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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황민현, 새로운 매력…스터디그룹 인생캐"

등록 2025.01.2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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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스터디그룹' 이장훈 감독…첫 OTT 연출

황민현 군입대…제작발표회도 못 열어

"작품 힘으로 살아남아야…입소문 타길"

"황민현 광기, 눈빛·액션 연기 기대이상"

3개월간 1500명 오디션·신인 발견 재미

힙합곡 OST 사용 "오락물로 재미있길"

이장훈 감독

이장훈 감독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주연인 그룹 '뉴이스트' 황민현(29)이 군입대 해 제작발표회조차 열지 못했다. 그 외 배우들은 대부분 신인으로 캐스팅, 홍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장훈(51) 감독 홀로 인터뷰에 나서 왠지 쓸쓸해 보였지만, 작품을 향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티빙 '스터디그룹'이다. "(황민현 전역 후인) 1년 뒤로 공개 시기를 미룰 수는 없었다"며 "작품의 힘으로 부딪혀 볼 것"이라고 각오했다. 그간 황민현은 부족한 연기력으로 혹평을 받기도 했는데, 이 감독은 "이번엔 인생 캐릭터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에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듣긴 했지만, 첫 미팅 후 '되겠다' 싶었다. 외모 분위기는 물론 이해력도 좋았다. 캐릭터와 신, 상황 등을 이해하는 능력이 굉장히 좋아서 놀랐다. 캐릭터를 구현하는, 연기적인 센스도 좋았다. 원래 매력을 가민이에게 잘 매치하면 인생캐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내가 황민현을 만난 것도 운이 좋았지만, 이 친구도 이 작품을 만나 운이 좋지 않나 싶다. 찰떡이다. '황민현에게 이런 매력도 있구나'라며 놀라워 할 것 같다."

이 드라마는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 실력만 뛰어난 '윤가민'(황민현)이 지상 최악의 학교 유성공고에서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동명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황민현은 지난해 3월 촬영을 마친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이다. 제작사로부터 황민현 추천을 받았고, 사진을 봤을 때부터 "가민과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황민현은 가민의 매력을 풍성하게 해줬다. 특히 안경 쓰거나 벗었을 때 눈빛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극찬했다.

"눈빛에 광기가 가득하다. 상대방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말하는 습관이 있더라. 독특했다"며 "엄마한테 어렸을 때부터 '사람이 얘기하면 똑바로 쳐다 보라'는 교육을 받았다고 하더라. 말투 등도 감명 깊었고, 사람 자체가 맑았다. 개인적으로 배우의 매력을 어떻게든 캐릭터로 가져오는 걸 좋아한다. 이런 부분을 캐릭터로 살리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황민현의 액션 능력도 엿볼 수 있다. "아이돌 출신이라서 액션 습득 능력이 빠르다. 모니터 하면서도 '액션 선이 정말 예쁘다' 싶었다. 몸을 쓰는 자체가 예쁘다"며 "다리가 잘 안 찢어져서 많이 고생했다. 유연성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발치기도 부족함 없이 잘 표현했다. 성실함은 기본이었다"고 설명했다. "가끔 카톡하고 있다"면서 "예전에 4부까지 편집본을 보여줬는데, 되게 좋아했다. 흥분하면서 집에 갔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황민현

