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말레이시아 “美 관세, 아세안 공동 대응”…“전담팀도 구성”

등록 2025.05.26 15:08:22수정 2025.05.26 16:48: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안와르 총리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 연설서 제안

“규칙 기반 국제질서, 자의적 행동으로 무너져”

‘아세안 20년 경제 비전’ 발표·27일 중국·GCC와 첫 3자 회의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프에서 26일 제46회 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열렸다. 참석한 정상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2025.05.26. *재판매 및 DB 금지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프에서 26일 제46회 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열렸다. 참석한 정상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2025.05.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동남아시아 10개국이 참가하는 제46회 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26일(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했다.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26일 “아세안은 미국 관세로 인한 경제적 역풍과 미얀마 4년간의 내전을 포함한 여러 과제에 맞서기 위해 공동의 전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세 논의 정상회담 연말 개최 기대"

그는 이날 아세안 연례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미국과의 관세 논의를 위한 단일 블록 회의 개최를 희망한다며 올해 말 회의가 개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아세안의 평화, 안정, 번영은 종종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달려 있었다”며 “이러한 기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의적인 행동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와르 총리는 “보복 조치를 피하기로 합의한 아세안은 일부 회원국의 양자 협상과 병행하여 미국의 관세에 대한 대응을 조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전담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2일 싱가포르 10%부터 캄보디아 49%까지 상호 관세를 부과했다.

안와르 총리는 27일에는 리창 중국 총리와 걸프협력회의(GCC)가 참석하는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3자 회의는 이번이 처음으로 아세안 경제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협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GCC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구성됐다.

안와르 총리는 아세안 지도자들이 26일 늦게 경제적, 사회적 통합을 심화하기 위한 새로운 20년 비전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아세안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이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자리매김하며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에서 공격적인 태도로 필리핀과의 잦은 충돌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중국이 해상 통로를 관리하기 위해 협상 중인 행동 강령은 구속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해상 권리를 보호하고 안정을 증진하며, 해상에서의 잘못된 판단을 방지하기 위해 남중국해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행동 강령 채택을 가속화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위기와 관련해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가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이끄는 비공식 자문단을 구성해 상황을 진전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지난달 방콕에서 미얀마 군 최고 사령관 밍 아웅 흘라잉 장군을 만났고, 야당인 국민통합정부와 화상 회담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아세안 관계자들은 3700명의 목숨을 앗아간 3월 지진 이후 구호물자 전달에 집중하고 있는 현 상황이 결국 평화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군이 수십 건의 공습을 통해 스스로 선언한 휴전을 위반하고 있으며 군의 통제 밖에 있는 지역에는 구호물자가 자유롭게 반입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안와르 총리는 미얀마 내전과 관련해 “조용한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발걸음은 작고 다리는 부서지기 쉬울지 몰라도 흔히들 말하듯이, 평화 문제에선 부서지기 쉬운 다리라도 넓어지는 심연보다 낫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은 협상과 인도적 지원 제공을 포함하는 평화 계획을 준수하기를 거부한 후 아세안 회의에 참석이 금지됐다.

말레이시아 전략국제문제연구소(ISIS)의 토마스 다니엘은 아세안이 화해를 추진할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가 국토의 상당 부분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아세안은 이번 회의를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과 미얀마 군부 정권 문제 등에 대해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대화 상대국 지정, 동티모르 11번째 회원국 가입 등도 의제 

앞서 말레이시아 모하마드 하산 외무장관은 25일 정상회의에 앞서 외무장관 회의에서 미국 관세 부과에 대처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지역 경제 통합을 가속화하고, 시장을 다각화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산 장관은 아세안 미얀마 내전을 종식시키자는 아세안의 요구를 재차 강조하면서 연말 미얀마 군부가 선거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속임수라고 축소했다.

그는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국가들 중 하나”라며 “이번을 기회로 지역 경제 통합을 심화해 외부 충격으로부터 더 잘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산 장관도 아시안은 미국과 블록 단위 특별 정상회의 개최를 요청하면서 올해 안에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세안은 우크라이나를 대화 상대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동티모르의 11번째 회원국 가입 절차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