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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는 태백시청 홈페이지…사라진 ‘시민의 목소리’

등록 2025.08.11 1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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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유게시판 대신 1대1 방식 소통 구조로 전환

공개적 시정비판·문제 제기 방법 사라져

시측선 "명예훼손 방지 차원" 시민단체 "안하무인 행정"

민선8기 태백시는 '태백시민 우선의 행복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민선8기 태백시는 '태백시민 우선의 행복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민선 8기 강원 태백시가 시청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폐쇄하고 ‘시민의 소리’ 코너로 전환하면서, 시민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태백시에 따르면 이달 5일부터 자유게시판을 ‘시민의 소리’로 대체하며 “게시판 상의 분쟁과 갈등 및 시민 상호간 명예훼손, 고소·고발 사례가 발생해 소통 구조를 1대1 방식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지난 3년간 민선 8기 시정에 대한 비판글이 최소 수백 건 이상이 한순간에 사라졌고, 이제 시민들은 공개적으로 시정을 비판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방법조차 잃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선8기 들어 시체육회에 이어 특정 단체 및 시의회와의 불통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자유게시판이 폐쇄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시민들의 언로까지 차단하고 있다며 ‘불통논란이’ 점입가경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게시판 전환 이후 5일부터 8일까지 최근 올라온 12건의 게시물은 ‘자살유족 아동·청소년 지원사업 안내’, ‘문화원 수강생 모집’, ‘석탄문화제 문화채굴단 모집’ 등 대부분 홍보성 글이었다.

민원이나 비판성 글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조회수도 대부분 30~100여 건에 불과했고, 유일하게 500회 넘는 조회를 기록한 게시물은 새 아파트 분양 홍보글이었다.

이는 ‘시민의 소리’가 시민의견 수렴 창구로서 완전히 외면받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태백시는 “명예훼손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명예훼손 논란은 최근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게시판에 쏟아졌던 수백 건의 시정 비판과 민원 글이 전면 삭제·차단된 것은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위청준 태백시민행동 위원장은 “자유게시판은 민선8기 시민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홍보판으로 바꿔버린 건 시민 의견을 귀찮은 불평으로 취급하겠다는 것”이라며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안하무인 행정이라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심창보 시의원은 “민선 8기 들어 시정 비판이 많아진 이유는 그만큼 시정이 시민 기대에 못 미친다는 뜻”이라며 “비판이 불편하다고 입을 막는 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고 오히려 불통을 더 노골화하겠다는 시민들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꼬집었다.

이에 태백시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때문에 시민갈등과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에 부담이 많았다”며 “(게시판을)운영하는 입장에서 당혹했는데 향후 상황이 좋아지면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태백시는 이미 2년 연속 국민권익위 청렴도 최하위, 행정안전부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민선8기 들어 시체육회 패싱 논란에 이어 시의회와의 갈등, 브리핑룸과 구내식당 폐쇄 등 ‘불통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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