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오 강철원 "푸바오 만남이 영화 된다니 안 믿겨요"
'바오패밀리' 일상 그린 다큐멘터리
강철원 등 주키퍼들 일상도 함께 담겨
"푸바오 보내기 전 감정기복 심해져"
푸바오와 3개월만에 재회 순간 담아
"푸바오 팬 아니어도 재밌게 볼 영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강철원 사육사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안녕, 할부지'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8.08. [email protected]
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할부지'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강철원 주키퍼(사육사)는 "푸바오를 통해서 여러 책도 써보고, TV에도 나가고, 유튜브도 했는데 영화를 찍는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바오 패밀리도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바오는 2020년 7월20일 아이바오와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안녕, 할부지'는 아이바오·러바오가 용인 에버랜드로 온 순간부터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되는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푸바오 그리고 아이바오·러바오의 딸 루이바오·후이바오를 비롯한 '바오 패밀리'의 모습을 그렸다. 연출은 심형준 감독이 맡았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강철원 사육사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안녕, 할부지' 제작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08.08. [email protected]
◇"푸바오는 응석쟁이"
이날 강 주키퍼는 영화에 담긴 바오패밀리의 특징과 성격을 하나 하나 소개했다. 그는 "푸바오는 저나 아이바오에게 응석을 부리고, 항상 함께하기를 바라는 느낌이었다. 아이바오와 제가 (아기 판다를 키우는 게) 처음이어서 잘못될까봐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더 애지중지 아끼고 진심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바오는 내향적이면서도 정을 주고 나면 깊은 관계가 되는 친구다. 러바오는 삐져도 금방 돌아오는, 누구나 좋아할만한 성격"이라고 말했다.
쌍둥이 루이바오·후이바오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강 주키퍼는 "루이바오는 장난기가 덜하지만 모든 성장 단계에서 후이바오보다 빨랐다. 역시 언니구나 싶었다. 반면 후이바오는 장난기가 심하고 과격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강철원 사육사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안녕, 할부지'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8.08. [email protected]
◇바오패밀리 못지 않은 주키퍼들의 케미스트리
영화는 바오 패밀리를 돌봐준 강철원·송영관·오승희 주키퍼의 일상도 그렸다. 심 감독은 그만큼 세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큰 역할을 했다며 "세 분은 어벤져스급 밸런스를 보여줬다. 이렇게 좋은 팀이 어떻게 구성됐을까 싶었다"고 했다.
강 주키퍼는 "제가 '판다월드'에서 묵직한 역할이라면, 송영관 주키퍼는 묵직한 분위기를 재미있게 바꿔줬다. 손재주가 좋아 바오패밀리에게 무언가를 잘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오승희 주키퍼에 대해서는 "너무 예쁘고 귀엽고, 천진난만하다.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고, 루이바오·후이바오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심형준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안녕, 할부지'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8.08. [email protected]
◇"어머니 돌아가셨지만…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푸바오는 지난 4월3일 중국으로 반환됐다.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이언트 판다는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협약에 따랐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가 떠난다는 날짜가 정해지기 전부터 푸바오와 이별을 전제하고 있었다"면서 "이별하고 나서 '더 잘해줄 걸'이라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고 나 자신과 약속했는데, 날짜가 다가올수록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직전에 어머니를 여의게 되면서 감정이 중첩됐다. 이런 상황에서 푸바오를 보내기 위해 중국에 함께 가는 것이 납득될 수 있나 고민했다. 그럼에도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도 그것을 원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강 주키퍼 어머니는 푸바오가 반환되기 하루 전 세상을 떠났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강철원 사육사, 심형준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안녕, 할부지'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있다. 2024.08.08. [email protected]
◇푸바오와의 재회 순간도 담아
강 주키퍼는 푸바오가 떠난지 3개월만인 지난달 4~5일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선수핑 기지를 찾아 푸바오와 재회했다. 영화는 이 순간도 담았다. 심 감독은 그 날을 회상하며 "저 멀리 있는 푸바오에게 다가가는 강 주키퍼의 뒷모습을 담았는데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그 장면이 제일 설렜다"고 했다.
강 주키퍼 역시 당시를 떠올리며 "원래 걸음이 빠른데, 그 때 더 빨랐다고 한다. 마음이 급했다. 빨리 가서 보고싶었다"며 "한편으로 너무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하면 푸바오가 적응하는데 또 다른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귀환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 푸바오가 판다월드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거쳐왔던 환경에서 노는 모습과 새로운 환경은 많이 다르다"며 "푸바오는 잘 적응하고 굉장히 잘 할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가 직접 보고 나서 말씀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제가 갔을 당시에는 푸바오가 다 적응하지 못하고 그 단계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적응을 거의 마치고 멋진 '판생(판다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강철원 사육사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안녕, 할부지'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8.08. [email protected]
◇"푸바오 팬 아니어도 재미있게 볼 것"
영상으로 채 담지 못한 장면들은 상상력으로 채웠다. 심 감독은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사실 몇 년에 한 번씩 잠깐 만나는 사이다. 그들의 투샷을 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이것을 애니메이션 감독과 '그들이 정말 사랑했으면 이렇게 데이트 했을 것이다'라고 상상해서 표현했다"고 했다.
이어 심 감독은 "이미 너무 많은 매체에서 바오패밀리가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나는 여기서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가'라고 고민했다. 그 결과 다큐멘터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큐멘터리는 장르 상 그들(바오패밀리)의 이야기에 더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나중에는 주키퍼들도 (촬영 과정을) 흔쾌히 허락해줬다. 그게 이 영화의 차별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푸바오 팬분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주키퍼도 "요즘 판다월드에 젊은 분들이 부모님을, 엄마들이 아이들을 많이 데리고 온다. 그만큼 부모님, 아이들과 함께 해도 감성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안녕, 할부지'는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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