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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목표 강제' 대리점 갑질 여전…공정위, 단체구성권 도입 추진

등록 2025.12.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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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대리점거래 서면실태조사 결과

본사 평균 매출액 2.5조…대리점은 106억원

대리점 거래 만족도 88.6%…전년比 0.8%p↓

'불공정행위 경험' 응답 비율 16.6%→20.5%

'판매목표 강제' 가장 많아…구입강제 행위도

최초 계약 대리점 투자 창업비용 평균 2.1억

대리점법상 단체구성권 보장 추진…대응 강화

스포츠·레저 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 제정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판매목표를 정하고 달성하지 못할 경우 패널티를 부여하는 등 대리점을 상대로한 본사의 갑질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주가 느끼는 대리점 거래에 대한 만족도는 전년보다 떨어졌으며, 불공정행위 경험률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 단체구성권 도입 등 대리점주 권익향상을 위한 제도 보완에 나설 방침이다.

공정위는 21일 이런 내용의 '2025년도 대리점거래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공정위는 21개 업종의 510개 공급업자 및 5만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올해엔 기존 20개 업종에 더해 스포츠·레저 업종을 신규로 추가한 게 특징이다.

그 결과 조사대상 공급업자의 유통경로에서 대리점거래의 매출 비중은 51.9%로 전년(47.2%)에 비해 4.7%포인트(p) 증가해 공급업자의 유통경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뉴시스]대리점 평균 매출액과 평균 종업원 수 그래픽.(사진=공정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대리점 평균 매출액과 평균 종업원 수 그래픽.(사진=공정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사대상 공급업자의 평균 매출액은 2조5052억원, 대리점의 평균 매출액은 106억원이었다.

공급업자의 업종별 평균 매출액 분포는 최소 1921억원(스포츠·레저업종)에서 최대 16조2399억원(통신업종)으로 집계됐다.

대리점의 업종별 평균 매출액 분포는 최소 2억6000만원(여행업종)에서 최대 311억원(제약업종)으로 나타났다.

대리점이 공급업자와의 거래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8.6%였다. 전년 89.4%였던 걸 감안하면 0.8%p 하락한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제약(97.5%), 주류(95.1%), 의료기기(95.8%) 업종의 대리점거래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다. 다만 자동차판매(73.2%), 화장품(72.9%), 스포츠·레저(74.1%) 업종의 대리점거래 만족도는 낮은 것을 조사됐다.

거래과정별로는 물품수령(93.4%), 거래대금수령(92.6%), 계약체결 과정(91.9%)의 만족도는 높았으나, 거래단가결정(80.5%), 계약 후 상품단가 조정(85.4%)의 만족도는 다소 낮게 나타났다.
[세종=뉴시스]업종별 대리점거래 만족도. (사진=공정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업종별 대리점거래 만족도. (사진=공정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리점거래에서의 불공정관행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체감한다는 응답 비율은 91.6%로 전년(91.8%) 대비 0.2%p 떨어졌다.

공급업자로부터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는 '불공정행위 경험률'은 전년(16.6%)보다 3.9%p 증가한 20.5%였다.

업종별로는 자동차판매(58.6%), 보일러(39.3%), 스포츠·레저(32.3%) 업종의 불공정행위 경험률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제약(10.0%), 의료기기(12.3%), 페인트(12.9%) 업종의 불공정행위 경험률은 낮았다.

불공정행위 유형별로는 공급업자가 판매목표를 정하고 목표 미달성시 벌칙(패널티)를 부과하는 판매목표 강제 행위(7.8%), 구입할 의사가 없는 상품의 구입을 강제하는 구입강제 행위(4.6%), 대리점의 경영상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의 제공을 요구하는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4.2%) 순이었다.

판매목표 강제 행위는 자동차판매(50.2%), 보일러(30.0%), 주류(20.0%) 업종에서 경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구입강제 행위는 스포츠·레저(23.6%), 보일러(19.3%) 업종에서 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의 경우 자동차 판매(9.3%), 기계(7.2%), 화장품(7.0%) 업종에서 빈번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4일 서울 강남구 현대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4.2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4일 서울 강남구 현대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4.24. [email protected]


공급업자와의 최초 계약체결과정에서 대리점이 투자한 창업비용은 평균 2억1430만원으로 나타났다.

대리점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62.0%로 가장 많았다. 다만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는 경우도 17.5%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대리점과의 계약관계 유지 기간은 5년 이상인 경우가 70.2%였으며 그중 10년 이상은 46.1%였다.

지난해 점포 리뉴얼을 실시한 대리점의 비율은 14.0%였다. 점포 리뉴얼에 소요된 비용은 평균 5593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업자가 대리점에 공급하는 제품을 온라인으로도 판매하고 있다는 응답은 29.3%로 전년(28.1%) 대비 1.2%p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화장품(62.1%), 가구(70.0%), 스포츠·레저(67.7%), 의류(64.3%) 등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외국인 여행객이 화장품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2025.08.2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외국인 여행객이 화장품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2025.08.27. [email protected]


한편 조사 대상 공급업자 중 대리점사업자단체가 구성되어 있다고 응답한 공급업자 비율은 17.5%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주류(66.7%), 자동차판매(56.3%) 업종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가구·도서출판·의류·사료·페인트 업종은 대리점사업자단체가 없거나 공급업자들이 알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공정위는 대리점주들은 경제력 격차에서 비롯된 구조적 불균형으로 인해 공급업자와의 갈등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공정위는 대리점법상 단체구성권을 보장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 대리점주들의 협상력과 불공정행위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불공정거래행위 경험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스포츠·레저 업종의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제정하려고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업종별 주요 불공정거래 관행 및 공급업자별 주요 법 위반 혐의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필요시 직권조사 등을 통한 법 위반 감시체계를 유지함으로써 공정한 대리점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세종=뉴시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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