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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열 한공회장 "지자체 민간위탁사업, 회계감사 의무화해야"

등록 2025.02.13 07:00:00수정 2025.02.13 07: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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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회, 비영리법인·공공부문 회계투명성 세미나

"간이 검증 절차론 부족…선진국은 회계감사 의무화"

이달 서울시의회 조례 개정 촉각

최운열 한공회장 "지자체 민간위탁사업, 회계감사 의무화해야"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민간위탁사업 결산에 대해 간이 검증 절차만 거치는 것은 회계 정보의 신뢰성을 크게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 기존의 엄격한 회계감사 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업의 회계 투명성 저하를 우려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최 회장이 직접 공공부문 회계 투명성에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건 최근 서울시를 시작으로 민간위탁사업 결산에 대한 '회계감사'를 보다 간이한 수준의 '결산서 검사'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서울시의회의 조례 개정은)정부의 보조금 부정 수급을 근절하기 위한 그동안의 관리·감독 강화 기조에 역행하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비영리·공공부문은 국민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오히려 영리 부문보다 더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서울시의회가 개회되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원래의 조례안대로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위탁사업·보조금이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이면 외부감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서울시의회는 민간위탁사업 결산 관리, 감독 관련 조례를 개정해 회계감사를 간이 검사로 변경하고 공인회계사가 아닌 세무사도 검사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개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대법원에 제소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심리 기각 판결을 내렸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회계감사를 받을지, 간이한 검사를 받을지는 재량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후 민간위탁사업비를 다시 회계감사하도록 원상복구하는 조례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이르면 이달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안 통과 여부에 한공회와 회계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비영리법인 및 공공부문의 회계투명성'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김범준 카톨릭대 교수 역시 "비영리법인 및 공공부문의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보조금 및 위탁사무업무에 대한 회계감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외부감사의 독립성과 객관성 측면에서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간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외부감사를 수행하기 위해선 피감기관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성을 가져야 하는데, 공인회계사는 공인회계사법, 외부감사법 등을 통해 독립성이 법규화돼있다. 반면 세무사의 독립성은 위임인과 수임인 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이 검사 형태로는 사업비를 통제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비영리법인 또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경우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공회는 비영리·공공부문의 회계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여 나가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우선 '비영리 통합 플랫폼'을 개설해 비영리 단체 및 공공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회계 교육과 컨설팅 강화 노력을 병행할 예정이다.

비영리부문 회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공익법인과 사학기관을 위한 감사실무교육과정을 개설해 감사인들에게 비영리 부문의 법률과 회계기준, 감사기준 및 실무사례를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한공회 관계자는 "한공회는 서울시 조례가 조속히 원상 회복돼 민간 위탁 관련 회계 투명성이 다시 확보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예정"이라며 "비영리·공공부문의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며 국민 등 이해관계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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