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운동회 전 "죄송해요" 사과하는 아이들…소음 민원 5년간 62건
최근 5년 전국 교육청에 소음 민원 62건…경기 31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강경숙 의원실에 자료 제출
'국민신문고'로 공식 접수된 민원…"실제 더 많을 것"
체육활동 위축 우려…"사회적 인식 넓히고 상생해야"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해 10월 인천 부평구 부곡초등학교에서 열린 가을운동회에서 볼 굴리기에서 승리한 백팀 어린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10.21. amin2@newsis.com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https://img1.newsis.com/2024/10/21/NISI20241021_0020566089_web.jpg?rnd=20241021123525)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해 10월 인천 부평구 부곡초등학교에서 열린 가을운동회에서 볼 굴리기에서 승리한 백팀 어린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10.21. [email protected]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죄송합니다. 오늘 저희들 조금만 놀게요. 감사합니다"
지난 5월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초등학교에서 운동회 직전 학생들이 사과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학생들은 운동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운동장 중앙에 모여 사회자의 인사에 따라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최근 5년간 운동회 등 체육활동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이 6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민원이 초중고에 고루 제기되면서 체육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운동회 소음 관련 민원은 총 62건 접수됐다.
2021년 2건에 불과했던 민원은 2022년 12건까지 증가했고, 2023년에는 23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3건, 올해에는 12건이었다. 곧 2학기 가을 운동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관련 민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로 5년간 31건이 접수됐다. 서울은 12건, 인천과 부산은 각각 5건, 충북 3건, 대전과 경남은 각각 2건, 울산과 대구는 각각 1건 발생했다. 광주·제주·경북·충남·세종·전북·전남·강원교육청은 관련 민원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주된 민원 내용은 음향 장비에서 나오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지적이었다. 올해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 진행하는 아침 시간 체력 향상 프로그램에 대한 소음 민원이 들어오자, 학교는 이른 아침 시간 스피커 사용을 최소화하고 볼륨을 조절해 지역 주민의 불편을 줄이기로 했다.
충북에서는 민원인 1명이 이틀에 걸쳐 민원을 3건 넣기도 했다. 해당 민원인은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 '매년 학교 측에서 일어나고 있는 체육대회로 인한 소음 문제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인천에서는 '아침부터 체육대회 장기자랑 연습을 핑계로 소리를 질러 시끄럽다'는 내용의 민원이 들어왔다.
소음 관련 민원이 발생하며 기존의 체육활동 운영 계획을 수정한 학교도 있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년별로 운동회를 운영했으나, 소음 불만 민원이 접수되며 내년부터는 운동회 일수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해 10월 오전 인천 부평구 부곡초등학교에서 열린 가을운동회에서 어린이들이 볼 던지기를 하고 있다. 2024.10.21. amin2@newsis.com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https://img1.newsis.com/2024/10/21/NISI20241021_0020566056_web.jpg?rnd=20241021123525)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해 10월 오전 인천 부평구 부곡초등학교에서 열린 가을운동회에서 어린이들이 볼 던지기를 하고 있다. 2024.10.21. [email protected]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해당 사례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각 시도교육청에 공식 접수된 내용으로, 각 학교에 직접 제기된 민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실제 학교가 받는 민원의 규모는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학교에 직접 제기된 민원은 최근 7년간 710건이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보통 학교에 직접 전화해 민원을 넣기 때문에 국민신문고를 통해 교육청에 접수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체육활동 소음 관련 민원이 계속 제기될 경우 교육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인형 부산 공덕초등학교 교사는 "사전에 인근 아파트에 공문을 보내고 관리사무소에 통화해 소음 발생 시간대를 알림에도 입주민들이 전화한다. 인근 경찰서에도 신고를 한다"며 "체육활동 중에 민원이 발생하면 운동장 수업이 많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전북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운동회가 아니더라도 체육활동을 운동장에서 할 때 '불쾌하다'는 민원이 들어온다"며 "점심시간에 이루어지는 학생들의 체육활동에 민원을 넣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체육활동이 축소될 경우 학생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체육 활동을 통해 신체도 건강해지지만 정신적으로도 다양한 관계나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며 "기쁨 추구적, 자극 추구적 성향이 강한 시기에 체육 활동으로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어려서부터 가르쳐주지 않으면 중독적 매체나 물질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권도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지만 운동회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교육 행사 중 하나"라며 "학생들의 체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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