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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동상 불지르고, 냄비 난타…베네수엘라 이틀째 대선 불복 시위(종합)

등록 2024.07.31 10:06:48수정 2024.07.31 10: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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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시위대 볼리바르혁명 상징 차베스 동상 파괴

시위대·경찰 충돌로 700여 명 구금…사상자 늘어나


[발렌시아=AP/뉴시스] 30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발렌시아에서 한 시민이 대선 불복 시위대에 의해 파괴된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동상을 바라 보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700명이 구금되고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발렌시아=AP/뉴시스] 30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발렌시아에서 한 시민이 대선 불복 시위대에 의해 파괴된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동상을 바라 보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700명이 구금되고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이윤희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30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유엔 사무소 앞에서는 수천 명이 집결해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의 대선 승리를 기념하는 집회가 개최됐다.

야권 지도자들은 지지자들이 침착함을 유지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벌이도록 계속 독려하고 있다.

강경 진압에 대비해 평화시위라는 명분을 내세우려는 모습이다. 곤살레스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가안보군을 겨냥, "7월28일 울려 퍼진 국민들의 의지를 존중하고, 평화시위에 대한 억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 개표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지난 28일 대선 종료 6시간 만에 마두로 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디슨리서치의 출구 조사에서는 곤살레스 후보가 65%의 예상 득표율로 마두로 대통령(31%)을 압도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들은 거리에서 냄비를 두드리며 '카세롤라소(Cacerolazo)' 시위를 벌였고,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들을 쓰러뜨렸다. 카세롤라소 시위는 냄비·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을 두들기는 중남미 특유의 시위 방식이다.

카라카스 외곽 해변 도시 라과이라에서는 시민들이 전날 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2017년에 세운 차베스 동상을 깨부쉈다. 동상 받침대만 남은 채 주변에는 뒤틀린 철근과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일부 동상은 상반신이 불태워져 있었다.

체포될 것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한 시위자는 "동상 파괴는 그들(마두로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카스=AP/뉴시스] 29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시위 참가자가 냄비를 두드리며 '카세롤라소' 시위를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선을 둘러싼 부정·불공정 정황이 쏟아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유권자들의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2024.07.30.

[카라카스=AP/뉴시스] 29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시위 참가자가 냄비를 두드리며 '카세롤라소' 시위를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선을 둘러싼 부정·불공정 정황이 쏟아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유권자들의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2024.07.30.

베네수엘라 볼리바르혁명(반미 사회혁명)의 주역인 차베스 동상이 훼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2019년 반(反) 정부 시위 때도 차베스 동상이 시민들에 의해 파괴됐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사상자도 늘어나고 있다.

경찰이 행진하던 시위대를 막아서면서 난투극이 벌어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시위대는 돌과 물건을 던지면서 충돌이 격화됐다고 한다.

타렉 윌리엄 사브 베네수엘라 법무장관은 시위대 700여 명을 구금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군인과 경찰 4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이날 밝혔다.

반면 비정부기구(NGO)인 포로 페날은 SNS를 통해 이날 오전 기준 시위대 중 132명이 체포됐고, 6명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9일 TV로 중계된 대국민연설에서 시위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마음에 품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만약 이들이 권력을 잡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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