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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2개월 동안 논의 한 번 없어…연내 통과 사실상 무산

등록 2024.11.03 10:00:00수정 2024.11.03 10: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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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금개혁안 발표 후 두 달 동안 논의 없어

첫 회의 일정도 잡지 않아…특위 구성 이견 여전

尹 연금개혁 속도 주문…정기국회 통과 힘들 듯

"연내 합의안 도출 어려워…내년까지 충분 논의"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9.04.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9.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정치권의 논의는 좀처럼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개혁안을 다룰 협의체 구성부터 여야 간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본격적인 논의까지는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4일 연금개혁안을 발표한 이후 두 달 동안 여야 간의 논의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연금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만 할 뿐, 첫 회의 일정도 아직 잡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여당이라도 먼저 정부로부터 개혁안을 보고 받기로 했다가 이마저도 밀렸다.

앞서 정부는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단계적으로 13%까지 올리고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2%로 유지하는 연금개혁안을 발표했다. 중장년과 청년층의 형평성을 고려해 세대별 보험료를 다르게 하고 가입자 수와 기대여명에 따라 연금 인상액이 조정되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안이 발표되자 여야의 반응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여당은 미래세대 부담을 줄이고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지만, 야당은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고 소득 보장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여야 모두 연금개혁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개혁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협의체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소위를 꾸려 연금개혁안을 논의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여당인 국민의 힘은 특위 등 별도의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연금개혁을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의 협조가 필요한데, 이를 복지위원회 소위에서 논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작부터 삐걱거리면서 본격적인 논의 또한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여야 간의 입장 차가 첨예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골자로 한 모수개혁, 자동조정장치, 세대 간 보험료 차등화 등을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당 관계자는 "모수개혁이든, 구조개혁이든 어느 장(場)에서 논의할지 결정돼야 구체적인 내용이 오갈 수 있다"며 "연금개혁특위 구성 자체가 협의가 안 됐기 때문에 야당에서 어떤 제안을 하든 간에 검토할 수 있는 기구가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특위만 동의하면 구성은 야당이 주장하는 내용을 받아들일 용의도 있다"고 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채상병 특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을 둘러싼 여야 간의 갈등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연금개혁 논의를 위한 협치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2024.09.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2024.09.05. [email protected]


정치권의 연금개혁 논의가 멈추면서 연내 국회 통과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대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두 달, 4대(의료·연금·노동·교육) 개혁의 추진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 핵심 사업들이 연내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협의체도 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기국회 내 여야 합의안을 마련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07년 이후 17년 만에 개혁안에 손을 대는 만큼 성급하게 합의안을 마련했다가 '졸속 심사'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정기국회 내 연금개혁 여야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무조건 정기국회 안에서 마무리하자고 하면 '졸속 심사'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년까지 충분한 논의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합의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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