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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 부어버릴까"…'인사 안 했다고' 공무원 협박한 기자, 결국 해고

등록 2025.08.04 12:23:10수정 2025.08.04 14: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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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군청 건축팀장, 일면식 없는 민원인 그냥 지나쳐

알고보니 기자…인사 안했다며 SNS에 폭언·협박글 게시

공무원노조 "펜이 폭력의 도구로 쓰이면 기자 없어져야"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무주군지부 관계자들이 4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무주군 출입기자 갑질 및 협박 규탄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8.04.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무주군지부 관계자들이 4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무주군 출입기자 갑질 및 협박 규탄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8.04. [email protected]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전북의 한 지역신문 기자가 '인사를 안 했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무주군 공무원을 상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폭언 등의 악성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공무원을 포함한 공무원 노동조합은 해당 기자에 대한 엄정한 사법 조치를 촉구했다.

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무주군지부 등에 따르면 도내 한 지역신문 소속 무주군 출입기자 A씨는 지난달 25일부터 3일간 자신의 SNS 상에서 군 건축팀장 태모씨를 향한 폭언을 무차별적으로 게시했다.

A씨는 "모 팀장급 공무원의 처가가 친일파 자손?"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거나, "죽창으로 찌르고 싶다" "염산을 부어버릴까"과 같은 살해 협박에 가까운 글도 게시했다.

자신이 작성한 군내 불법 비가림막 건축물에 대한 기사를 SNS에 게시한 뒤 기사 하단에 "설천면 마을 먼저 신고해야겠다. 사위(태모 팀장)를 잘못 둬서 이렇게 됐다고"라며 태모씨를 괴롭히려는 의도로 비춰지는 말을 첨언했다.

추가로 불법 비가림막 건축물을 신고하고 자신에게 연락을 주면, 신고한 건 당 10만원씩 주겠다며 신고자를 자신의 이름으로 하라고 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주=뉴시스] 전북 무주군청 건축팀장 태모씨를 상대로 도내 한 지역신문 기자가 SNS에 게시한 악성 게시글. (사진=전국공무원노동조합 무주군지부 제공) 2025.08.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무주=뉴시스] 전북 무주군청 건축팀장 태모씨를 상대로 도내 한 지역신문 기자가 SNS에 게시한 악성 게시글. (사진=전국공무원노동조합 무주군지부 제공) 2025.08.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A씨가 태모 팀장을 향해 끔찍한 폭언을 쏟아낸 이유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사건 하루 전인 지난달 24일, 태모 팀장은 건축팀 주무관과 한 민원인이 상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해당 민원인과는 전혀 일면식도 없었던 태모 팀장이었지만, 정작 이 민원인은 건축과장을 찾아 "자기가 왔는데 팀장이 인사도 안 하고 아는 체도 안한다"며 화를 냈다. 해당 민원인이 바로 기자인 A씨였던 것이다.

바로 다음날부터 A씨는 자신의 SNS에 협박과 폭언을 쏟아냈고, 결국 태모 팀장은 협박·명예훼손 혐의로 전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공무원노조 등은 A씨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가 펜을 폭력의 도구로 사용한다면 그들의 존재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며 "이미 이 땅의 공무원들은 폭행, 폭언 등의 악성 민원으로 온 몸이 멍투성이가 돼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한 일부 기자들의 횡포를 볼 때 언론의 가치를 되살리는 것은 엄정한 법적 조치뿐"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공언한 '안전한 일터'가 성공적으로 실현되는 첫 걸음은 그것이 공직사회에서 부터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씨가 속해있는 언론사는 "A씨를 지난 1일부로 해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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