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이승만·박정희 묘역 참배하고 SK하이닉스 방문…중도·보수 확장 박차

후보 선출 첫 일정 대전현충원서 서울현충원으로 달라져

보수·진보 대통령 모두 참배…"이승만·박정희 근대화 공 있어"

SK하이닉스서 반도체 간담회도 "국가경제 결국 기업활동으로 유지"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신재현 이주영 수습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후보 선출 후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6·3일 조기 대선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이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하며 국민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 지도부와 함께 현충원을 찾은 이 후보는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보수 진영 전직 대통령 묘역도 참배하며 중도 보수층으로까지 외연을 넓히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뒤 자민련 총재를 거쳐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국무총리를 지낸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역도 참배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미 돌아가신 분들을 놓고 현실적 정쟁에 빠졌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며 "망인들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들, 시민사회에 맡겨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치는 현실이고 민생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몫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지나간 이야기, 또 이념·진영 이런 것들은 잠깐 곁으로 미뤄두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평가에는 양극단이 존재하고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인 생각만 갖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근대화에 공도 있다"며 "다 묻어주자 이런 애기는 아니고 공과를 평가하되 지금 당장 급한 것은 국민통합으로 색깔과 차이를 넘어 국민 에너지를 한데 모아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예정에 없던 박 회장의 묘역을 방문한 데 대해서는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박태준 묘역도 한번 들러보자고 제안했다"며 "DJP 연합 통합 정권의 일종의 옥동자로 아름다운 열매 같은 존재여서 묘소를 둘러봤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현충원이 아닌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당시 이 후보의 행보를 두고 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후보 등록 직전 두 대통령 묘역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모든 국민의 후보'를 자처하며 중도·보수 지지층 확장에 방점을 찍은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전날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통합'이라는 단어를 14차례로 가장 많이 외쳤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8. [email protected]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를 찾아 'AI(인공지능) 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를 했다. 대선후보 선출 이후 첫 정책일정으로 역시 경제계와도 접촉면을 넓히며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국가경제는 결국 기업활동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는데 국민 민생을 책임지는 우리 정치도 경제성장 발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중에서 미래첨단산업 육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반도체 산업이 큰 타격 없이 세계를 계속 주도하는데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지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환경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SK 하이닉스가 지금 이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길 바라고 대한민국 경제 주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현장 간담회에 맞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반도체 공약도 내놨다. 이 후보는 "압도적인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며 반도체 특별법 신속 제정과 세제 혜택 확대 등을 공약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미국과 일본, EU(유럽연합)가 서로 경쟁적으로 반도체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반도체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과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반도체 특별법은 정부·여당의 몽니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특별법 제정으로 기업들이 반도체 개발·생산에 주력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반도체에는 최대 10% 생산세액공제를 적용해 반도체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반도체 기업의 국내 유턴을 지원해 공급망 생태계도 강화하겠다"며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를 위해 R&D(연구개발) 지원 및 반도체 대학원 등 고급 인력 양성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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