황민현


OTT 작업은 처음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 '기적'(2021) 등을 연출했다. 기적을 끝낸 후 코로나19가 유행, 영화 제작사도 대부분 시리즈물을 준비했다며 "스터디그룹은 제안 받은 작품 중 가장 눈에 띄었다"고 귀띔했다. "심플한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고, 액션도 하고 싶었다. 딱 맞아 떨어졌다. 캐릭터도 매력있고 액션도 실컷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겪었다. 총 10부작으로 분량이 많진 않았다. TV채널 드라마와 영화의 중간이라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는 감독이 모든 걸 다 컨트롤하는 여건이 된다면, 시리즈물은 워낙 많다 보니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 조금씩 내려놓으면서 나눠줬다"며 "처음엔 내가 짊어질 짐을 나눠주는 게 생소했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B팀 운영하는 것도 굳이 해야 되나 했는데, 나중에는 내가 'B팀 하자'고 했다. '이런 시스템이 될 수 밖에 없구나'라고 이해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3개월간 오디션을 봤고, 약 1500명이 경쟁했다. 그중 차우민(24)과 이종현(26), 신수현(28), 윤상정(27), 공도유(31) 등을 캐스팅했다. 신인들로 채우는 게 부담됐지만 "원작 캐릭터 자체가 매력있었다. 익숙한 배우 이미지와 섞는 것보다 새로운 인물을 캐스팅, 캐릭터 매력을 최대한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짚었다. "학생으로 나오는 배우들은 거의 100% 오디션으로 뽑았다"며 "보통 캐스팅디렉터가 주는 프로필, 영상 등을 보는데, 나도 그렇게 시작했다가 도저히 성에 안 차서 공개 오디션을 했다. 제작사에서 필름메이커에 올리고, 캐디를 통해 매니지먼트사에 프로필 초자 없는 연습생까지 싹 다 긁어서 보내 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내가 원하는 대로 캐스팅했다. 역할을 한정 짓지 않고, 매력있는 배우를 찜했다. 이후 어느 역할에 맞을지 매칭했다. 보석들이 하나씩 발견됐다. 마치 전쟁 나가기 전 무기를 잔뜩 비축한 느낌이라서 든든했다. 스터디그룹 친구들은 물론 극본에 학생1·2·3으로 나온 친구들도 뽑아 놓고 보니 매력 있어서 역할을 키워줬다. 예고편과 1·2회에서 학생 3명이서 계속 쫑알쫑알 수다 떠는 장면이 나오는데, 본인 매력으로 역할을 키운 거다. 한 명, 한 명 다 소중하다. 상업영화에선 이렇게 많은 신인을 데리고 할 수 없어서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원없이 오디션을 봤다."

원작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갔다. 웹툰은 시즌3까지 나와 방대해 인물을 추릴 수밖에 없었다. "에피소드도 다 살릴 수는 없었다. 걷어내는 정도의 작업이었지, 다른 방향으로 가진 않았다"면서 "원작 속 중요한 빌런이 빠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뒤에 다시 나오는 것도 있다. 원작 팬들이 '생각보다 잘 살렸네'라고 하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다.
[인터뷰]"황민현, 새로운 매력…스터디그룹 인생캐"

원작은 15세 관람가지만, 이 드라마는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어쨌든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19세 이상 관람가는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극본 작업할 때부터 폭력, 일진 미화는 조심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학원물을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이유가 있다. 괴롭히는 장면을 보면서 견디는 게 너무 힘들더라"면서 "원작에선 그런 고통스러운 시간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진짜 있을 법한 이야기로 그려서 공감되는 게 아니라, 약간 판타지, 비현실적으로 밀어 부치더라. 아예 더 만화적으로 만들되 짧지만 빌런의 악함 강도를 높여 물리쳤을 때 통쾌함을 주고 싶었다"고 바랐다.

"학원물을 시작할 때부터 하고 싶지 않았던 게 명확했다. 청소년, 학교의 문제를 고발해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하고 싶진 않았다. 오로지 오락물로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최대한 충실하게 수행했다. 판타지 학원물이라서 심심풀이로 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힙합을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점도 흥미로웠다. 왠지 클래식을 더 좋아할 것처럼 보였지만, "전작들로 인해 내 이미지에 갇혀서 힘들었다"며 웃었다. "군더더기 있는 걸 싫어하고, 지루한 순간만 보여도 다 쳐내야 속이 편하다. '벌써 끝났어?'라고 하게끔 만들고 싶었다"면서 "OST에 힙합을 쓰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 OST 만드는 대표님도 힘들어했다. 오프닝과 엔딩은 무조건 힙합이어야 했다.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정했고, 내 사심을 채웠다. 힙합 음악이 어울리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정말 신났다"며 좋아라했다.

설 연휴에 OTT 신작들이 쏟아지는데, 이 감독은 "결국 작품이 재미있으면 알아줄 것"이라는 주의다. "입 소문을 타길 바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가민은 '원펀맨'처럼 절대 지지 않는 캐릭터다. '지면 어떡하지?'라며 조마조마하면서 보는 맛도 있지만, 이 작품은 지지 않을 거라고 안심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범죄도시' 마동석 같은 캐릭터다. 가민이 상대에 따라 힘이 점점 세지면서 봉인해제한다. 공개 후 '미쳤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작품 할때마다 '재미냐, 의미냐'고 하면 난 '100% 재미'라고 답한다. 나한테 최고의 찬사다. 힘든 현실을 잠시라도 잊고, 힐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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