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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온라인 홍보에 5~6배 더…이게 바이포엠 방식"

등록 2025.03.06 06:02:00수정 2025.03.06 07: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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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일 바이포엠 영화·드라마 부문 이사

'소방관' 이어 '히트맨2' 흥행 성공 이어져

공고했던 5대 배급사 체제에 작은 균열

리스크 큰 작품 흥행에 영화계 관심 집중

이번엔 유아인 리스크 '승부'도 배급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사업부문 이사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바이포엠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0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사업부문 이사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바이포엠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젠 배급사 체제에 균열이 생기는 것 같아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역대 최악의 침체기를 경험한 한국영화계는 기존에 상수로 여겨졌던 요소들이 하나 둘 씩 변수로 전환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일단 관객수가 급감했다. 코로나 사태 직전 7년 간 연 2억명에 달했던 관객수는 반토막 났다. 성수기·비수기 구분이 무의미해지면서 배급 불확실성도 커졌다. 1000만 감독들이 연달아 고꾸라진 데서 알 수 있듯이 기존 한국영화 흥행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그리고 이젠 배급사 체제에도 변화가 들이닥치고 있다. 약 20년 간 한국영화를 이끌어 온 건 이른바 5대 배급사. 하지만 한국영화 부진이 수 년 간 지속되면서 일종의 시스템과도 같았던 이 공고한 체제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영화 최전성기였던 2017~2019년 3년 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0위 내엔 CJ ENM·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NEW가 배급하지 않은 작품은 단 한 편도 없었다. 하지만 2022년부터 2025년 2월까지 3년 2개월 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0위 내 배급사를 보면 CJ ENM·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NEW 외에 '범죄도시' 2~4편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와 공동 배급한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소방관'과 '히트맨2'를 올려놓은 바이포엠스튜디오가 새로 등장한 게 확인된다. 국내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이젠 배급사 체제에도 균열이 생기는 것 같다"며 "대응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중 영화계에서 최근 가장 주목 받는 배급사가 바로 바이포엠스튜디오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배급을 맡은 작품은 '소방관'과 '히트맨2' 사실상 2편이다. 이제 겨우 2편을 내놓은 회사를 업계가 주시하는 건 이들이 성공으로 이끈 영화의 면면 때문이다. '소방관'엔 곽도원 음주운전이라는 극복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있었고, '히트맨2'는 완성도 면에서 최악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소방관'으로 385만명, '히트맨2'로 254만명을 불러 모았다. 업계에선 "놀랍다" "우연이라고 할 수 없는 결과" 등 반응이 쏟아졌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세 번째 작품으로 유아인 마약 사건으로 사장 위기에 처한 '승부'를 가져와 오는26일 극장 개봉하기로 했다. 영화계는 바이포엠스튜디오가 '승부'마저 성공시킨다면 충격적일 거라는 말을 하고 있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영화 사업을 시작하기 전 음원·출판 사업에서 바이럴 홍보(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를 적극 활용하며 급속히 몸집을 불렸다. 영화계는 바이포엠스튜디오식(式) 바이럴 홍보의 실체에 관해 궁금해하면서 동시에 그 방식이 영화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냐며 놀라워 하고 있다. 일각에선 배울 수 있다면 배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서 지난 4일 한상일(44)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 사업 부문 이사를 만났다. 한 이사는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온라인 홍보에 5~6배 정도 돈을 더 쓰고 있는 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 없이 변화를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사업부문 이사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바이포엠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0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사업부문 이사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바이포엠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05. [email protected]


-'소방관'에 이어 '히트맨2'까지 성공했다. '소방관'은 최악의 리스크를 가진 작품이었고, '히트맨2'는 사실상 기대치라는 게 없던 작품이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각 영화가 가진 장점 극대화 전략이 통했다고 본다. 두 작품의 약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다만 두 작품은 우리가 시나리오 단계부터 개입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약점을 가릴 수 없으니 장점을 부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거다."

-장점을 극대화 한다는 게 어떤 건가.

