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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딛고 돌아와 더 강해졌다…리그 지배한 국민은행 박지수

등록 2024.02.14 2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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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부상 등으로 지난 시즌 9경기 출전 그쳐

올 시즌 복귀해 맹위…KB국민은행 우승 이끌어

[서울=뉴시스] 여자프로농구 청주 KB국민은행의 박지수. (사진 = W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여자프로농구 청주 KB국민은행의 박지수. (사진 = W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김희준 기자 = 시련을 딛고 돌아와 더욱 강해졌다. 여자프로농구 청주 KB국민은행의 '기둥' 박지수가 팀을 2시즌 만에 정규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KB국민은행은 1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와의 홈경기에서 68-60으로 승리했다.

13연승을 내달리며 24승 2패를 기록한 KB국민은행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남은 4경기를 모두 지고, 2위 아산 우리은행(19승 6패)이 5경기를 모두 이겨도 순위는 뒤집어지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이 정규리그에서 정상에 선 것은 2002년 겨울리그, 2006년 여름리그, 2018~2019시즌, 2021~2022시즌에 이어 통산 5번째다.
 
왕좌 탈환의 중심에 박지수가 있었다.

박지수는 평균 득점(20.9점), 리바운드(15.7개), 블록슛(1.7개), 2점슛 성공률(60.1%) 부문에서 1위를 휩쓸며 위력을 한껏 과시했다.

리그를 완전히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1~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는 모두 박지수의 차지였다. 사상 최초의 일이다.

여왕의 귀환을 알리는 활약이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B국민은행 지명을 받을 때부터 한국 여자 농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받았던 박지수는 2018~2019시즌 데뷔 첫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역대 최연소 수상이었다.

2020~2021시즌, 2021~2022시즌에는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자랑했다.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득점, 리바운드, 2점 야투율, 베스트5, 윤덕주상(공헌도 1위), 우수수비선수상, MVP를 휩쓸면서 7관왕에 등극했다.

2020~2021시즌 평균 22.3득점 15.2리바운드 4어시스트 2.5블록슛 괴력을 뽐낸 박지수는 KB국민은행이 우리은행에 밀려 정규리그 2위가 됐음에도 MVP를 품에 안았다. 정규리그 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박지수가 역대 두 번째였다.

2021~2022시즌에도 평균 21.2득점 14.4리바운드 4.8어시스트 1.8블록슛으로 활약해 만장일치로 MVP를 받았다.

그대로 여자프로농구는 '박지수 시대'가 이어지는 듯 했지만, 2022~2023시즌에는 달랐다.

박지수는 2021~2022시즌을 마친 뒤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고, 2022~2023시즌 초반 자리를 비웠다. 

개막 후 두 달 가까이 지난 2022년 12월 중순 복귀한 박지수는 점차 예전 기량을 찾아가는 듯 했으나 지난해 2월초에는 손가락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2022~2023시즌 박지수는 9경기 출전에 그쳤다.

박지수가 빠진 KB국민은행의 성적도 좋지 못했다. 박지수가 MVP를 받은 2018~2019시즌, 2021~2022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KB국민은행은 지난 시즌 5위에 그쳐 플레이오프에도 나서지 못했다.

시련과 아픔을 이겨낸, '건강한' 박지수는 한 뼘 더 자랐다.

높이와 파워에서는 최고로 꼽혔던 박지수가 노련함과 단단한 멘털까지 장착했다는 평가다. 경기 흐름을 읽는 눈이 좋아져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가 한층 농익었고, 외곽슛 능력까지 끌어올리면서 좀처럼 막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기록으로도 이는 드러났다. 2021~2022시즌 22.2%에 불과했던 3점슛 성공률이 올 시즌에는 36.4%까지 올라왔다. 또 평균 5.6어시스트로 데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김완수 KB국민은행 감독은 "같은 팀 지도자로서 박지수를 볼 때마다 놀란다. '저게 가능한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경험이 쌓이면서 요령이 생기고, 성숙해지면서 팀 플레이에도 젖어들었다. 지난 시즌 제대로 뛰지 못해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수와 KB국민은행은 이제 통합 우승을 바라본다. 박지수는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2018~2019시즌, 2021~2022시즌에는 통합 우승의 기쁨도 함께 누렸다.

지난 시즌 자신이 빠진 가운데 팀이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했던 박지수의 통합 우승을 향한 각오는 더욱 단단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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