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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硏, 바다 속 어망 1년 안에 92% 분해되는 소재 개발

등록 2025.04.27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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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서강대 공동연구, 강하지만 분해 안 되는 나일론 대체 가능

해양에서 잘 썩고 강도도 높은 폴리에스터-아마이드 소재 개발

포항바다서 1년내 생분해율 92% 검증, 친환경 산업소재 기대


[대전=뉴시스] 화학연구원이 실제 해양시험을 통해 개발한 신규 PEA 소재가 바닷물 환경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분해됨을 입증했다.(사진=화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화학연구원이 실제 해양시험을 통해 개발한 신규 PEA 소재가 바닷물 환경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분해됨을 입증했다.(사진=화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바다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골칫덩어리인 어망을 빠른 시간 내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확보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전현열·김효정 박사, 박성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해양에서 1년 안에 92% 이상 생분해되면서도 나일론 수준의 강도와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는 '폴리에스터-아마이드(PEA)' 고분자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인하대 오동엽 교수·서강대 박제영 교수가 동참해 개발한 이 소재는 대량 생산 및 재활용이 가능하고 의류용 섬유나 어망, 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용도에 적용할 수 있다.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잘 분해되지만 내열성·내구성이 떨어져 의류·어망에 적용하기엔 쉽지 않았다. 공동 연구팀은 생분해를 촉진하는 에스터(ester), 질긴 특성을 갖는 아마이드(amide)를 최적의 비율로 결합한 PEA 고분자를 개발해 높은 분해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PEA 고분자는 아마이드, 에스터의 결합구조를 갖고 있어 기존에는 화학반응을 돕는 독성 유기용매가 필요했으나 연구팀은 대형 반응기(10ℓ 규모)에서 유기용매 없이 직접 중합하는 공정을 개발하고 PEA를 산업적 활용가능 규모(4㎏)로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 공정은 기존 폴리에스터 생산설비를 조금만 수정하면 활용할 수 있어 산업적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다.

또 연구팀은 생산한 PEA를 포항 앞바다에 1년간 담가 실험한 결과, 최대 92.1%까지 생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PLA(0.1%), PBS(35.9%), PBAT(21.1%) 등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분해율로 분해 미생물이 많은 땅 속 실제 퇴비 환경에서는 더욱 완벽하게 생분해된다.

특히 잡아당길 때 견디는 인장 강도는 최대 110메가파스칼(MPa) 이상으로 나일론 6 및 PET보다 우수하며 옷감으로 제작하면 150도 다림질에도 견딜 정도의 내열성도 갖췄다.

연구팀은 비식용 작물 '피마자 기름' 추출물 등으로 만든 '장쇄 디카복실산'과 나일론 폐기물을 화학적으로 분해·재활용해 얻은 나일론 6의 원료 물질 '카프로락탐(CPL) 유도체'를 사용해 PEA 원료에 대한 친환경·재활용 가능성도 확보했다.

현재 연구팀은 해당 소재로 만든 제품에 대한 상용화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산업적용 공정에 대한 검증을 거쳐 2년 이내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재료 및 화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고급 소재(Advanced Materials(IF: 27.4))'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이번 기술은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물성을 갖는 생분해성 고분자의 실질적인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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