"우리가 독특한 전략을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 '소방관'에 곽도원 배우가 나오는데 안 나온다고 말할 순 없다. 대신 이 영화에 담긴 의미를 부각하려고 했다. 우리는 모두 마음 속에 소방관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걸 이용해보려고 했다. 영화 스토리가 어떻고, 누가 연출했고,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런 건 관객이 각자 알아서 찾아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영화가 소방관들의 헌신을 기리는 작품이니까 그 진정성을 어떻게든 표현하려고 한 거다. 119원 기부 챌린지 같은 게 진정성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소방관' 관객 385만명과 '히트맨2' 관객 254만명은 장점 극대화 전략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업계가 흔히 얘기하는 바이포엠스튜디오의 바이럴 홍보가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게 아니냐는 거다.

"이 장점 극대화를 홍보에 활용하는 거다. 이 지점에서 말하고 싶은 건 기존 방식에 변화를 주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 낼 순 없다는 것이다. 다시 '소방관'을 예로 들어 보면 이 작품은 영화 홍보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옥외 광고와 전파 광고를 하지 않았다. 이 비용을 흔히 바이럴이라고 얘기하는 온라인 홍보에 쏟아부었다. 선택과 집중이었던 거다. '3릴스 1소방관'이라는 말이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릴스 3개를 보면 그 중 1개가 '소방관' 관련 콘텐츠라는 거다. 그만큼 온라인 홍보에 공을 들였다. 그리고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온라인 홍보를 요새 안 하는 데가 있나. 다 한다. 그런데 되고 안 되고 차이는 결국 노력 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른 곳보다 전략이 뛰어나다는 게 아니다. 그만큼 열심히 공을 들여서 한다는 거다. 한 발 짝 더 뛰고, 한 번 두 번 열 번도 더 고민한다. 어떻게 대중을 설득할 수 있을지 수도 없이 고민한다."

-다른 관계자들도 영화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나.

"맞다. 영화계에 계신 모든 분들이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거 잘 안다. 우리는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거다. '소방관'과 '히트맨2' 두 작품 무대 인사에 내가 거의 다 함께했다. 그곳에서 어떻게 관객을 설득할지 계속 고민했다. 난 실무자이면서 결정권자이기도 하다. 다른 회사와 비교할 때 의사결정 과정이 훨씬 빠르다. 대중 반응에 대한 대응이 훨씬 빠르다는 거다. 작은 반응 하나 놓치지 않고 실시간 대응하려고 했다. 물론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다른 사업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홍보에 적극 활용되는 것도 맞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영화를 홍보할 순 없다. 또 홍보만으로 영화를 성공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감독·배우가 우리 방식을 이해해줘야 하고, 함께하는 홍보대행사들과도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영화 안에 명확한 장점이 있어야 하기도 한다. 관객이 싫어하는 영화를 억지로 보게 할 순 없다."

-항간에는 바이포엠스튜디오에 온라인 홍보를 하는 인원이 수십명 있다는 얘기도 있다. 맞는 건가.

"온라인 홍보를 담당하는 마케팅팀이 존재하는 건 맞다. 3년 전에 내가 이 회사에 합류했을 때 그 팀 인원이 8명 정도였다. 인원은 계속 변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명까진 아니다. 그리고 이들이 영화만 담당하는 게 아니다. 바이포엠스튜디오엔 여러 가지 사업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영화 사업인 거다. 앞서도 말했는데, 인원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보다 중요한 건 속도와 타이밍이다. 큰돈이 들어가는 결정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대표님에게 선조치 후보고한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실무자들이 감각이 좋더라도 오너가, 임원이 결정을 해줘야 한다. 그럼 시간이 걸리 수밖에 없다. 요새 온라인 여론이라는 것, 트렌드라는 게 얼마나 빨리 바뀌나. 여기에 타이밍 맞춰 대응하려면 속도가 중요하다. 나를 포함해 우리 크루들은 여론에 실시간 대응한다. 우리가 관찰한 흐름을 가지고 마케팅팀과 논의해서 빠르게 대응한다."

