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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안되는데 왜?" 에이블리, '성수역명 무리한 입찰' 결국 무효 처리

등록 2025.09.09 16: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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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성수역' 부(副) 역명 병기 사업에 무신사·에이블리 입찰

에이블리, 자산 기준 등 요건 미달로 무효처리…무신사 수의계약 할 듯

에이블리 "중견기업 전환 유예 단계였으나 확인서 미발급으로 참여안해"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4일 오전 인부 2명이 서울 지하철 성수역 3번출구 앞 인도에 색깔블록을 설치하고 있다. 2024.10.04. now@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4일 오전 인부 2명이 서울 지하철 성수역 3번출구 앞 인도에 색깔블록을 설치하고 있다. 2024.10.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 부(副) 역명을 병기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종적으로 성수역명을 사용하게 될 사업자가 누가될 지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최대 플랫폼 무신사(MUSINSA)가 성수역 부역명으로 병기될 주인공이 될 것으로 파악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가 지난달 공모한 '성수역명 병기 유상판매 사업 입찰'을 열어본 결과, 두 곳이 신청서를 냈으나 한 곳만 유효한 입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효로 인정된 한 곳은 패션플랫폼 기업 무신사로 확인됐다.

무신사는 2022년에 서울 압구정동에서 성수동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임직원 오피스와 오프라인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매장 등을 확대하며 성수동에서 입지를 확장해가고 있다.

무효로 처리된 곳은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ABLY)였다.

현재 에이블리는 성수동에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업 확장 포석으로 물류센터 부지를 추가로 확보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등에 확인한 결과 에이블리는 성수역명 병기 유상판매 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채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무효 처리됐다.

공사 측이 발표한 공모설명서의 '역명병기 대상기관' 선정 기준에 따르면 기업체는 공통 사항으로 서울시계 내의 역에서 반경 1㎞ 이내에 신청 기관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심사 과정에서는 본점이 위치할 경우 55점 만점에서 45점, 지점이 있을 경우 55점 만점에서 40점의 배점을 받는다.

이보다 중요한 기준은 신청 기관이 민간 기업체일 경우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 제2조에 의거한 중견기업 또는 그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관련 법에 따라 중견기업으로 인정되기 위한 필수 요건으로 자산 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에이블리는 2024년 기준 감사보고서상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을 모두 합친 자산 총계가 1231억원에 불과하다.

중견기업 기준 요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입찰에 참여한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말 기준 자산총계가 2조227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에이블리가 무신사에 견제구를 던지기 위해 이같은 시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에이블리는 지난해에 무신사, 29CM 회원임을 인증하고 자사 서비스에 신규 가입할 경우 무신사에서 쌓은 적립금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친 전례도 있어서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무신사의 시그니처 프로모션 행사인 '무진장 블프'를 겨냥해 자체적으로 '무작정 세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 관계자는 "성수 오피스와 글로벌 센터 확장, 추후 오프라인 공간 계획까지 포함해 주요 상권에서 전략적 기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역명 병기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며 "회사가 중견기업 기준에 충족됐고 전환 유예 단계였으나, 행정 절차상 확인서 발급이 필수적이어서 진행 과정에서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수역명 병기 유상판매 사업은 관련 규정에 따라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아 유찰됐으나 서울교통공사는 지방계약법시행령 특례에 따라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무신사를 부역명으로 병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현재 12월까지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성수역에 대해 수의계약을 할 지, 재공고를 낼 지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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