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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연·지연 'NO', 연말인사 관행도 깬다[은행은 지금]

등록 2025.04.26 16:00:00수정 2025.04.26 16: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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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새해 첫 평일 출근일인 2일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4.01.0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새해 첫 평일 출근일인 2일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4.0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은행들이 기존 인사 관행을 깨고 파격적인 인사 실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성과를 낸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승진을 실시하거나 대대적인 보상에 나서는 등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이전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직원 인사카드에서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업무 능력과 연관성이 적은 인사 정보를 삭제하기로 했다. 인사카드에는 경력이나 자격증, 시상 내역과 같은 업무 능력과 관련있는 정보뿐 아니라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는 정보까지 포함돼 있었는데 이를 전격적으로 없애기로 한 것이다.

불필요한 인사 정보는 없애는 대신 자기개발에 따른 보상은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부터 개인별로 연수와 자격증 목표를 설정하는 '자기개발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개의 자격증을 취득한 직원에게 시상.포상 등 인사상 특별 우대를 부여하는 제도다. 최근 임원과 부서장 등 조직 내 리더의 실제 커리어 성장 사례를 알기 쉽게 소개해 직원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이러한 인사 실험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주의' 인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의지에 따른 조치다. 정 행장 역시 50대 중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부행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은행장으로 발탁된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 행장은 당시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 받았다. 취임 이후 성과를 낸 직원들에 대한 보상 강화 등을 약속하며 조직문화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 잘하는 직원의 성장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한 취지"라며 "노력과 성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우대가 뒷받침될 수 있도록 인사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연말에 단행했던 승진 인사를 상반기에 실시하는 등 전면적인 인사 시스템 개편에 나섰다. 우수직원 파격 보상, 명예퇴직 우수 사무소장 재도약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성과 인사 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강태영 행장이 취임한 이후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번 인사 시스템 개편도 그 연장선상 중 하나다.

우수 직원에 대한 보상으로 수익증권·방카슈랑스·디지털금융부문 등 비이자사업 부문과 외환부문에서 상반기 최우수 성과를 창출한 직원 약 120명에게 특별승급을 실시헸다. 

연말 정기인사 때에는 기존 베스트뱅커, 여신부문에서 실시하던 특별승진을 자산관리(WM), 디지털금융, 채권관리, 외환 부문까지 세분화해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수익 부서 말고도 비은행 부문까지 범위를 넓혀 일 잘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파격 우대에 나선다는 것이다.

실적이 우수 사무소장에게는 정년이 되더라도 계속근무할 기회를 주고, 명예퇴직년도 사업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직원 성과평가 지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계량 지표로 탈바꿈한다. 중앙본부 부서장과 영업점 사무소장 임용 시 업적평가와 역량평가 등 데이터 기반의 평가 체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누구나 성과를 창출하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은행들의 파격 인사 실험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황에서 성과주의에 기반한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승진 연한을 채우지 않더라도 성과를 낸 직원들을 우대하거나 적극 발탁하는 문화를 확산시켜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기존 인사 관행으로 인사적체가 심화된 만큼 젊은 인재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농협은행 강태영 행장은 "성과중심의 인사혁신을 통해 인적자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면적 계량평가를 실시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성과중심의 인사문화가 내부통제 및 금융사고 예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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