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지원 문 열렸지만…"문과 불리는 여전"
17개 대학, 고2부터 수능 선택과목 제한 없애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 응시자도 의대 지원가능
교육 전문가…"기회는 주되 획득 어려운 구조"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3학년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23일 오전 울산 남구 강남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2023.03.23. bb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3/23/NISI20230323_0019831532_web.jpg?rnd=20230323111817)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3학년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23일 오전 울산 남구 강남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2023.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2년 전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취지를 살리고자 일부 대학이 '확률과 통계'를 치른 문과생도 이과 학과에 지원할 수 있도록 선택과목 제한을 없앴지만, 표준점수 구도가 기울어져 있어 문과 수험생이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은 전날 4년제 대학 196곳의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17개 대학이 2025학년도 대입부터 수능 선택과목 지원 자격 제한을 없앤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 고3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도 성균관대, 서강대 등이 선택과목 지원 자격 제한을 폐지했는데, 현 고2가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는 그 수가 더 늘어나는 것이다.
선택과목 지원 자격 제한은 문·이과 통합수능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당초 통합수능은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 2개, 수학 3개 선택과목 중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목을 선택해 치르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대학에서 이공계 및 의약학계열에 지원하려면 수학 미적분·기하 및 과학탐구를 꼭 치러야 한다는 제한을 걸면서 사실상 문·이과 학생이 구분됐다.
고교 수업은 문·이과가 통합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진행하는데, 대입에서는 수학 '확률과 통계'를 치르면 문과, 미적분·기하를 치르면 이과로 구분되는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국고 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정에 유리하려면 문·이과 통합수능 취지에 맞는 전형을 운영하도록 해 선택과목 제한 완화를 유도했다.
그 결과 연세대, 중앙대 등 17개 대학이 선택과목 지원 자격 제한을 없애기로 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수학 미적분을 치른 이과생이 유리한 표준점수를 무기로 경영학과 등 인문계 학과에 지원하는 '문과 침공'이 문제가 됐지만, 반대로 '확률과 통계'를 치른 문과생이 의대에 지원해 이과생 자리를 뺏는 경우는 일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이과생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145점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문과생의 표준점수 만점인 142점보다 3점 더 높았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입시업계에서는 같은 원점수라도 '확률과 통계'보다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높게 산출된다고 본다.
이 때문에 '확률과 통계'를 치른 문과생이 이공계 및 의약학계열에 지원하면 표준점수 경쟁에서 밀려 불합격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는 반응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를 "기회는 주되 획득은 어려운 구조"라고 표현했다.
이 소장은 "미적분과 과학탐구의 필수 반영을 폐지해도 조정 표준점수에 의해서 사실상 미적분의 표준점수가 높게 산출되기 때문에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인문계생들에게는 여전히 불리한 구조"라며 "미적분의 표준점수가 높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가산점까지 주게 되면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불리함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생의 이과 지원 가능성이 열렸지만, 문과생 수학은 여전히 불리하다"며 "문과 중상위~최상위권에서 미적분을 선택하는 문과 학생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