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5년 내 러시아 전쟁 대비 준비태세 완료"

방위 준비태세 로드맵 2030 초안…재무장 강화

무기 공동구매 40%-EU·우크라서 조달 60%로 확대

9대 역량 강화·3대 프로젝트 제시…1320조원 동원

[브뤼셀=AP/뉴시스]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이사회에 걸려 있는 EU 깃발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한 준비 태세를 5년 안에 완료할 계획이다.

15일(현지 시간) 폴리티코가 입수한 EU의 '방위 준비태세 로드맵 2030(Defence Readiness Roadmap 2030)' 초안은 "유럽은 2030년까지 적대국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어떠한 침략에도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력한 유럽 방어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 초안은 이날 EU 국방장관 회의 논의를 거쳐 16일 EU 집행위원회에 제출되며, 다음 주 EU 정상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 로드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안보에 대한 불분명한 약속에 대한 대응으로, 군사 문제에서 EU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16쪽짜리 초안은 "군국화된 러시아는 가까운 미래에 유럽 안보에 지속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문서는 EU 국가들이 국방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별로 파편화된 지출 구조 때문에 비용 증가와 비효율, 상호운용성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EU 집행위는 회원국들에게 무기 공동 구매 비중을 현재 20% 미만에서 2027년 말까지 최소 40%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뗘) 집행위원장 (사진=뉴시스DB)

아울러 2028년 무기 구매의 55%, 2030년까지는 60% 이상을 EU 및 우크라이나 기업에서 조달하자는 목표도 설정했다.

이 문서는 9대 역량 강화와 3대 핵심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순위 목표 중 하나로 ▲공중·미사일 방어 ▲지원 체계 ▲군사 기동성 ▲포병 체계 ▲인공지능(AI)·사이버 ▲미사일·탄약 ▲드론 및 대(對)드론 ▲지상전 ▲해상 작전 등 9개 핵심 역량 분야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침략을 억제하는 '강철 고슴도치(steel porcupine)'가 되도록 중무장하고 지원하는 방안도 언급돼 있다.

3대 프로젝트는 ▲동부전선 감시 ▲유럽 다층 방공망 구축 ▲우주 방어 체계(EU 우주 자산 보호)다. 이 중 러시아 측 방향인 동부 전선엔 지상 방어망을 대공 및 드론 방어망과 통합하는 방안과, 최근 집행위가 제안한 드론 장벽을 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집행위는 이 프로젝트들을 올해 말까지 EU 정상들의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030년까지 완전한 대비 태세를 갖추기 위해선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핵심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을 권고했다.

[브뤼셀=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뉴시스DB)

한편 EU는 로드맵을 통해 최대 8000억 유로(약 1320조원)를 동원할 계획이다.

무기 공동 구매 대출 프로그램 1500억 유로, 유럽 방위산업 프로그램(EDIP) 15억 유로, 유럽방위기금(EDF), 2027년 채택될 차기 다년도 예산(MFF) 등을 통해서다.

EU는 마지막으로  EU가 개별 회원국의 방위 정책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각 회원국은 앞으로도 자국 방위에 대한 주권을 가질 것"이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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