-다른 매체와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10~20대 초반 세대를 타겟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였다. 영화 관객은 20대 중반~40대 후반이 주로 즐기는 콘텐츠라는 게 상식이고, 이들을 겨냥한 홍보를 해야 한다는 것과는 다른 발상이었다.

"영화를 보는 주요 관객이 20대 중반~40대 후반이라는 건 맞다. 다만 온라인 트렌드를 이끄는 건 10~20대 초반이다. 20대 중반~40대 후반 관객은 매우 까다롭다. 이들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기자나 평론가 평가도 높은 수준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특정 영화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 확인한 뒤에 영화를 보러 간다. 그런데 이 흐름은 10~20대 초반 세대가 주도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들을 공략해야 하는 거다. 현재 한국 가요계를 주도하는 건 아이돌 그룹이다. 그리고 이들의 생사 여부는 10~20대 초반이 결정한다. 이젠 영화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10~20대 초반 관객을 어떻게 공략하는 건가.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소셜미디어 홍보를 한다고 해서 영화 예고편을 릴스나 쇼츠로 짧게 만들어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게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계속 나오는 게 짜증나서라도 안 본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지 않겠나. 10~20대 초반 세대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직관적으로 '보고싶다'는 마음이 생겨야 본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하는 거다. 우린 실관람객이 남긴 댓글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멋진 평가, 잘 쓴 글을 활용한다는 게 아니라 다소 어처구니 없고 거칠더라도 예비 관객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걸 찾아내서 그걸로 홍보를 한다. 어떤 미사여구를 넣은 홍보 문구도 일반 관객이 남긴 아주 솔직한 평가 한 줄을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홍보 콘텐츠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한 뒤에 또 빠르게 대응한다. 이런 것들이 모여 흐름을 만들어내고 알고리즘을 타서 사람들에게 전파된다. 알고리즘을 탈 수 있게 하는 게 온라인 홍보의 핵심이라고 본다."

-전 연령 통틀어 이들이 가장 돈이 없는 세대 아닌가. 구매력 있는 관객이 아니라 구매력 없는 관객을 공략한다는 게 독특하다.

"10~20대 초반 세대는 그들 자체에 구매력은 없을지라도 그들의 부모들이 구매력이 있다. 이들은 자기 돈을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공략할 수 있는 허들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본다. 돈 버는 게 얼마나 어렵나. 그래서 내가 영화를 한 편 보려고 하면 망설여지고 리뷰도 꼼꼼히 찾아본다. 그런데 자식이 본다고 하면 그렇지 않다. 보고 오라고 돈을 준다. 그래서 10~20대 초반 세대는 오히려 부담 없이 돈을 쓰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이들이 영화를 보러 다닐 때부터 티켓 가격은 1만원 이상이었다. 비싸졌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사업부문 이사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바이포엠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0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사업부문 이사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바이포엠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05. [email protected]


-바이럴 홍보를 바이포엠스튜디오만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맞다. 우리만 하는 게 아닐 뿐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다. 바이포엠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럴 수가 없는 시대다. 다만 우리에겐 타산업군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 이 노하우에 더해서 바이포엠이 2022년부터 일부 영화에 투자하고, 작은 영화들을 배급하면서 학습한 것들이 있다."

-그 노하우가 뭔가.

"온라인 홍보엔 규모의 미학이 있다. 100도가 돼야 물이 끓는다. 99도일 땐 물이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될 때까지는 불을 지필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많은 회사들이 그걸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 두는 것 같다. 그러면서 온라인 홍보가 어렵다고 얘기한다. 그건 아니라는 거다. 여기저기서 우리에게 묻는다. 어떻게 홍보하는 거냐고. 다른 게 없다. 똑같다. 100도가 언제쯤 되는지 최대한 정확하게 판단해보는 거다."

-온라인 홍보라는 게 물이 100도가 되면 끓는 것처럼 정량적인 게 아니지 않나.

