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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닷가에 무슨 일이래요"…마약 합동 수색에 주민·관광객 '걱정'

등록 2025.11.11 15:30:50수정 2025.11.11 16: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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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해경·해병 등 800여명 해안가 전면 수색

신종마약 케타민 8차례 발견…90만여명 투약분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11일 오후 제주시 이호동 등 북부 지역 해안가에서 경찰과 해경, 자치경찰단, 해병대 9여단, 바다환경지킴이 등 민·관·군이 참여해 마약류 의심물체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5.11.1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11일 오후 제주시 이호동 등 북부 지역 해안가에서 경찰과 해경, 자치경찰단, 해병대 9여단, 바다환경지킴이 등 민·관·군이 참여해 마약류 의심물체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5.11.11.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경찰이랑 군인들이 바닷가에서 뭐하나 했더니 마약 찾으려고 이렇게 모인 건가요."

맑은 날씨를 보인 11일 오후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해변. 최근 제주 해안가에서 신종 마약 '케타민'이 잇따라 발견돼 경찰과 군 등이 합동수색을 전개했다. 이를 본 주민과 관광객들은 신기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경찰은 3~7명이 1개조로 편성돼 길이 약 1.5m의 수색봉을 들고 갯바위 이곳저곳을 살폈다. 제주경찰청 마약탐지견 두 마리도 줄곧 해안가를 오고가며 마약류를 쫓고 있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가족과 여행 왔다는 관광객 A(50대·여)씨는 이날 내도포구에서 "경찰들이 바닷가에서 뭘 그렇게 찾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한참을 봤다. 살인사건 시체라도 찾는 줄 알았다"며 "마약이라고 하니 참 의아하다. 제주도에 무슨 마약이겠나 싶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화재경보기에 누가 마약을 놓고 가 경찰이 출동했는데,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마약이 이렇게 돌아다니는 나라가 됐는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11일 오후 제주시 이호동 등 북부 지역 해안가에서 경찰과 해경, 자치경찰단, 해병대 9여단, 바다환경지킴이 등 민·관·군이 참여해 마약류 의심물체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5.11.1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11일 오후 제주시 이호동 등 북부 지역 해안가에서 경찰과 해경, 자치경찰단, 해병대 9여단, 바다환경지킴이 등 민·관·군이 참여해 마약류 의심물체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5.11.11. [email protected]

인근 해수욕장에서 지인과 단체사진을 찍던 관광객 B(60대·여)씨는 "갑자기 경찰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나 신기했다. 대단한 증거라도 찾는 줄 알았다"며 "마약 때문이라고 하니 새삼 놀랍다. 며칠 전 태국 여행을 갔는데 뚜껑이 열려있는 음료수는 마시지 말라는 얘길 들었다. 제주도도 곧 태국처럼 되는 거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내도동 주민 최모(50대)씨는 "아니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마약을 갔다가 이런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며 "떠내려 왔다 해도 누군가 잡힐까봐 불안해서 버렸던지 했을 것 아닌가. 제주에 생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 희한하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후 제주경찰청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병9여단, 바다환경지킴이 소속 800여명은 북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케타민' 합동 수색을 전개하고 있다. 마약탐지견과 드론, 헬기 등도 투입됐다. 최근 해안가에서 8회에 걸쳐 신종 마약으로 알려진 케타민이 잇따라 발견되면서다.

수색 당일 오전에도 제주시 월정리 소재 해안가에서 마약류 의심 물체가 발견됐다. 기존 사례처럼 겉 포장지가 중국 우롱차 봉지로 위장돼 있어 '케타민'으로 추정된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해병대 9여단 장병들이 11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마약류 의심물체 수색활동을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2025.11.1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해병대 9여단 장병들이 11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마약류 의심물체 수색활동을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2025.11.11. [email protected]

지금까지 케타민이 발견된 날과 장소는 ▲9월29일 서귀포시 성산읍(20㎏) ▲10월24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1㎏) ▲10월3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1㎏) ▲11월1일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1㎏) ▲11월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1㎏) ▲11월7일 오전 제주시 용담포구(1㎏) ▲11월10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1㎏) ▲11월10일 오전 11시 제주시 애월읍(1㎏) 등이다.

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은 오남용 시 환각 및 환청 등을 유발하는 신종 마약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케타민은 약 28㎏으로 90여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김영범 제주해경청 마약수사대장은 이날 "최근 해안에서 발견된 마약류 지점이 북부에 집중돼 있다"며 "해양 쓰레기가 많이 유입되는 지역이라서 북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경찰청 강귀봉 강력계장은 "마약류 의심 물건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즉시 경찰로 신고해주시기 바란다"며 "마약류를 계속 소지하거나 유통시킬 경우에는 마약류 관리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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