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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잡고 강제로 키스" 女선수 '분통'…전 축구협회장은 혐의 부인

등록 2025.02.04 16:00:11수정 2025.02.04 18: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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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AP/뉴시스] 호주 시드니에서 거행된 여자월드컵축구대회에서 20일(현지시간) 스페인팀이 우승한 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시상식 장에서 알바 레돈도 선수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2023. 08.22.

[시드니=AP/뉴시스] 호주 시드니에서 거행된 여자월드컵축구대회에서 20일(현지시간) 스페인팀이 우승한 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시상식 장에서 알바 레돈도 선수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2023. 08.22.

[서울=뉴시스]이은재 인턴 기자 = 공식석상에서 선수에게 강제 입맞춤을 해 논란이 됐던 전 스페인 축구협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가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BBC는 3일(현지시각) 피해자인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헤니페르 에르모소가 최근 법정에서 루비알레스의 강제 키스에 대해 직접 증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르모소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 당시 루비알레스 전 회장이 자신에게 강제로 입맞춤한 행위에 대해 "키스를 허락한 적 없다. 여성으로서 존중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루비알레스는 내 귀를 잡고 갑자기 입을 맞췄다. 이후 스페인 축구협회는 나를 버렸고,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내 삶은 멈춘 것이나 다름없었다”며 "가족과 함께 마드리드를 떠나라는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스페인 검찰은 성폭행 혐의로 루비알레스에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루비알레스는 입맞춤이 에르모소의 동의로 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가짜 페미니즘이 만들어낸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결국 스페인 축구협회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루비알레스는 사건 직후 에르모소의 동료 3명에게 '합의에 의한 키스였다'고 말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은 2월 19일까지 진행된다.

[라스 로사스(스페인)=AP/뉴시스]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연맹 회장이 25일 스페인 라스 로사스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6일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연맹 회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FIFA 징계위원회는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선수의 동의 없이 강제로 키스한 것 등 그의 행동을 조사하고 있다. 2023.08.26.

[라스 로사스(스페인)=AP/뉴시스]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연맹 회장이 25일 스페인 라스 로사스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6일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연맹 회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FIFA 징계위원회는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선수의 동의 없이 강제로 키스한 것 등 그의 행동을 조사하고 있다. 2023.08.26.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3년 10월 공식 채널을 통해 "징계위원회는 루비알레스 전 회장이 FIFA 징계조항 13조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 3년간 국내 및 국제 차원의 모든 축구 관련 활동 금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BBC는 이에 대해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의 역사적 우승 순간을 무색하게 만든 스캔들”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스페인 선수들은 해당 사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보이콧을 선언했는데, 이는 협회 내부 개혁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스페인 사라고사 대학 정치학 교수 크리스티나 몽헤는 블룸버그 통신에 “스페인에는 여전히 성차별적인 문화가 존재하며 이는 매우 전통적이고 사회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며 “그 한 가지 예가 바로 축구 연맹”이라고 지적했다.

마드리드 비토리아 대학 하비에르 레돈도 교수는 루비알레스가 “자신을 페미니즘의 희생자로 묘사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은 “동의 없는 키스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 말라”며 “이는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의 일환”이라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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