"맞다. 그래서 타산업군에서 쌓아온 경험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판단할 수 있으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매번 정확한 판단을 하는 건 아니다. 아시다시피 앞서 우리가 투자했는데 안 된 작품이 있지 않나. 물론 그런 작품들을 우리가 적극 나서서 홍보를 할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유아인 리스크가 매우 큰 '승부'를 배급하기로 한 것도 놀라웠다. 상식적인 사업 결정은 아니지 않나. 그럼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유아인 리스크가 있더라도 성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구나.

"100%인 게 어디 있겠나. 시나리오 단계부터 개발한 작품이라고 해도 확신이란 건 있을 수 없을 거다. 다만 우리가 이전에 경험했던 것들을 되짚어 볼 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거다.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어서 한다기보다는 하기로 했으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유아인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다음 날 '승부'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 전략 또한 매우 공격적으로 보였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이제 막 시작하는 회사다. '소방관' '히트맨2' 두 작품 잘 됐을 뿐이다. 우린 제로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게 당연한 거다. 솔직히 관객 중 누가 바이포엠을 아나. 관객이 배급사에 관심이나 있나. 전혀 관심 없다. 그저 우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거다."

-'승부' 목표 관객은 몇 명인가.

"100만명이다."

-손익분기점은 그것보다 훨씬 높지 않나.

"맞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건 당연히 중요하다. 그래야 투자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 모두가 손익분기점만 얘기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에 중요한 건 일단 100만명을 넘기는 거라고 본다. 어떻게든 100만명을 넘겨줘야지 자연스럽게 관객이 찾을 수 있는 영화가 된다. 100만 관객 이후 그 영화가 어떻게 되는지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거라고 본다."

-손익분기점이 70~80만명인 영화도 있지 않나.

"그러면 그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만족할 건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70~80만명 규모는 설령 손익분기점을 채웠다고 해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확률이 적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든 20~30만명을 더 채우면 그 영화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200만이 될 수도 있고 300만이 될 수도 있는 거다. 물론 요즘 시대에 100만명 채우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쉽지 않다고 포기하고 있을 순 없지 않나."

-그 100만명을 만드는 데 온라인 홍보가 중요하다는 말로도 들린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다른 투자·배급사와 비교할 때 온라인 홍보에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보나.

"다른 회사가 어느 정도 비용을 들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우리가 5~6배 정도는 더 쓸 거다. 특히 소셜미디어 쪽을 집중 공략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일단 양으로 압도해야 하는 게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아이디어다. 온라인 홍보 콘텐츠의 퀄리티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본다. 반복되는 이야기인데 큰 돈과 시간을 들여 만든 영상 콘텐츠를 반복해서 쓰는 것보다 퀄리티는 한참 떨어지더라도 아이디어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에 대한 대중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빠르게 대응하는 콘텐츠를 또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또 같은 얘기를 하지만 이걸 우리만 할 수 있는 건 전혀 아니다."

-영화가 돈을 받고 파는 상품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 그대로 상품만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바이포엠스튜디오가 영화에 접근하는 방식은 영화를 온전히 상품으로만 본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런 비판이 벌써 나오고 있다.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이미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라는 건 큰 돈이 들어가는 작업이고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시작하는 사업이다. 손해는 보지 말아야 한다. 관객과 공감대가 없는 영화를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공감대가 조금이라도 있는 작품이라면 어떻게든 손해를 보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관객이 극장에 잘 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는 건가. 그렇다면 1000만 영화는 왜 계속 나오나. 일단 관객이 봐야 그 영화를 둘러싼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배급만 하는 게 아니라 투자와 제작도 한다. 앞으로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만드는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 돈이 되는 영화인가.

"상업영화를 하는 거니까 당연히 이윤 추구는 중요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만들 영화는 바이포엠스튜디오가 페이스메이커가 될 수 있는 영화다. 아까 말한 것처럼 100만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영화를 하게 될 거다. 이를 위해선 당연히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우린 감독이나 배우 명성에 기대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은 말 그대로 시나리오만 보고 있다. 우리가 함께할 수 있고 어느 정도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시나리오인지 본다. 아까도 말했듯이 무슨 대단한 흥행작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다. 100만명이다. 일단 100만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영화를 하려고 한다. 제작비로 따지먄 약 30억원 정도로 만들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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