른 혐오라면 그걸 의식하고 행동이 움츠러들어서는 안 된다.
제 주변에도 파업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너무나 힘든 삶을 사는 노동자들이 많고, 그래서 자기보다 조금 더 낫거나 조직을 갖고 저항이라도 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 같다. 근본적인 반감을 힘 있는 자들을 향해 직접 표출하지 못하니까 이런 노동자들한테 투사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윤석열 정부 들어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은 어떻게 보고 있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은 예방과 자율규제 논리를 깔고 있다. 전형적으로 기업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정부가 그대로 가져 왔다. 정부가 균형 잡힌 역할을 해야지 자본가들과 똑같은 입장을 가지고 접근을 하나. 노동자 안전교육 강화는 일견 계도인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의 책임을 노동자의 안전의식 미흡이나 책임으로 돌리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고 본다.
노동자도 산업안전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노동자가 현장의 산업안전 문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시간이나 활동을 보장하는 법적 장치나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 이런 것은 보완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한다."
-고용부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기업이 처벌 회피에만 주력해 법무 대응을 늘릴 뿐, 실질적인 안전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산업재해가 줄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법 시행을 얼마 해보지 않고도 무력화시키려고 하는 것 자체가 개탄스럽다. 아무리 잘 만들고 좋은 취지를 갖고 있는 법이라도 부작용이 일정 정도 있다. 그것 때문에 법의 취지를 퇴색시키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대기업은 더 많은 이익 확보를 위해 산업안전을 소홀히 해서 문제가 되지만, 안전에 많은 투자를 하면 이익 보장조차 안 되는 열악한 50인 미만 중소사업장도 많다. 정부가 이런 곳에 산업안전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재정이든 행정력이든 적극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빌딩 위원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2.15.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12/15/NISI20221215_0019593213_web.jpg?rnd=20221215120139)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빌딩 위원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2.15. [email protected]
"국민들 눈에는 기회주의자처럼 비친다. 계산하는 정치에 빠져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정강·정책에 부합하고 국민과 약자를 위해서 필요한 입법이라면 눈치보지 않고 밀고 나가는 신념있는 정당이 필요하다. 그게 당에 도움이 될 거라고 충고하고 싶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을 바라보는 한국노총 내부 여론은 어떤가.
"부정적 여론이 너무 크다. 당장 경사노위에서 탈퇴하라거나 김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대통령이 사퇴 안 시키면 바로 탈퇴하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한국노총 선거도 있고 대화를 의욕적으로 해나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모색, 탐색하는 기간이라 본다."
-경사노위에서 사실상 노동계를 대표하고 있는 한국노총이 정말로 탈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
"경사노위에서 중요한 의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고 유일한 사회적 대화 통로라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 김 위원장 발언보다도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떤지, 경사노위를 어떻게 활용하려는지 면밀히 파악해서 영리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노총이 탈퇴할 수 있겠냐고 하지만 정권의 정책을 마사지하는 데 한국노총을 들러리로 세우고, 계속 그 수장이 노동 혐오를 조장하는 사용자측 행보를 보인다면 우리가 아무리 참여하고 싶어도 못하는 거 아닌가. 언제든지 결단할 수 있다."
-한국노총 위원장 재선에 도전한다. 어떤 각오로 출마하나.
"제1노총 지위를 회복했고, 대선이나 총선 과정에서도 현장 의견을 반영해 주도적 선택을 하면서 조합원들과 신뢰를 쌓았다. 실패든 성공이든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그런 신뢰와 자산을 바탕으로 많은 일을 하고 싶다.
윤석열 정권으로부터 노동이 지켜야 할 것을 확실히 지키기 위해 현장의 힘을 모아서 선명히 맞서겠다. '김동명' 하면 적어도 권력과 결탁해 야합하거나 노동의 권리를 저하시키는 합의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갖고 있을 거라 보고, 저 또한 그것만큼은 확고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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