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금리 30년래 최고에 시장 긴장…'엔캐리 청산'이 뭐길래[금알못]
![[도ㅋ=AP/뉴시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31일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점에 도착하고 있다. 2024.07.31.](https://img1.newsis.com/2024/07/31/NISI20240731_0001327375_web.jpg?rnd=20240731190827)
[도ㅋ=AP/뉴시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31일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점에 도착하고 있다. 2024.07.31.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일본은행(BOJ)이 30년 만에 기준금리를 최고 수준으로 인상하면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급격한 자금 회수로 외환시장과 증시가 크게 흔들린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일본이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는 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엔캐리 청산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를 빌려 미국 등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전략입니다. 오랜 기간 일본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투자자들이 엔캐리트레이드를 통해 투자한 해외 자산 규모를 최대 20조 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본이 최근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했습니다. 약 1년 만의 금리 인상으로, 이에 따라 일본 기준금리는 30년 만에 0.5%의 벽을 넘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일본에서 빌렸던 자금을 청산하고, 엔화를 다시 매입해 차익을 거둘 유인이 생깁니다. 이 과정에서 엔화 수요가 급등하고,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며 다른 통화와 자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제 지난해 8월 갑작스러운 엔고에 해외로 빠졌던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할 움직임을 보이자 '엔캐리 청산' 우려에 글로벌 '블랙먼데이'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당시 코스피는 전일 대비 8.77%나 하락했고, 다우존스와 S&P 500도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까요.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을 보입니다. 일본은행은 이번 금리 인상에 앞서 금융시장과 사전 소통을 해 오며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향후 금리 인상이 매우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높습니다. 최근 임기를 시작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재정 확장과 금융 완화를 주장하는 비둘기적 색채를 지닌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정부와 일본은행의 밀접한 정책 협조를 감안하면, 빠른 긴축은 어렵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지난해 8월시장 충격 당시 일부 자금이 청산됐다는 시각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일 금리차가 급격히 좁혀지지는 않으면서 시장 타격 우려가 적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은 이달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점도표를 통해 내년과 내후년 각각 1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확실한 신호가 있을 때까지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현재 일본 개인이나 보험사 등 시장 참가자들은 엔화 매도에 과도하게 베팅한 상황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일본은행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포지션을 줄여 왔다는 시각입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생 상품 매도 포지션이 작년 여름만큼 크지 않다"면서 "작년과 달리 일본의 통화정책보다 재정 등의 문제로 일본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음에도 엔화는 약하다는 점에서 이번 금리 인상에도 엔화가 엄청나게 강세로 갈 가능성도 적어보인다"고 봤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속에 따른 국내 자금 이탈로 단기적인 원화 약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히려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안정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자체가 이미 엔화에 반영된 상태로, 일본은행이 급격한 인상을 단행하지 않는 이상,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은 과거보다 크게 낮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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