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3법③]대법관 증원…'무늬만 개혁, 사법 장악' vs '재판 처리 속도'
李정부가 대법관 26명 중 22명 지명
"사건 처리 속도…심리불속행 줄 것"
"합의 안돼 오히려 지연…법원 장악"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희대(가운데)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 1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6.03.02.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22/NISI20260122_0021135835_web.jpg?rnd=20260122142508)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희대(가운데)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 1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6.03.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사법개혁 3법의 마지막 퍼즐인 '대법관 증원법'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거센 찬반 양론에 직면했다.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려 재판 속도를 높이겠다는 게 여권과 법조계 일각의 판단이다. 반면 법조계 다른 쪽에선 한 정권이 대법관의 약 85%를 임명하는 '코트패킹(법원 장악)'의 서막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대법관 증원안이 실현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대법관 14명 중 10명의 후임자를 지명하고 12명의 대법관을 새로 증원하는 등 사법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인사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는 전체 26명의 대법관 중 약 85%에 해당하는 수치로, 사실상 대법원 전체를 새롭게 구성하는 수준이다.
대법원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라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설명이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은 연간 5000건 안팎의 사건을 검토한다. 시스템은 영미법계인데 운영은 대륙법계처럼 작동하고 있어 재판 지연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영미법계 법원은 대법관 수가 적은 대신 상고허가제를 통해 사회적 파장이 큰 소수의 사건만 다루고, 대륙법계 법원은 사건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대신 수백명의 법관이 전문 부서별로 나뉘어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건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존재한다. 이와 함께 비교적 간단하고 중요도가 낮은 사건들은 심리불속행(상고 이유가 안 되면 판결 이유를 적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 기각됐는데, 대법관 1인당 사건 수가 줄면 그만큼 판결 사유를 자세히 들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대법원은 평소 일이 너무 많아서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모든 사건을 일일이 심사하지 못해 심리불속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정작 해결책인 '대법관 숫자 늘리기'에는 절대 반대하고 있어 모순"이라며 "대법관이 늘면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법관 수가 늘어나 소부(대법원 재판부)가 파편화되면, 대법원이 국민에게 '이것이 법이다'라고 단일한 메시지를 줄 수 없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배임 사건이라도 1부에서는 유죄라고 하는데, 2부에서는 무죄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빈번해진다는 것이다.
또 판례가 충돌할 때 이를 하나로 정리하는 곳이 전원합의체인데, 대법관이 증원되면 이 '조율 기능' 자체가 작동하기 힘들어진다는 현실적인 비판도 제기된다.
대법관 출신 한 변호사는 "여러 군데서 나눠서 판단하면 더 모순되고 저촉되는 판례가 많이 나와 당사자는 더욱 승복하기 어렵게 된다"며 "스물 몇 명이 모이면 합의가 그게 되겠느냐. 다수 의견서 쓰고 보충 의견 쓰고 소수 의견 쓰고 그것을 정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져 재판은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 지연 해소라는 명분은 표면적인 구실일 뿐, 실질적으로는 사법부를 행정부나 입법부 하부 조직처럼 장악하려는 시도가 가장 큰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전체 26명 중 22명을 현 정부 성향의 인물로 채우면, 향후 수십 년간 판례는 특정 정파의 논리에 따라 세워진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직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이나 내란 재판 등 특정 재판의 결과가 정부여당의 뜻과 다르게 나오니까 제도와 사법부 구성을 손보려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사법 제도는 백년대계인데, 정치적 목적을 위해 너무 급작스럽게, 그것도 외부 압력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사법부의 근간을 해치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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