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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71% 단시간 근로… 장시간 노동이 성별 격차 키워

등록 2026.03.02 07:00:00수정 2026.03.02 0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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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연구원, 성평등한 근로시간·휴식 법제 연구 보고서 발표

유연근로제 등 확대하지만…여성 '2급 인력'으로 고착화할 우려

"휴식권 보편화…유연근무, 배려 아닌 보편적 권리로 전환해야"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지난 2월 20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서울 베이비키즈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카시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02.2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지난 2월 20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서울 베이비키즈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카시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여성 10명 중 7명이 주36시간 미만 근로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유연근무제나 선택근로제 등을 확대할 경우, 오히려 성별 임금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성평등한 돌봄 사회를 위한 근로시간·휴식 법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71.3%는 주36시간 미만 근로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실제 취업시간은 모든 종사상 지위에서 여성보다 길었으며, 임시·비정규직에서 성별 근로시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의 근로시간 체계가 여전히 돌봄 책임이 없는 전일제 장시간 근로자를 '이상적인 노동자상'으로 전제해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장시간 근로가 승진과 임금 상승의 기준처럼 작동하는 구조에서는 돌봄 책임이 있는 근로자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남성보다는 여성이 단시간 근로 일자리로 이동하거나 경력 축소를 경험하는 경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를 유지한 채 유연근무제나 선택근로제 등 '일·생활 균형' 제도를 늘리면 성별 격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돌봄을 이유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주체가 여성에 집중되면서 여성의 경력 경로가 장시간 근로자와 분리되고 임금 상승 기회도 제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실상 워킹맘을 위한 제도로 도입, 운영된 사례들이 여성을 '2급 인력'으로 고착화시키는 문제를 초래했다"며 "성별화된 사회에서 임금노동 중심의 남성적 삶을 건드리기 보다는 여성의 현실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굴절돼왔다"고 지적했다.

휴식에서도 성별 격차가 나타났다. 유급휴가 수혜율은 남성 71.6%, 여성 58.9%였으며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69.3%는 유급휴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소규모 사업장과 단시간 근로자에게 충분한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 역시 성별 격차와 맞물려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장시간 노동 구조 자체를 완화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경우 일·주 단위 상한을 명확히 두고 연속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단순한 유연화가 장시간 노동을 우회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제도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연차휴가를 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5인 미만 사업장 등 휴식권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휴게시간 규정 역시 다양한 근로형태를 반영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근로시간·휴식 제도를 특정 집단을 위한 배려가 아닌, 전 근로자가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권리'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유연근무 신청 사유를 육아에 한정하지 않고 가족돌봄이나 사유 제한 없이 허용함으로써 남성의 돌봄 참여를 확대하고, 돌봄을 특정 성별의 책임으로 보는 고정관념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장시간 노동 구조를 유지한 채 일부 집단을 대상으로 한 보완적 정책만으로는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며 "근로시간과 휴식 법제를 성평등한 돌봄 분배의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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