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더듬는 건 트라우마 때문?…"사실은 유전" 근거 발견
미 밴더빌트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
"자폐증·우울증·음악성 등 영향 미쳐"
![[서울=뉴시스] 언어 장애인 말더듬에 대한 유전적 근거가 발견됐다.(사진=뉴시스DB) 2025.08.05.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12/03/NISI20191203_0000440459_web.jpg?rnd=20191203153430)
[서울=뉴시스] 언어 장애인 말더듬에 대한 유전적 근거가 발견됐다.(사진=뉴시스DB) 2025.08.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언어 장애인 '말더듬'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가정 환경 때문이 아닌 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4억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언어 장애인 말더듬에 대한 유전적 근거가 발견됐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게재한 논문의 연구 결과, 말더듬과 관련된 유전자에서 57개의 뚜렷한 영역(유전자좌)이 나타났다. 그중 일부는 자폐증, 우울증 및 음악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음절과 단어의 반복, 소리의 연장, 단어 사이의 끊김 등을 특징으로 하는 말더듬은 흔한 유전성 장애다. 그러나 그동안 말더듬의 유전적 구조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지진 않았다.
연구진은 말더듬이 생기는 데 공통적인 유전적 변이와 성별, 조상 그룹별로 다른 유전적 변이가 모두 있다고 추론했다.
이 같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성별과 혈통에 따라 말더듬에 대한 8번의 게놈 전체 연관성 분석(GWAS)을 진행했다. 100만명 이상의 개인에 대해 말더듬 사례 약 10만건과 대조군 1000만건을 2차 분석해 57개의 고유한 유전자좌를 식별했다.
연구진은 또한 성별에 걸쳐 자폐증, 우울증 및 음악 리듬 장애와 말더듬의 유전적 유사성을 보여주며, 후속 분석을 통해 이러한 특성 간의 잠재적인 인과관계를 강조했다.
연구 리더인 제니퍼 빌로우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위압적인 어머니 등 말더듬의 원인에 대해 수백 년 간 오해가 쌓여 왔다"며 "우리 연구는 말더듬이 개인적·가족적 결함이나 지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말을 더듬는 젊은이들에 대한 괴롭힘이 증가하고 교실 참여가 감소했다며 교육 현실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말더듬은 고용 기회와 직무 성과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발달 말더듬은 일반적으로 2세에서 5세 사이 아동기에 발생한다. 말더듬 아동의 약 80%는 언어 치료의 도움 유무에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회복된다. 실제 말더듬을 겪는 이들은 언어 개입, 행동 수정, 인지 개입 등 기술 기반 피드백을 포함한 치료법을 찾고 있으나 자발적인 회복 외 치료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말더듬의 분자 병인에 대한 이해를 알리고 발달성 언어 장애에 대한 정밀 치료의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딜런 프루엣은 "개인적으로 말더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연구를 통해 말더듬에 대한 낙인을 없애고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개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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